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596차 제5기 신곡 지옥편 제13곡(7) 2016-02-13)
지옥편 제13곡(Inferno Canto 13) 자살자의 숲과 하르피이아
강사: 홍응표 선생
● <13곡의 개요>
1. 자살자의 숲과 괴조(怪鳥) 하르피아(1-21)
2. 피에르 델라 비냐의 항변과 사연(22-78)
3. 두번째 질문과 피에르의 답변(79-108)
4. 재산에 폭력을 가한자들의 벌(109-151)
1. 줄거리
자살자의 숲과 하르피아
제7옥2원에는 자기육체(자살)와 자기재산(도박)에 폭력을 가한 자들이 살고있다. 전자는 자살로, 후자는 도박으로 끝장을 낸 자들이다. 켄타우로스의 하나인 네서스(Nessus가 플레제톤의 맞은편으로 다 건너가기 전에, 단테와 버질은 길 없는 자살자의 숲에 이른다. 자살자는 마디 투성이의 굽은 나무로 변해있고, 도박자는 암캐에게 쫓기며 물어뜯기고 있다. 새의 몸에 여자의 얼굴을 한 괴물(鳥身女面) 하르피이아(Harpies)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 버질은 단테에게 가지중 하나를 잘라보라고 말한다. 그랬더니 나무가 울며 피를 흘리고, '왜 나를 찢느냐'고 항변한다. 이승에서 저의 이름은 시칠리왕의 대신(大臣) 피에르 델라 비냐 였다. 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으나 음모에 의한 질투 때문에, 투옥되고 견디다 못해 자살한다. 망령은 자살의 경위와 자신이 받는 형벌을 설명하고, <최후의 심판> 때에 육체를 회복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단테는 망자들의 불쌍함에 압도되어, 스승에게 자기를 대신해서 한 번 더 물어 달라고 부탁한다. 갑자기 사냥꾼의 거치른 소리가 들리고, 두 시인은 방해를 받는다. 벌거벗은 두 망자는 시에나 인(人) 라노와 산토 안드레아의 자코모이다. 개는 그 중 한 놈의 살점을 물고 가버린다. 이 와중에 찢겨진 나무 가지들은 애통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자살수로 변한 한 피렌체 인이 이 도시의 장래를 예언한다.
2. 본문강의
1) 자살자의 숲과 하르피이아(Harpies)(1-21행)
① 자살자의 숲에 대한 묘사는 대단히 간결하고 문학적이다(1-9행) - ~흔적도 있지 않는(2행), ~푸른 것도 아니요(4행),~열매는 커녕(6행), ~곧지 못해(5행), ~살지 않으련만(9행),등의 일련의 부정사로 이어져 있다. 자살은 자기증오(自己憎惡), 자기파괴(自己破壞), 생명부정(生命否定)임을 알게 한다. 숲속의 지형지세 묘사(7-9행)는 황량하기 그지없다.
② 이곳의 지킴이‘하르피이아(Harpies)'는 여자의 얼굴에 새의 몰골을 지닌 괴물이다(10-15행). 하르피이아는 '파멸의지'와 절망을 상징한다. 괴조(怪鳥)는 아이네아스의 연회상에 날아와서 음식을 먹고 오물을 싸서 그 자리를 망쳐놓았다. 아이네아스가 저들을 쫓아내자 그 중의 한 마리가 불길한 예언을 한다. '너희가 굶주릴 때 우리 상에 와서 먹으리라'고, 그 후 트로이 인들이 예언대로 쫓겨났다. 미노타우로스와 달리 하르피이아는 여성적이다. 단테는 하르피이아에게 자살자의 숲을 지키는 임무를 부여한다. 10~15행은 아이네이스 3권209~218절의 인용이다.
③ ‘내말에서 믿음을 앗아가는(21행)'_끔직한 일이 벌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아무리 버질의 말이라 해도 듣는 것만으로는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2) 피에르 델라 비냐의 항변과 사연(22-78행)
① 단테는 울음소리를 듣되 사람을 보지 못하고 당황하여 서 있었다(22-24행). ‘숨어버린 백성(25행)’은 창3:8의‘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사이에 숨은 아담 과 해와'를 가리킨다. 스승은 나뭇가지를 꺾어보라고 한다(28-31행).가지하나를 꺾었더니 ‘왜 날 찢느냐?’는 소리와 함께 검붉은 피가 흐른다(28-36행).이승에선 ‘사람이었더니 이젠 숲이 되었노라(37행)'고 말한다. 40-45행은 단테의 섬세한 식물관찰에서 나온 묘사이다.
