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신앙의 종류
가신신앙 : 성주신 - 가택의 운수를 관장하는 큰 신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22&content_id=cp053100220001&search_left_menu=2
대청한구석 성주신대청한구석 성주신
성주걸립 경기도성주걸립 경기도
대청의성주 삼베한지대청의성주 삼베한지
한옥대들보한옥대들보
성주신(城主神)은 집을 담당하여 지키는 신이다.
단순히 건물로서의 집뿐만 아니라 집안의 모든 운수를 관장하고 그 가정을 총체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 가장을 상징한다.
그래서 성주신이 위치한다고 여기는 곳은 집의 중심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인 대들보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주신은 가옥을 상징하고 집이라는 말의 대명사로도 쓰인다.
예를 들어 집을 새로 지었을 때 “새 성주님을 모셨다” 라고 말한다.
우리 민족이 성주신을 어떻게 섬기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무가나 민요의 성주풀이 가사에서 ‘성주가 천상 옥황의 맏제자’라는 표현을 통해 성주가 천신계통임을 말해준다.
성주신은 글을 잘못 써서 지하 땅으로 귀양을 가게 되고
땅 속에서 오랜 기간 있다가 경상도 안동에 있는 제비원에서 소나무 씨앗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 씨앗이 소나무로 자라 집으로 만들어졌다는 가사를 통해 유추해보면 성주신 자신이 곧 집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주신에 대한 기원 설화는 이후 계속 영향을 끼쳐, 새 성주를 모시려면
그 집의 주인은 3년 동안 초상집이나 소나 돼지를 잡는 곳 등 부정한 곳에 가면 안된다고 믿어졌다.
이 금기를 잘 지켜야 성주신이 새집에 잘 좌정하여 집안을 잘 수호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성주신은 가옥 단위로 모셔지기 때문에 곁방살이 사는 사람은 자기의 성주신이 없다.
그러나 한 울타리 안에 살면서 각기 집을 가지고 사는 큰집과 작은 집의 경우 각기 성주신을 비롯한 여러 가택신을 모신다.
명절날 큰집으로 차례를 지내러 가는 작은집의 경우
자기 집의 성주신 젯상만은 따로 차리고 갈 정도여서 성주신을 받드는 신앙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음을 보여준다.
성주신의 신체(神體 신령의 상징으로서 예배의 대상이 되는 물체)는 집을 지을 때
백지를 네모지게 여러 겹으로 접어 그 안에 엽전 몇 닢을 넣고 대들보 머리에 넣는다.
다른 신체로는 성주단지가 있는데 이 단지에 쌀을 담아 그 안에 돈을 넣고 백지로 봉하여 모시고 있다가
돈이 생기면 성주단지에 잠시 넣고 꺼내 쓰면 복을 받는다고 믿어졌고,
단지 속 쌀은 햅쌀이 나오면 갈아주는데 그동안 묵은 쌀로 밥이나 떡을 해 먹으면 좋다고 믿었다.
성주신이 깃들어 있는 영역은 대들보이지만 신체인 성주단지를 모시는 곳은 큰 방의 윗목 선반이다.
큰방의 윗목은 대들보 머리쯤에 해당되므로 이 위치에 성주신이 있다고 믿어 성주머리라고 하여 신성시했으며
이곳에서 사람들은 매우 조신하게 행동하였다.
집안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성주신에게 상을 차려 음식을 대접하였고,
상 차리는 절차에 있어서도 어느 경우보다 정성을 들였다.
성주상은 제사일이나 명절날 차리는 조상 제사상의 왼쪽 편에 놓는데 이 상에 놓인 음식은 제일 먼저 담은 음식이어야 한다.
또한 집안에서 행해지는 모든 굿판에서는, 시작하기에 앞서 성주굿을 먼저 행하였다.
이런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성주신은 가택의 운수를 관장하는 큰 신이며 그 만큼 격이 높기 때문에 지극 정성으로 모셨던 것이다.
가신신앙 : 조상신 - 조상과 자손이라는 혈맥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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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의 상청마루의 상청
마을굿 장군님마을굿 장군님
마을굿 장군부인님마을굿 장군부인님
사당안의 감실사당안의 감실
부모나 조부모 등 피를 이어준 조상들의 혼령도 가택신의 하나로 받들어 왔다.
조상신은 다른 가택신에 비해 집안 사람들과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데,
조상과 자손이라는 혈맥 관계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보호적 영력이 강할 것으로 보고 신봉하게 되었다.
조상신에 대한 신앙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추적할 수는 없지만
매우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사람들은 조상의 영혼은 육체가 사멸하여도 남아 있으며, 후손의 탄생은 영혼의 이입이라고 믿음으로써 조상 숭배가 성립되었다.
한편 공동체에서 가족의 주체성이 확립됨에 따라서 일가를 창시한 선조를 특별히 숭배하는 선조령(혹은 선조신)이 탄생했다.
이런 식으로 동족끼리 모여 동족단이 결성됨에 따라서 시족신이 만들어지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민족이나 국가의 시조신이 형성되었다.
단군 왕검을 시조로 모시는 신앙도 근원을 따지고 올라가면 조상 숭배의 연장선상에 있다.
흔히 주변의 무엇인가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고 “신주 단지 모시듯 한다”라는 말을 한다.
이 ‘신주 단지’가 바로 조상신의 신체다.
이외에도 조상 단지, 제석 오가리, 또는 앞에서 언급한 신주 단지라 불리는 단지 안에
조상의 이름을 써 넣고 그 안에 쌀을 넣어 백지로 봉하여 성주머리의 구석이나 대청에 안치하여 조상신의 신체로 받아들였다.
조상 단지의 쌀은 햇곡식이 나올 때마다 갈아주는데
묵은 쌀은 반드시 그 집 가족들만 먹음으로써 혈연을 보호하는 성격이 강조된다.
조상 단지를 조상 할매라 부르기도 하는데,
조상을 가부장 남성으로 받아들이는 유교적 사고방식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모습이다.
아마도 곡식의 생산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다산의 여성성을 부여한 것 같다.
조선시대 유교 사상이 국가의 통치 이념이 되면서 민간 신앙은 약화되어갔고
조상신을 섬기는 제의의 형식 또한 전래의 민간 신앙 형태에서 기제사, 사당제, 묘제 등 유교적인 형태로 바뀌어갔다.
유교적 조상 숭배가 제례의 중심이 되면서 조상신은 가택신의 범주에서 점차 분리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무속적인 조상 단지는 유교적인 지방, 신주로 바뀌게 된다.
이런 변화는 조상신에 대한 신앙행위의 주체이자 사제자였던 여자와 주부가 남자인 장자와 종손으로 옮겨갔으며,
조상신이 거주한다고 믿어졌던 공간 또한 성주 머리나 대청의 한 구석이 아니라 사당, 묘소 등으로 바뀌어간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상신은 유교의 교리 안에서 공식화되었고 한 가정을 수호하고 안녕을 관장하는 가신에서 점차 분리되어 갔던 것이다.
