진양건설 빚투 '을지로 패스트파이브타워' 결국 공매행
(딜사이트)
케이알리츠·대신증권 주주 참여, 1100억원 연체…
공유오피스 사업 수익성 악화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서울 을지로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한 '패스트파이브타워'가 결국 공매 절차에 돌입한다. 이 건물은 케이리츠투자운용이 3년 전 대규모 차입을 통해 인수했는데 결국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4월 기한이익상실(EOD)에 처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높은 금리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며 건물의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다동 140에 위치한 패스트파이브타워가 공매를 통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공매절차는 이달 17일부터 1회차를 시작해 24일 6회차까지 예정돼 있다. 1회차 매각가는 1660억원으로 토지 1547억원, 건물 102억원으로 구성됐다.
입찰방식은 공개경쟁입찰로 최고금액 응찰자에게 낙찰한다. 만약 5회차까지 유찰돼 최종 6회차까지 간다면 매각가는 최초보다 30% 떨어진 1157억원이다. 토지 1078억원, 건물 71억원이다.
건물은 1994년 12월 준공했다. 규모는 지하 6층 ~ 지상 12층, 대지면적 1592㎡, 연면적 1만5113㎡다.
이 건물의 현재 소유자는 케이알다동이다. 케이리츠투자운용이 인수할 당시 건물을 소유하기 위해 세운 법인이다. 케이알다동의 주주 구성은 ▲진양건설 75.1% ▲케이리츠투자운용 5% ▲대신증권 19.9%로 이뤄졌다.
2021년 케이리츠투자운용은 패스트파이브타워을 페블스톤자산운용으로부터 1060억원에 사들였다. 인수 당시 농협생명보험 등 8개의 대주로부터 1100억원의 대출이 발생했다.
우선 지난해 7월 만기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에 대주단이 7개월을 더 연장해줬지만 올해 2월 여전히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결국 기한이익상실에 처했다.
케이알다동의 최대주주인 진양건설은 애초에 납부의 여력이 없었다. 10년 전인 2014년부터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케이리츠투자운용도 사정이 좋지 않다. 케이리츠투자운용은 무궁화신탁의 공동기업인 무궁화성장1호사모투자 합자회사가 98.2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무궁화신탁의 자회사인 셈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운용사들의 실적도 덩달아 악화되고 있다. 이에 차입금 상환보다는 손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역시 패스트파이브타워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패스트파이브타워(케이알다동)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실제로 손실이 늘어나고 있었다. 지난해 임대료수익을 비롯한 영업수익은 3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비용만 46억원을 지출해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알다동은 자본잠식 상태다.
1층과 지하1층의 음식점을 제외하면 건물 대부분의 공간을 패스트파이브가 공유오피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5~12층은 월 매출액의 51%를 임차료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어 패스트파이브타워의 수익이 악화하면 건물주인 케이알다동의 손해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건물 대부분이 공유오피스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부동산 경기 악화와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임차인을 제대로 채우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