② ‘나는 프리드리히의 마음의 열쇠를(58행)’-피에르 델라 비냐(AD1190-1240)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출생하여,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가장 신임받는 대신이 되었다. 그의‘예스(Yes)’는 황제의 마음을 열고, 그의‘노우(No)’는 황제의 마음을 닫는다. 58-78행은 그가 자살을 하게 된 사연이다. 단테가 꺾은 가지는 피에르 델라 비냐 였다. 롱펠로우는 그의 자살에 대하여는 깊은 의문이 있다고 했으며, 단테는 그의 명예를 지켜주었다고 썼다. ‘궁중(宮中)의 질투(嫉妬)(66행)’를 음녀로 표현했다.- TV드라마‘여인천하’에서 질투의 현장을 우리 모두 시청한 바 있다. 카이사르의 궁(64행)은 시칠리 프레드리히의 궁을 가리킨다. 최선의 충성이 최악의 형벌로 되돌아 왔을 때, 그는 자신의 결백을 자살로 나타냈던 것이다(58~72행). 자살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 내 몸을 내 것이라 착각한 것이 그의 불찰이었다. 소유주는 하나님이시다. 이 점 우리 모두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비냐의 깊이 서린 한의 소리가 내 가슴 깊이 울려온다(73~78행).
3) 두 번째 질문과 답변(79-108행)
단테는 나무로 변한 자살자가 너무 불쌍해서 차마 더 묻질 못하고,(79-84행). 버질로 하여금 다시 묻도록 부탁하니, 이에 피에르 델라 비냐는 다시 말한다(85-90행).
① 질문의 요지는‘어찌하여 저런 마디에 얽혀 있는지를, 그리고... 이런 지체에서 풀려 나오는 자도 있느냐’이다(88-90행)이다. 지상에서 자살자는 하나님이 주신 몸을 부정(否定)했기 때문에, 지옥에서 그는 완전히 몸의 형태를 부정당한다. 자살자의 영혼은 미노스(96행)에 의해서 제 7옥으로 보내지고, 거기서 제멋대로 던져진 씨앗처럼(97-99행), 싹이 트고 새 순이 돋는다. 하르피이아가 그 잎새를 먹는다(100~102).잎새는 인간의 희망을 상징한다. 자살자는 모든 희망이 항상 짤린다. 고통을 받을 때에만 자기 의사표현을 한다(100-102행). 자살자는 고통에서 해방을 받으려 일을 저질렀지만, 사후 나무에 갇히고 만다. 자살은 결코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더 꼬이게 한다.
② 그 다음의 물음은 가지에서‘풀려나오는 자도 있느냐’이다.
최후의 심판 때 자살자들은 지옥의 다른 망자들처럼 지상(여호사밧 골짜기)으로 육체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으나, 그 몸과의 결합은 부정(否定) 당한다(103-108행). 자살은 하나님의 소유인 자기 몸을 도적질하는 것이다.‘ 제 스스로 버렸던 것을 가짐이 옳지 못함 이니라(105행).’- 영어로‘It is not just that a man should have what he takes from himself(Sayers p154)'이다. 단테는 자살을 일종의 자신이 자기에 대한 도적질 이라고 했다. 도적은 훔친 장물을 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음과 같다. 단테의 이 주장(105행)은 마지막 부활의 교리에 위배된다고 공격을 받았으나, 이것은‘시적 상상의 언어로 봉인된 문학(文學)’이란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4) 재물 폭력자(탕진자)에 대한 벌(109-151행)
① 재물 탕진자의 벌(109-129행) ‘누구(112행)’는 사냥꾼들 중에서 짐승의 도망가는 길을 지키는 자이다. ‘짐승 떼(112행)'는 멧돼지와 사냥개 모두이다. 112-114행의 ’흡사~ 같더라.‘는 사실적 묘사이다. 114행은 두 재산 탕진자의 도망치는 모습(115-17행)의 도입 문이다. ‘앞 엣놈(118행)’은 라노인데 재산 탕진하던 자로서 토포에서 싸울 때 전사(1288년)했다. 그는 이승에서 재산탕진으로 스스로의 죽음을 재촉했다.