유교에서는 4대까지의 조상 혼령들을 사당에 모시고
그 이상의 조상들은 신주를 묻어 매조하고 묘제로 제사 지내는 것이 원칙이다.
사당을 갖추지 못하고 사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큰 방의 윗목 즉 성주신이 쓰고 있는 곳에 조상신을 같이 모셨다.
조상신에게 제사 지낼 때 그 제상 옆에는 성주신을 위한 제상이 늘 덤으로 차려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성주신이 좌정하고 있는 처소를 조상신이 빌려 쓴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조상신은 가신처럼 집안의 어느 곳을 담당하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신격으로 상승되었으며
단순한 길흉화복의 기능에서 벗어나 혈맥 중심의 종족보존 전승의 기능이 더해진 신으로 변화하였다.
가신신앙 : 삼신 - 출산과 종족 보존을 담당하는 연륜의 할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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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금줄출산금줄
삼신 신체 배석자리삼신 신체 배석자리
삼신상의 미역삼신상의 미역
한 주택의 안방에는 또 한 분의 가택신이 깃들여 있는데 삼(三)신 혹은 산(産)신이라고도 불리는 아이의 양육과 출산을 맡은 신이다.
삼신의 고유한 기능은 아기를 점지해 주는 일이지만 그에 머무르지 않고
자식의 성별과 자녀 수, 순산, 그리고 돌을 넘기기 전 건강과 수명을 담당한다고 믿어진다.
전염병 등으로 어린아이들이 일찍 죽는 경우가 많았던 당시에,
의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을 어머니들은 삼신에게 기원하여 해결하려고 했다.
아기가 커서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도 삼신의 배려는 절대적이었다.
아기의 포태, 출산뿐 아니라 15세 정도까지는 삼신이 양육을 도맡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출산과 건강한 성장은 집안을 이어가는 근본 조건이었고 종족 보존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욕구이기도 했으므로
사람들은 중대한 영력이 있는 삼신 모시기에 많은 정성을 쏟게 되었다.
삼신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우선 단군 신화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삼신에서 삼은 숫자 3을 의미하며 환인, 환웅, 환검 세분의 존재가 3신으로 무속신앙에 자리잡으면서
아이를 점지해주는 삼신할매라는 여신으로 변화된 것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삼신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속설로는 도교나 불교적인 삼신 제왕이 삼신할매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고 추측하기도 하며,
부안지방에서는 윗목 삼시랑, 아랫목 삼시랑, 쌈줄밑 삼시랑의 세 분이 삼신할매라고 믿어진다.
현재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기원 설화로 여겨지고 있는 것은,
‘생기다‘의 고어인 ’기다‘에서 ’삼신‘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고 보는 설이다.
고어에서는 태를 ’삼‘이라 하였고 탯줄을 자르는 것을 ‘삼가르다’라고 하였으며
아이가 태어나서 금줄을 치는 것을 ’삼줄친다‘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삼‘이란 글자를 통해 삼신에 대한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삼신이 생산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기에 여성적 존재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한데
왜 굳이 ‘할매’라는 존재로 믿어질까? 한 공동체 내에서 출산과 종족보존이라는 기능은 무척 중요한 일이기에
그 일의 무게만큼 크고 많은 연륜이 필요할 것이다.
젊은 아낙네의 이미지로는 한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이 되는 삼신의 일을 감당하기에 부족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 <명진국 생불항망 본풀이>을 포함한 여러 문헌에서는 삼신을 할머니로 표현했다.
삼신의 신체로 삼신 단지 또는 삼신 바가지를 모신다.
항아리 단지나 바가지에 쌀을 담아 백지로 봉하여 성주 단지처럼 큰방 윗목 선반에 모시거나 아랫목 천장의 구석에 모시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성주신과 삼신은 오누이 관계라서 사이가 좋기 때문에 큰방에 함께 놓아도 서로 다투지 않아 괜찮다고 한다.
삼신 신앙 중에 중요한 제물은 미역이다.
산모에게 먹일 미역은 값도 깎지 않으며, 산모용 미역을 싸줄 때 가게 주인은 미역을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주는 풍습이 있다.
이는 미역의 값을 깍거나 그 줄기를 꺾으면 태어나는 아기의 수명이 줄고 산모가 난산을 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아기를 낳기 위한 산모의 진통이 시작되면 즉시 윗목에 삼신상을 차리고 순산을 위해 축원을 하는데
이때 상위에 올려지는 것이 바로 미역이다.
그리고 출산을 하게 되면 첫국밥이라고 하여 미역국을 삼신에게 먼저 바친 후에 산모는 그 첫국밥을 먹는다.
아이가 자라면서 평생 동안 생일 날 아침이 되면 미역국과 함께 삼신 할매에게 젯상을 올려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미역국은 삼신 할매에게 바치는 빼놓을 수 없는 최상의 제물이며 생일날의 상징적인 음식이다.
이 미역국에 대한 모습은 오늘날에도 볼 수 있는 삼신 신앙의 흔적인 것이다.
가신신앙 : 조왕신 - 아궁이의 불길이 이 손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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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막 조앙신부뚜막 조앙신
조앙신상 충남동학사조앙신상 충남동학사
조왕신은 불의 신으로 여겨지며 부엌에 모셔지는 신이다.
아궁이, 밥솥을 관장한다고 여기며, 아궁이에 불이 지펴지느냐 못하느냐가 조왕신의 신력에 달려있는 것으로 믿었다.
조왕신의 구체적인 역할은 음식 맛을 관장하고 화재가 나지 않도록 하며
더 나아가서 가족의 건강과 무사고 그리고 자손의 무병장수까지 살피는 것으로 믿어진다.
조왕신이 위치한다고 여겨지는 곳은 부엌의 부뚜막, 밥솥이 걸려 있는 바로 그 뒤가 조왕신이 깃들여 있다고 전해진다.
다시 말하면 솥이 걸려 있는 바로 뒤,
중인방(벽 한가운데에서 벽을 받쳐 주는 나무 또는 돌)의 밑이 조왕신이 좌정하고 있는 장소인 것이다.
조왕신의 신체는 중발(놋쇠로 만든 자그마한 밥그릇)이며 이것을 조왕 중발이라고 하는데 그 안에는 정화수를 담아 놓는다.
조왕 중발이 위치하는 곳은 부뚜막 뒤 중인방의 벽면 중앙 위쪽에 만들어 놓은 조그마한 흙대이며 그곳에 놓고 정성스레 섬긴다.
주부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항상 만나는 가신이 바로 이 조왕신이다.
주부들은 하루를 조왕 중발의 물을 갈아주는 것으로 시작하여 잠자리 들기 전 설거지 및 부엌의 정리 정돈으로 마무리를 한다.
