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조 사상 첫 파업선언 (매일노동뉴스)
전날 협상 파행 … 다음달 7일 집단 연차사용 예고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다음달 7일 집단 연차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위원장 손우목)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는 사측에서 2023·2024 임금교섭 병합조건으로 (약속한) 휴가제도 개선을 믿고 타결을 위해 많은 것들을 양보했지만 사측은 ‘서초에서 반려했다’는 말로 교섭을 결렬시켰다”며 “사측은 전날 아무런 안건도 없이 교섭에 나오는 등 노조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즉각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다음달 7일 ‘단체 연차 사용’으로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현국 노조 부위원장은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나갈 것이고 총파업까지 가기 위한 시작”이라며 “1호 지침 이후 2·3·4호 지침도 계획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서초사옥 앞 24시간 버스 농성도 진행한다.
노조는 쟁의권 확보 이후 지난달 17일 화성 부품연구동(DSR) 앞, 이달 24일 서초사옥 앞 두 차례 문화행사 형식의 집회를 열었지만 단체행동 이후에도 사측의 변화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사는 지난 3월 노동위원회 조정회의 이후 두 달 만인 지난 28일 본교섭을 재개했다. 이날 교섭은 사측 교섭위원 위촉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파행했다.
앞서 21일 열린 실무교섭에서 노조는 사측안을 제시할 것과 사측 교섭위원에서 물의를 빚은 2명을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4월1일 노조가 DSR 로비에 모인 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사측과 충돌이 발생한 데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당시 손우목 위원장은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져 손·다리·등 부상을 당했다. 손 위원장은 “공식 사과 없이 유감 표명만 하겠다는 사측은 교섭위원 제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사측 제시안을 확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교섭을 진행했는데 사측은 교섭 태도를 문제 삼아 자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투명하고 공정한 성과급 지급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손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임금 1~2% 인상이 아니라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하라는 것”이라며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이 아닌 LG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 기준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노동의 대가를 지급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