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 추억
이해인
희랍 대리석처럼
희고 깨끗한 얼굴을 가졌던
세레나 언니에게서
열다섯 살의 생일에
처음으로 받았던
한 다발의 패랭이꽃
연분홍 진분홍 하양
꽃무늬만큼이나
황홀한 꿈을 꾸었던 소녀 시절
누군가에게
늘 꽃을 건네는 마음으로 살고 싶었다
아니 한 송이의 진짜 꽃이 되고 싶어
수녀원에 왔다
더 많이 사랑하고 싶은 욕심에
가슴이 뛰었다
바람부는 날
수녀원 뜰에
지천으로 핀 패랭이꽃을
보고 또 보며
지상에서의 내 고운 날들이
흘러간다
[작은 위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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