이런 일과 속에서 조왕신은 주부 생활의 전반을 감시하여 그 선악을 보고 길흉화복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조왕신은 부엌을 다스리는 큰 신이므로 주부의 모든 행동은 그 앞에서 조신하고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불을 지피는 아궁이의 청결 상태, 땔감의 간수, 부뚜막의 위생 상태, 설거지를 해야 할 분량, 변소를 출입 한 후
다시 부엌에 올 때의 신발 갈아신기 등 성실성과 정결성 그리고 조심성을 유지하면서 조왕신의 눈에 벗어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조왕신이 주부에게 항상 무서운 이미지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조왕신은 주부의 가까이에서 항상 지켜보고 있기에
주부에게는 동반자로서 정신적 지주가 되고 갈등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도와주며
그렇기 때문에 가장 친밀한 마음의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주부들은 매일 새벽마다 정화수를 길어다 놓고
조왕신에게 가족의 평안과 하루의 무사를 빌며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수시로 호소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왕신을 통해 주부들은 위안을 받으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
또한 조왕신은 단순히 부엌에 한정되어있는 신은 아니었다.
여러 가택신 중에서 성주신, 삼신과 더불어 조왕신은 가신 신앙에서 중심을 이루는 신이다.
무경에 있는 '조왕전축문' 을 살펴보면 조왕신이 단순한 부엌의 신만이 아니라
성주, 조상신처럼 그 집안의 부귀와 풍농은 물론이고 각종 병마와 사악한 재액을 막아주는 가택의 운세신으로 나온다.
조왕신은 본래 무속에서 불을 다루는 신이었으나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무속 신앙의 영향을 받는 과정에서
불교의 부엌신인 조왕의 영향을 받아 가신 신앙의 부엌신으로 신격 기능이 축소되었다고 한다.
1970년대의 새마을 운동 등 근대화를 겪으면서 조왕신이 머물고 있던 아궁이와 솥단지로 대표되는 부엌은
편리하고 위생적인 입식 주방으로 개량화 되면서 더 이상 조왕신이 머물 곳이 없어져버렸다.
때문에 가신 신앙 중 삼신 신앙과 같은 몇몇 신앙은 그 모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지만
조왕 신앙의 경우는 부엌 생활의 변화로 급속도로 소멸되어 갔다.
가신신앙 : 터주신 - 장승귀에 뼌재기 눈을 한 집터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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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시루터줏대감시루
터줏대감상터줏대감상
집터지지키는 터줏가리집터지지키는 터줏가리
터주신이란 집터를 관장하는 지신(地神)이다.
집터란 집이 들어앉은 밑자리의 땅을 말하며 그곳에서 가족들이 생활하는 주거공간인 가옥이 자리 잡고
집의 규모에 따라 보조 시설물들이 형성된다.
그 터에는 터를 관장하는 지신인 터주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터주신은 터를 관장하여 땅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사악한 기운을 누르고 악한 귀신들을 다스려 거기 사는 사람들을 보호한다.
그리고 땅의 신이므로 경작하는 논밭의 땅까지 비옥하게 하여 농사가 잘 되도록 하는 영력을 가졌다고 한다.
터주신의 생김새는 대체적으로 키는 50척이 넘고 귀는 장승귀에 눈은 뺀재기 눈이며
코는 빈대코, 입은 주리치 입이며 되빡이마에 실래끼 모가지, 장구통 배때기에 조막손, 마당발로 생겼다고 한다.
이와 같이 괴상하게 생겼으나 집안의 재액과 풍농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에 사람들은 지극정성으로 터주신을 받든다.
터주신이 깃들어있는 곳은 큰방의 문과 마주하는 앞마당의 한 가운데다.
그리고 그 신체는 오쟁이(짚으로 만든 곡식 등을 담는 바구니)를 만들어
그 안에 베 석 자와 짚신 한 켤레를 넣어 나무 등에 걸어 두거나, 햅쌀이 나는 음력 10월 중순쯤
마당의 중앙을 적당히 파서 한 홉쯤의 쌀을 백지나 베에 싸서 묻으며,
묻은 곳이 지상으로 약간 불룩하게 솟도록 하여 그곳에 터주신이 깃들어 있다는 표시를 한다.
터주신을 위한 제의는 마을 풍물굿패들에 의하여 행해지는데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날 밤 매귀굿을 한다.
매귀란 집안의 모든 사악한 기운과 악귀들을 땅속 깊숙이 묻고 밟아서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주술적인 행위이다.
패거리들은 뒤꼍 장독대가 있는 천룡으로부터 시작하여 집을 한 바퀴 돌고
광, 부엌, 우물, 외양간까지 풍물을 치면서 마당을 돈다.
마당의 한 가운데에는 간단한 젯상을 차리고 그 상위에 제사 음식과 돈을 놓고
모든 악귀, 병마, 사악한 기운은 땅 속 깊이 묻혀 있어 올라오지 말 것과 복이 넘치기를 축원하는 굿판을 벌리는데,
이런 모습이 터주신을 위해 치성을 드리는 제의 행위인 것이다.
상 위에 놓인 돈은 마을의 공동을 위한 일에 쓰인다.
터주신은 집터라는 한정된 땅의 신이다.
그래서 집안에서 흙일을 할 때에는 터주신에게 사전에 고하고 시행해야 한다.
함부로 땅을 파거나 흙을 옮기고 바르거나 하면 터주신의 노여움을 사서 즉사하게 된다고 하며,
터주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는 고사를 지내거나 굿을 하여 화를 면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터주신이 깃들어 있는 마당에 우물을 파는 등의 흙일을 해야 할 경우는
주로 잡귀의 발동이 없어 송장을 거꾸로 세워 두어도 전혀 탈이 없다는 공달에 맞춰서 일을 했다고 한다.
“터줏대감 노릇을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터줏대감은 터주신을 말하는 것인데 그 뜻은 아무런 거침없이 어른 노릇을 한다는 것으로
이것을 보면 터주신의 위상이 다른 가신들 보다 결코 낮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가신신앙 : 천룡신 - 장독대를 관장하는 뒤꼍의 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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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새끼줄흰버선본장독새끼줄흰버선본
장독대의 금줄장독대의 금줄
천룡신(天龍神) 집안의 뒤꼍, 뒤안을 관장하고 있는 신이다.
우리 민족은 집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 대체로 배산임수의 지형에 남향받이로 집을 지어
집 뒤쪽에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냇물이 흐르는 곳이 명당이라 여겼다.
산자락이 끝나는 기슭에 집을 지으면 집의 뒤꼍이 산의 기운과 이어지고
그래서 천룡의 형상, 즉 집으로부터 시작하는 산의 형세가 마치 꿈틀거리는 용과 같다는 풍수적 용어에서 나온 말이다.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신이 천제를 대신하여 높은 산의 큰 나무로 내려 산줄기를 따라서 마을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당산나무에 깃든 천신적 신격인 것처럼, 가택을 수호하는 천룡신 또한
산의 용마루로부터 산줄기를 타고 내려와 가택의 제일 높은 곳인 뒤안에 깃든 당산신과 같은 천신격이다.
그래서 뒤꼍 천룡신을 ‘집안 당산’이라고도 한다.
마을 당산이 마을 집단의 공동체 신앙이라면 천룡신은 그 집 뒤꼍에만 한정되는 수호신인 것이 둘 사이의 차이이다.
천룡신의 기능은 대체로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마을의 당산신처럼 집안 전체를 수호하는 기능이 있다.
그러기에 뒤꼍은 마을의 당산 지역처럼 신성하고 엄숙하며 경건한 곳으로 신성시했고,
살생은 물론이요 굴토 또는 벌목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했다.
두 번째로 뒤꼍 일대에 관한 한 천룡신이 터주신의 기능까지도 겸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집의 앞부분은 터주신이 관장하지만 뒤편은 천룡신이 관장한다.
뒤꼍에서 삽질을 하고 흙일을 하거나 나무를 베는 일을 할 때에는 모두 천룡신에게 고사를 지내고 행해야 한다.
그리고 천룡신의 마지막 역할은 장독대를 관리하는 기능이다.
그 집의 주부는 천룡신이 장독대에 깃들어서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맛을 관장하는 조미료의 신으로 믿고 받든다.
천룡신을 섬기고 제사하는 사제자인 주부는 말날에 장을 담아야 맛이 좋다고 하여
정초 첫 말날에 큰 항아리에 메주를 띄워 장을 담그며 왼새끼(새끼는 대부분 오른쪽에서 꼬지만
왼쪽으로 꼰 새끼는 악귀를 물리치는 주술적 힘이 있다고 여겨졌다)에 숯과 붉은 고추를 끼워 항아리에 두르며,
백지로 버선을 오려 장 항아리에 붙여 맛이 좋으라고 주술적인 행위를 한다.
전통적으로 장은 반찬의 기본이며 그 집 주부의 솜씨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기 때문에 주부들은 정성으로 천룡신을 섬겼다.
천룡신이 담당하고 있는 곳이 뒤꼍의 장독대를 중심으로 한 그 일대라고 믿고 있지만
가까이에서 직접적으로 이를 모시기 위해서 가시적으로 신체를 조성하여 받들고 있다.
장독대의 뒤나 옆에 적당한 높이로 단을 만들고 그 위에 천룡신이 깃들어 좌정할 수 있는 천룡 단지를 올려놓는다.
단지 안에는 벼를 2/3쯤 담아 백지로 봉하고 덮어 짚으로 잘 씌워 놓으며 단지 안의 벼는 다음 해 햇곡이 나면 갈아준다.
천룡신은 가택의 총체적인 수호신으로
또 뒤꼍의 지신으로 장독대 조미료의 맛을 담당한 신으로 받들어지고 집안에서는 정성으로 섬기면서 집안의 평안을 빌었다.
용왕신 - 우물을 지키는 용궁의 우두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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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옆의 용신약수터옆의 용신
마을굿 우물시루마을굿 우물시루
마을우물마을우물
용왕신 탱화용왕신 탱화
가신용궁과 오쟁이가신용궁과 오쟁이
민간 신앙에서 용왕(龍王)은 불교에서 말하는 용궁의 우두머리인 사해(사해란 사방의 바다를 뜻한다)의 용왕이
무속과 동화되는 과정에서 수신으로의 역할이 강조되어 물을 관리하는 신이 되었다.
가신 신앙에서의 용왕신은 우물을 관장하는 신이다.
물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마을에는 공동 우물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집안에 우물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우물들은 사해 용왕이 살고 있는 용궁과 통하고 있다고 믿었으며
용신의 힘으로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생기면 용신은 이 무지개를 타고 우물로 들어간다고 믿었다.
귀중한 물을 공급하는 우물에는 우물을 관장하여 깨끗한 물을 공급해주는 물의 신인 용왕신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이 용왕신을 잘 섬겨야만 우물이 마르지 않고 물맛이 좋은 깨끗한 물이 흘러나온다고 믿어 지극 정성으로 섬겼던 것이다.
집안에 있는 우물에도 역시 용왕신이 존재하므로 우물과 그 주변을 항상 깨끗하게 해야 하며
우물가에서도 부녀자들의 말과 행동이 경박해서는 안된다고 주의하기도 했다.
명절날에는 용왕신도 여느 가신들과 마찬가지로 젯상이 차려지고 그를 위한 제의가 행해진다.
이것 외에 특별히 용왕신을 위한 제의 또한 따로 있었다.
집안에 있는 우물이나 마을의 공동 우물에서는
1년에 한 번 유두일(음력 유월 보름날)이나 칠월칠석날 아침에 우물을 대청소하고 용왕제를 지낸다.
우물에 남아 있는 물을 모두 퍼내고 그 동안 우물에 쌓인 불순물들, 끈이 떨어진 바가지,
그밖에 지저분한 것들을 모두 건져내고 깨끗하게 청소를 한 다음에 금줄을 치고 제사를 지낸다.
제사 때는 맑은 물, 물맛이 좋은 물이 올해에도 마르지 않고 계속 흘러나오게 해달라고 용왕신에게 축원한다.
우물을 청소할 때 우물 속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주로 부인이 임신하여 출산을 앞둔 남편들이 지원을 하는데
그 이유는 용왕신이 그 행동에 만족하여 아들을 낳게 해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용왕의 조화로 한밤중이면 우물물이 확 뒤집어지면서 물의 성질이 변한다고 믿어지기도 했는데
이 때의 물은 용왕의 영력이 간직된 정화수가 되어 가장 깨끗한 물이라 여겨졌다.
그래서 주부들은 새벽이면 정화수를 뜨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며
이 물로 부엌의 조왕 중발 안에 있는 물을 갈아주고 치성을 드리면 소원하는 바가 이루어지고 집안에 복이 들어온다고 믿었다.
업둥이를 거두어 키우는 것은 명목상으로 업신으로 받아들이는 의미이지만,
그 이면에는 불쌍한 아이를 거두어 들이고자 하는 인간애가 숨겨있다.
또한 새로 맞이한 며느리가 들어온 다음부터 그 집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였다면 그 며느리를 업으로 여기고 어여삐 여겼다.
버려진 아이나 며느리를 ‘인업’으로 대했던 것은,
사람을 신으로 대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업에 빗대어 그 대상을 사랑해준다는 의미였고,
이는 우리 조상의 아름다운 풍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력 정초의 첫 용날(상진일)은 물을 뜨러가지 않는데 이날 물을 뜨게 되면 모내기 하는 날에 비가 온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월 대보름날 새벽 첫 닭이 울면 사람들은 용알을 얻기 위해 우물가에 물을 뜨러 온다.
이것은 전날 밤에 용이 내려와 물속에서 알을 낳는데,
그 알이 들어 있는 물을 먼저 길어다 밥을 지으면
그 해 동안 재앙이 없고 농사에 풍년이 들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용알을 먼저 떠간 사람은 그것을 알리기 위해 지푸라기를 우물 물 위에 띄워놓았다.
그러면 뒤에 온 주부는 아무도 물을 길어가지 않아 아직 용알이 남아 있을 다른 우물을 찾아갔다.
가신신앙 : 업신 - 재물을 불러주는 재복신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29&content_id=cp053100290001&search_left_menu=2
재물지키는 업왕가리재물지키는 업왕가리
곡간곡간
곡간종보위남자도포곡간종보위남자도포
업신은 집안의 재복을 담당하는 가택신으로 지붕 위의 용마름 밑이나 곡간의 볏섬, 노적가리 등에 존재한다고 한다.
이는 농경사회였던 전통적인 공동체에서 부의 기준을 가르는 것이 바로 볏섬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업신은 다른 가신들과는 다르게 독특한 점이 많은 신이다.
먼저 업신은 어느 일정한 공간을 관장하고 있는 가신들과는 달리 특별한 장소를 책임지고 있지는 않다.
그래도 주로 곡물을 저장하는 곡간이나 그 주변에서 그 집의 재복이 불어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업신은 가택신 중 유일하게 실물의 동물 형상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집 구렁이와 두꺼비가 업신의 현현이라 믿어졌으며 그 외에도 족제비나 소, 개도 업신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사람도 인업이라 하여 ‘업동이’, ‘업며느리’라 불리기도 하면서 재물운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다.
무가의 '성주풀이' 중 ‘업’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만석 장자가 날 터로다 / 구렁이 업은 기어들고 / 족제비 업은 뛰어들고 / 두꺼비 업은 걸어드네”라는 가사가 그것이다.
업신이 집안으로 들어오니 만석꾼이 될 성주(가신이 아니라 주택)임을 노래하고 있다.
업신은 실존의 동물이기 때문에 그 집 사람들이 간혹 구렁이, 두꺼비나 족제비를 볼 수도 있지만,
설사 동물로 현현된 업신을 보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그 사실을 절대로 입 밖에 내지 않아야 한다.
업신을 보았다는 소문이 나서 사람들의 입에 업신이 오르내리면
부정을 타게 되어 업신의 영력이 소멸되고 결국 그 집을 떠나버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업신이 있는 장소를 알고 있는 주부가 매월 그믐날 저녁에 흰 죽을 쑤어 그곳에 가져다 놓고
다음날 가보면 죽을 먹은 흔적이 있다는 이야기는 무수히 전해진다.
업신이 먹다 남은 죽은 함부로 버리지 않고 주부가 깨끗이 먹었는데,
이렇게 해야 업신의 영력으로 복이 들어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여타의 가신들은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가옥이 조성되면 반드시 그 집에 살면서 가정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데 비해,
이 업신은 예고도 없이 집에 찾아와 그 집을 부자로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반대로 소리 없이 나가버려 하루 아침에 집이 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업신의 출입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집들이 업신이 와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섬기기를 원한다.
업둥이와 업며느리는 대표적인 ‘인업’이다.
업둥이는 원래 자기 집 앞에 버려진 아기를 지칭했던 단어다.
업둥이는 업이기 때문에 내보내면 화를 당하지만 잘 키우면 복을 얻는다고 해서 거두어들인다.
남자 업둥이는 주인의 성을 붙여 대를 잇게도 하였고 여자 업둥이는 좋은 가문에 시집도 보내주었다.
가신신앙 : 뒷간신 - 길복보다 신벌만 좋아하는 신경질적인 각시신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30&content_id=cp053100300001&search_left_menu=2
측간측간
사랑채에딸린뒷간사랑채에딸린뒷간
뒷간내부뒷간내부
옛날에는 화장실을 측간, 칙간 또는 뒷간이라고 불렀는데 요즘에도 나이든 어르신들은 쓰는 표현이다.
여기에 존재하는 신은 측간신, 칙간귀신, 정낭각시 등으로 불리는데 흔히 뒷간신이라고 한다.
화장실이라는 공간은 어둡고 지저분하며 악취가 나는 곳으로
집안에서 출입을 꺼리는 곳이며 격이 낮은 공간으로 생각되었다.
이런 곳에 존재하는 뒷간신은 그렇기에 성격이 온순할 리는 없을 것 같은데
실제로 묘사되는 모습은 탈을 잘 일으키고 젊고 신경질적인 각시신으로 표현된다.
뒷간신은 다른 가택신과는 다르게 길복의 영력 기능은 분명하지 않으면서
흉화의 신벌 기능만 곧잘 행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멀리하고 경계하며 혐오하는 유일한 가택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뒷간신은 치귀()라고 까지 불린다.
이 여신은 쉿 댓자나 되는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며 매일 자기의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한 올 한 올 세고 있는데 누군가 갑자기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깜짝 놀라 지금까지 세었던 머리카락의 숫자를 잊어버리게 되고,
이에 각시신은 화가 나서 그 사람에게 해꼬지를 한다고 믿어졌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뒷간에 들어서면서 “에헴, 에헴” 인기척을 세 번 하여 뒷간신에게 “나 들어갑니다”라고 알리고,
볼일이 끝나면 바닥에 침을 세 번 뱉음으로써 나가는 것을 알린다.
뒷간신의 이와 같은 고약한 성격 때문에 뒷간에 볼일을 보러 드나드는 사람들은 누구나 조심스러워 하고 긴장하며 무서워 한다.
뒷간신은 늘상 고약한 냄새나는 뒷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싸돌아다니기 좋아해서 6자가 들어 있는 날만 측간에 머물고 나머지 날에는 자리를 비운다고 한다.
즉 6일, 16일, 26일을 특히 조심하여 측간을 사용하면 별 탈은 없는 것이다.
뒷간이라는 장소는 혼자만의 호젓한 공간이다.
그렇다고 해서 몸가짐이나 생각이 흐트러지거나 경박하면 신경질적인 뒷간신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고 신벌을 받게 되는데,
그것을 “주당 맞는다”라고 한다.
주당은 뒷간신의 별칭이고 “주당 맞는다”는 신벌이 내려졌다는 뜻인데,
주당 맞은 사람은 얼굴이 갑자기 흙빛이 되면서 혼절하게 된다.
만약 이대로 놔두면 그대로 죽어버리므로 서둘러서 주당맥이 굿을 해야 한다.
왼새끼를 꼬아 환자의 몸을 일곱 매로 묶고 마당의 중앙에 짚을 깔아 환자를 뉘어 놓은 후
풍물을 치면서 절구공이, 쇠스랑, 괭이 등으로 환자 곁을 돈다. 이때 주변의 땅을 찧으며
“주당맥이 하자, 주당귀신 물러가라”고 주문을 외면 얼마 후 환자는 깊은 숨을 내쉬며 깨어난다고 한다.
풍물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으면 세숫대야, 놋그릇 등의 쇠붙이를 두드려 소리를 낸다.
깨어난 환자를 살펴보면 상체 주변에 시커먼 멍이 생긴다고 하는데 이것이 신벌을 맞은 흔적이다.
가택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뒷간신을 기념하는 날이나 제의 행위는 미약하다.
명절에도 다른 신들처럼 제물이 바쳐지는 일이 거의 없는데, 음력 섣달 그믐날 밤 뒷간에 영복의 등불을 밝혀주는 것이 고작이다.
이런 모습은 뒷간도 집안의 한 부분이기에 새해의 복이 이곳에도 가득하기를 축원하는 조상들의 넓은 마음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 밖의 가신 : 칠성신 - 길흉화복과 수명을 지배하는 별신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31&content_id=cp053100310001&search_left_menu=2
칠성신칠성신
칠성 신앙은 별이 인간의 길흉화복과 수명을 지배한다는 도교의 믿음에서 유래하였다.
칠성은 칠원성군의 준말로 한 명의 신이 아니라 일곱 명의 신이 각각 존재하는데
이들은 각자의 역할에 따라 비를 내려 풍년을 이루게 하고, 수명을 연장해주며, 재물을 준다고도 믿어진다.
칠성 신앙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였으나 발전하지 못하다가
조선시대에 병자호란이 일어난 후 청의 압력으로 도교를 숭상하면서 민간에 널리 퍼졌다.
칠성신은 대개 관모와 관복을 착용한 모습이 많고 도사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불교와 칠성 신앙이 접목된 것은 중국에서였으나 불교 사찰 내에 별도로 칠성각을 지어 칠성신을 모시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가신 신앙에서는 칠성신을 아이들의 수명을 관장하는 신으로 믿었으며 따로 특정한 공간에 모시지는 않았지만
큰일을 앞두거나 집안에 무슨 일이 있으면 우물가에서나 장독대에다 정화수를 떠놓고 칠성신에게 빌었다.
이는 장독대는 낮에는 빛이 잘 들고 밤에는 달빛이 바로 비추는 곳이며,
이곳에 정화수를 떠놓고 비는 것은 정화수에 곧장 칠성이 비춰지기 때문이다.
또 우물가에서 칠성신에게 비는 이유는 우물에 바로 칠성이 비춰지기 때문에 칠성신이 그곳에 임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밖의 가신 : 외양간신 - 하늘의 뜻을 알리는 영물을 지키는 소신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32&content_id=cp053100320001&search_left_menu=2
농사를 짓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를 키우는 외양간을 지키는 신이 바로 외양간신이다.
우리 민족은 소를 가족처럼 여겨서 한 집에서 사는 하인이나 동물처럼 ‘생구’라 불렀다.
고대 부족시대 때 부여에서는 소가 하늘의 뜻을 알리는 영물이기에
가장 존귀한 제물로 인식되어 그 발굽으로 점을 치기도 하였다.
이처럼 귀중한 소를 보호하기 위한 신이 바로 외양간신이다.
소는 신성한 동물로 하늘에서 내려온 왕자라는 설화도 널리 퍼져 있고 죽을 때에는 영특해져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여겼으며
소에게 세속의 말을 쓰면 부정을 탄다고 믿었다.
이렇게 신성하고 존귀한 존재였으므로 농가에서는 소나 송아지를 사는 날을 납우일이라고 따로 불렀으며,
외양간을 지을 때에도 좋은 날을 정하여 세웠다.
외양간신의 신앙은 지방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소의 해산 때 외양간 입구에 금줄을 친다든가, ‘구능장군’이라 부르는 소의 삼신을 섬긴다든가,
‘쇠구영신’, ‘구융신’ 등을 모셔서 소를 보호하고자 하였다.
또한 구유(소의 먹이통)는 풍요를 상징하기도 하여 집터가 구유 모양이면 좋다는 속설이 있으며,
구유에 글을 새겨놓아 소에 잡귀가 들러붙지 않도록 예방하기도 했다.
그 밖의 가신 : 문간신 - 재복은 지키고 재앙은 막는다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33&content_id=cp053100330001&search_left_menu=2
문신의 내용물문신의 내용물
대문안쪽의 문신대문안쪽의 문신
입춘첩입춘첩
문간신은 대문을 담당하는 수문신이다.
대문은 집과 외부를 구분 짓는 경계점이며 그 사이를 드나드는 유일한 통로이다.
대문의 안쪽은 가족들이 생활하면서 복이 가득한 삶의 터전이 되어야 하므로
밖에서 호시 탐탐 들어오려고 노리는 재앙이나 병마, 잡귀 등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주고
집안의 재복은 문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지켜주는 일을 담당하는 것이 문간신의 역할이다.
대문에 왼새끼의 금줄을 치거나 삼재(어느 누구나 12년마다 누구에게나 한번씩은 돌아오게 되어 있는 세 가지 재앙) 등의 글자나
또는 사나운 매 그림, 가시가 많은 엄나무 가지 등을 붙여 놓는 것이 재앙, 잡귀, 병마의 침입을 막아줄 수 있다고 하여
문간신의 기능을 보조해 줌으로써 가정이 평안하기를 바란다.
가신신앙의 기능
가신신앙 : 생산과 생육 - 가신들의 영험함으로 출산과 장수를 기원하다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35&content_id=cp053100350001&search_left_menu=2
안택고사안택고사
집지킴이 신들은 집 울타리 안에서 독자적인 신력으로 자기만의 영역을 확보하면서 인간사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가신들은 아기를 잘 낳게 하고 낳은 아기를 건강하게 잘 길러주는 생산과 생육의 역할을 하고 있다.
출산과 양육은 공동체가 유지되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고, 자연재해와 질병 등으로 인해
인간 수명이 길지 않았던 전통 사회에서 사람들은 가신의 영험함을 빌어 인간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생산과 생육을 담당하는 신은 삼신과 칠성신이다.
삼신은 생산의 신이면서 출산, 생육 및 산모의 건강까지 담당한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삼신이 점지한 직능을 통하여 어머니의 살을 빌리고 아버지의 뼈를 빌어서이며,
애를 낳지 못하는 것은 삼신이 덧나서이기 때문이라고 믿어졌다.
따라서 아이를 낳지 못해 애환이 있는 집에서는 삼신을 지극정성으로 모셔 아이의 점지를 빌었다.
아이가 출생한 이후에 7세 미만까지는 이 삼신이 받들어주어야 성장한다.
일곱 살까지 무병하고 높은 데서 떨어지거나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이유는 삼신이 받들고 길러주기 때문이며,
반대로 태어나서 일곱 살 전에 병이 들거나 사망하면 이것은 삼신의 노여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사람의 탄생은 삼신의 점지가 절대적이지만, 태어나고 난 이후의 수명은 칠성신이 담당한다고 하여
칠성신 역시 사람의 생육 부분을 담당한다.
칠성신으로부터 수명을 연장 받은 설화는 여러 지역에서 존재한다. 남두칠성과 북두칠성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고 있을 때
단명을 타고난 소년이 이들 칠성신에게 장수를 부탁하니 북두칠성으로부터 수명을 연장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칠성신에게 무병장수를 기원하였다.
가신신앙 : 화복의 조절 - 가정의 흥망성쇠는 모두 신령의 힘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36&content_id=cp053100360001&search_left_menu=2
새성주를 맞는 성주굿새성주를 맞는 성주굿
거리제 제상 볏짚거리제 제상 볏짚
전통사회의 사람들은 인간의 운명이 신령들의 조화로 좌우되는 것으로 믿었다.
인간 만사의 길흉은 오직 신령의 뜻에 달려 있어 일이 잘 되어도 신령의 도움으로 되는 것이고
일이 잘못 되어도 신령 탓이라고 여겼다.
특히 집 안팎에서 그 가정과만 한정적인 관계를 맺는 가신들은 인간이 잘되고 못되는
생사화복, 흥망성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것을 조절한다고 믿어졌다.
가신이 복을 주고 화를 입히는 것은 가신 자신의 판단에서 결정된다고 하며
그 기준은 자신을 신성시하고 섬기는 신앙 주체의 열성이다.
집안 사람들이 지극 정성으로 가신을 섬기면 초월적 존재인 가신은 인간을 복되게 하고
그 집안의 자손들을 무병하게 거두어준다.
그러나 신들보다 미천한 인간들이 가신의 뜻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 벌을 주어서 그 뜻을 깨닫게 한다.
가신들이 인간에게 벌을 주는 방법은 주로 건강을 빼앗아 가거나 재물의 손해를 입히고
극단적인 경우 죽음을 초래하거나 패가하게 만들기도 한다.
생산과 생육을 담당하는 삼신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점지한 아이가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밥과 미역국을 올리지 않으면 탈을 주기도 한다고 믿어졌다.
또한 뒷간신의 경우, 인간에게 탈을 자주 일으키는 신경질적인 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이들이 변소에 신발을 빠뜨리거나 사람이 변소에 빠졌을 때 떡을 해놓고 빌지 않으면 신이 노하여 탈을 일으킨다.
뒷간신은 한 번 화가 나면 무당굿을 해도 들어주지 않으며 심할 경우 죽게 만들기도 한다고 믿어져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이러한 처벌 행위로 보면 가신은 대단히 두려운 존재가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가신들을 섬기는 이들이 해서는 안되는 일들을 금기로 만들어 공유하게 되었다.
집을 지어 새 성주신을 모실 때 초상집이나 장례식, 도살장 등에 3년간 출입하지 않아야
성주신이 집안을 편안하게 수호한다는 믿음이나,
집터 자리에 함부로 땅을 파거나 흙을 옮겨 터주신의 노여움을 사지 않아야 한다는 믿음 등이 그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가신들이 관장한다고 여겨지는 장소에서
함부로 행동하거나 가신들을 향해 불미스러운 언행을 삼가면서 화복을 빌었다.
가신신앙 : 가택수호 - 악귀여 물럿거라! 가신이 지키신다.
출처: https://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search_div=CP_THE&search_div_id=CP_THE002&cp_code=cp0531&index_id=cp05310037&content_id=cp053100370001&search_left_menu=2
부정악귀막는 엄나무 문신부정악귀막는 엄나무 문신
장독새끼줄 흰버선본장독새끼줄 흰버선본
대문에 써붙인 용호글자대문에 써붙인 용호글자
가신들은 가택 안팎의 다양한 영역들을 분담하여 가정을 철저히 지키는 수호의 기능을 한다.
대개의 민가에서는 아랫목에 삼신, 윗목에 조상신, 부엌에 조왕신, 광에 업신, 마당에 터주신, 장독대에 천룡신,
문간에 문간신, 우물에 용왕신, 변소에 뒷간신이 있어서
자기가 담당한 그곳을 책임지고 수호함으로 가정이 편안하고 복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어졌다.
특히 성주신은 집안 최고의 가신으로서 집 전체를 두루 지키며 평안을 줄 뿐만 아니라,
농사의 풍작에 어려움이 없도록 모든 잡귀의 침투를 막아낸다고 한다.
그리고 집터를 지키는 터주신은 집터 아래 지하에서 올라오는 악한 기운을 막아내고
다른 잡신이나 부정을 막는 신령이기 때문에 가택 수호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출입문을 지키는 수문신령인 문간신은 외부의 재앙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옛날의 전통한옥에서 대문 양쪽에 용을 그려 붙여놓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일종의 문신이라 할 수 있다.
용왕신은 우물을 보호하며 더러운 것으로부터의 침범을 막고 청결을 지켜
항상 깨끗한 물을 인간에게 전해주는 물 수호자다.
장독대의 천룡신은 정결함을 해치는 모든 잡스러운 기운으로부터 장맛을 지켜주며 이는 모든 가족들의 건강과도 직결된다.
이렇듯 집지킴이신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대적하기 힘든 잡귀나 악한 기운으로부터 가택을 보호하고,
가신들의 수호를 받는다고 믿는 집안 사람들은 지극 정성으로 가신들을 섬겼던 것이다.
의례와 가신
당나무 명태와 떡당나무 명태와 떡
서낭상서낭상
풍어기원 뱃기풍어기원 뱃기
전통사회에서 한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생활무대가 된 것이 마을이다.
대부분의 마을은 자급자족의 농경사회였으며 대부분의 공간을 함께 나누는 생활공동체였다.
이런 생활공동체를 유지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중요한 의례가 바로 마을굿인데,
그 종류에 따라 부락제나 동제, 당산제 등으로 불린다.
이러한 제사는 마을의 수호신을 숭상하고 마을 사람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한 의례로서,
외부적으로는 마을의 수호신적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공동체의 결속을 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을 수호신을 위한 의례를 통해 각각의 집에 존재하는 신격들 또한 유대와 결속이 이루어진다.
내륙지방에서는 산신제를, 해안에서는 풍어제를 지내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음력 정월이나 음력 섣날에 지내는 경우가 많다.
마을의 수호신은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각 지역의 자연적 특성으로 인해 마을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신격들이 숭상되었다.
이러한 마을 수호신은 공간적인 구획으로 나누어보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마을 입구에 모셔지는 여러 지킴이들로서, 서낭당이나 장승, 솟대는 마을의 하위신격이다.
마을안에 모셔지는 주신은 당산인데 보통 본당이라 일컬어진다.
당산의 ‘당’은 신앙적인 대상이라는 뜻을 내포하는 말이기 때문에
마을에서는 보통 이러한 당산을 중심으로 다른 신격들이 자리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을에 자리잡은 주신들은 전체 성원의 안녕과 마을의 풍요, 그리고 각 개인이나 집안의 무병장수를 관장하는 신이다.
마지막으로 그 마을의 진산에 자리잡아 마을을 지켜주는 산신도 존재한다.
이 세 가지 범주의 마을신들은 물론 혼용되기도 하고 합쳐지는 경우도 많아 명확히 구획되기는 힘들다.
마을 수호신에 대한 숭배의 의례는 신격과 제주, 제물, 금기, 의례라는 절차를 거친다.
신격은 마을사람들의 절대적 합의로 숭배되는 대상이기 때문에 신격들의 영험성과 신을 모신 곳은 신성공간으로 간주되어
이를 불경하지 못하게 하는 마을 공동의 금기가 생겨난다.
이러한 신성한 제의를 관장하는 제주(祭主)는 마을회의를 거쳐 까다롭게 선정되는데 가정에 초상이나 출산이 없고 무병한 사람이다.
수호신에게 바치는 신성스러운 제물을 준비하는 것도 제주의 중요한 역할인데
‘정성을 다한다’는 표현에 어긋남이 없이 이루어진다.
또한 우물 정화는 매우 중요한 과정인데
우물의 묵은 물을 모두 품어내고 깨끗하고 정갈한 새 물을 받아 사용하며 우물의 주변에 금줄을 쳐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았다.
제사를 위한 준비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의례가 치러진다.
마을굿 의례는 무당이 개입하는지의 여부와 유교 양식을 따르는가의 정도, 풍물의 유무 등에 의해 다양하게 구분된다.
애초 마을굿은 무당이 사제자가 되어 고사굿의 형태로 행해져왔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유교식 제의형태가 들어오면서 조상의 제사를 지내듯이 남성들이 준비하고 의례를 치르는 형태를 띄기도 한다.
의례가 끝나면 마을사람들은 마을의 중심이 되는 장소에 모여 판굿을 벌이고
마을의 각 장소를 돌며 또 한 번의 제를 지내는데 이를 지신밟기라고 한다.
지신밟기는 마을회관이나 공동우물, 마을 입구 등 공동체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을 먼저 돈 다음,
각 집들을 도는 것으로 이어진다.
각 집안의 지신을 비롯하여 성주신, 조왕신 등의 가신 모두에게 의례를 지내는데
이는 대문풀이, 마당돌이, 성주풀이, 조왕풀이, 장독풀이, 새미풀이, 뒤주풀이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러한 대동놀이를 통해 각 집안의 신격들은 마을의 수호신과 연결되며,
마을 전체의 안녕을 위해 모든 신격들이 연대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제사제사
안택고사 충청지역안택고사 충청지역
안택고사는 집안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집안에서 모시는 가신을 대상으로 지내는 의례다.
일년 동안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며 지내는 제사의 일종인 안택 고사는
액막이 및 행운을 비는 형태로 정월에 주로 지내는데,
이와 유사하게 가택신인 성주를 받들어 모시는 성주고사는 가택불안이나 우환, 자손 창성 등의 목적으로 10월 상달에 제를 치른다.
안택고사는 지역에 따라 지신제, 고사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사제자에 의해 무굿이나 독경의식으로 치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간혹 가정의 주부가 이 제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러한 제의는 가족의 평안과 행운, 재복을 기원하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는데,
보통은 무당이나 당골네들이 중심이 되어 제를 올리나
부득이 무당이 없을 경우 주부가 대신 제주가 되어 식구들끼리 지내는 경우도 있다.
이 안택이 점점 변화하여 가정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는 사람이나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제를 드리게 되었는데
이때에는 안택이라 하지 않고 고사라 한다.
특히 어촌에서 배를 가지고 있는 선주는 배에서 고사를 지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배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사의 평안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안택고사의 하나라 볼 수 있다.
안택고사를 지낼 때는 각각의 가신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때의 음식은 주로 떡과 술, 돼지머리, 북어, 정화수, 과일 등을 차린다.
떡은 팥시루 떡과 백설기를 차리는데,
팥시루떡은 붉은 팥색깔이 화를 피하게 하고 악귀를 쫒는다고 생각했던 민속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며
백설기는 흰 색을 숭상했던 한민족의 신성관을 보여준다.
술은 큰 사발에 막걸리를 담아내고 돼지머리와 북어는 희생을 의미로 내어놓는다.
고사를 지낼 때는 성주신과 터주신, 조왕신, 수문신 등에게 각각 따로 상을 차렸는데
이는 각 지방에서 더욱 중요시하는 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서울지방의 경우
성주신에게는 팥시루떡을 시루째 대들보 아래에 차려놓고 정화수를 담아 그 위에 얹은 다음 다시 북어 3마리를 얹어놓는다.
삼신에게는 작은 시루에 찐 백설기를 안방 다락 한쪽에 차려놓으며,
장독대에는 중간 시루에 찐 팥시루떡과 막걸리 사발, 돼지 머리 삶은 것을 놓아 터주신에게 바친다.
또한 조왕신을 위해서는 부뚜막보다 높은 곳에 팥시루떡 시루와 북어, 정화수를 차려놓았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각 집에서 쌀을 모아 흰가래떡을 용모양으로 만들어 용떡을 고사에 사용하기도 한다.
가신을 위한 제의가 끝난 후 각 제물들은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한 해의 안녕을 축원하는 것으로 안택고사는 끝이 난다.
세시풍속
씨오쟁이속오곡씨오쟁이속오곡
정월대보름날 유지갯대 2정월대보름날 유지갯대 2
세시풍속이란 음력 정월부터 섣달까지 같은 시기에 반복되는 전승의례를 말한다.
세시풍속은 농경문화와 관련 있으며 농사의 시작과 벼의 파종, 제초, 수확과 저장 등
시기적으로 순환되는 농사일의 축원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함과 동시에
일상생활의 주기 속에서 각 개인들의 건강을 염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시풍속의 의례들에는 늘 가택신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과정이 곁들여지는데,
정초나 추석의 차례 때는 조상신과 성주신께 제를 올리며,
햇곡식이나 햇과일이 나오면 반드시 일단 조상신과 성주신에게 바쳤다가 먹는 경우도 많았다.
한국의 세시풍속은 주로 정월에 집중되어 있는데,
일년 동안 가족구성원들의 건강과 공동체의 화목을 다지기 위한 목적 때문이다.
따라서 세시풍속은 민간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계절에 따른 세시풍속에는 의례 가택신을 위한 의례가 치러진다.
정월의 가장 큰 세시풍속은 정월대보름이다.
대보름을 풍요를 상징하는 것이며 한해를 시작하는 정월의 보름날의 의례는
한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것으로 1년에 행해지는 풍속놀이의 거의 절반 정도가 집중되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보름 세시풍속 행사는 14일부터 시작되는데 14일 새벽닭이 울면 일어나 퇴비를 한 짐 지어 논에 붓는다.
한 해 농사를 시작한다는 신호이자, 올해에도 농사가 풍년이 되게 해달라는 기원이기도 하다.
15일이 되면 기풍(祈豊)과 기복(祈福) 행사로 볏가릿대세우기나 복토(福土)훔치기,
용알뜨기, 다리밟기, 나무시집보내기, 백가반(百家飯)먹기 등 다양한 의례를 치른다.
용알뜨기는 아침 일찍 남보다 먼저 불을 떠다가 지킴이를 모시는 의례로서, 가족의 안녕을 비는 여성들의 염원이 잘 드러나 있다.
또한 지신밟기와 별신굿, 안택고사, 용궁맞이 등을 통해 가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가족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한다.
그밖에 가신과 관련된 세시풍속으로 칠월칠석날을 들 수 있다.
견우성과 직녀성이 일년에 한 번 만난다고 믿어지는 이날에
가정의 주부들은 우물을 깨끗이 청소하고 칠성을 모시는 우물 고사를 지내거나
밀전병과 햇과일, 정화수를 차려놓고 가족들의 안녕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