‘딴놈(119행)’은 산토 안드레아의 자코모로 세상에 드문 탕자(蕩子)였다. 재산 탕진이란 도박하여 돈을 잃은 것을 가리킨다. 그는 심심풀이로 은화를 강물에 뿌렸다. 뼈아프게 돈을 벌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재물에 폭력행위를 하기쉽다. 쉽게 얻은 재물은 쉽게 날리기 일쑤이다.‘토포(Toppo)에서 겨룸(120행)’은 전투를 이름이다. 재산 탕진 자들에게는 하르피이아가 아닌 검정 암캐들이 달려들어 물어뜯고는 지체(肢體)를 물고 먹어버렸다(124-130행). 노름꾼들은 한 순간에 다 날렸으니 그것이 폭력이었다. 지옥에서 개에게 순식간에 몸이 찢기는 형벌로 보복을 받는 것이다.
② 피렌체 인의 등장과 예언(130-151행)- 앞서 자코모가 숲 속에 쓰러졌다(123행). 두 놈의 난리 통에 ‘수풀 가지란 가지는 모조리 부러지더라(117행). 부러질 때 만 망령은 자기의 말을 한다. 이것도 엄청난 형벌이다. 부러진 가지들이 자코모에게 "나를 방패삼아 너에게 무슨 유익이 있느냐(133~135)"? 고 말한다. 찢긴 나무가지가 "너의 죄과를 왜 내가 져야하느냐?"(133-135행)라고 하소연을 한다. 이에 버질은 네가 누구냐?(137행)고 물으면서 그 망령에게 말을 시킨다. 그는 피렌체 인으로 자기 도시가 전에는 군신 마르스(Mars)를 수호신(守護神)으로 섬겼다가 지금은 세례자 요한을 수호성인(守護聖人)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피렌체가 자주 화를 입는다고 말한다(142-144행). 피렌체는 군신(軍神)의 난리 때문에 화(禍)를 입게 되리라(145행)고 한다. 피렌체는 상업으로 번창(繁昌)하여 정신이 해이(解弛)해져 자살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단테는 자살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승의 독자들에게 그의 심정을 잘 변호해 주고있다. 자살자의 심리통찰이 놀랍다. 자살자를 나무로 표현한 것은 '혼이 아무리 버둥거려도 벗어날 수 없는 고뇌를 나타낸것'이다. 굽은 가지 매듭은 순진하게 자라지 못한 것을 나타내고, 새 순과 잎사귀가 나오는 순간 하르피아에게 쪼아 먹히는 것은 희망이 짤리는 것이다. 나무의 마디들은 꼬인 인간성을 상징한다. 자살자는 매사에 부정적(4~9)고, 극심한 고통에서의 출구를 자살에서 찾는다(70~71). 해방은커녕, 혼이 나무속에 갇힌다(88~90). 자살자는 상처받은 영혼(46)이며 영원한 한(限)의 소유자이다.
139~151행은 무명 자살자의 피렌체에 대한 예언이다. 피렌체가 수호신을 군신 마르스로부터 성인 세례자 요한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전란이 자주 일어났다고 한다. 상업번성으로 정신이 해이하여 자살자가 많아졌다는 것 이다. 그는 상무정신을 역설한다. 그는 자기 집에서 자살(自殺)을 했다(151행).자기 집이란 피렌체의 도시를 가리킨다. 모든 자살(自殺)은 죄(罪)인가? 난제(難題)이다. 신념(信念)을 지키기 위해서(안중근의사), 정조(貞操)를 지키기 위해서(부녀자) 의로운 자살을 하는 자도 있다. 생명존중의 포기가 자살이다. 13곡을 통해서 자살자의 심중을 들여다 보는듯하다. 자살은 희망(希望)을 상실(喪失)하고 절망(絶望)에 빠졌을 때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자살은 이성을 상실했을 때 일어난다. 한 생명(生命)은 온 천하(天下)보다 귀하다고 했다. 생명은 내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것을 내 마음대로 훼손(폭행)했으니 큰 죄가 아닐 수 없다.생명(生命)의 소중(所重)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 온 천하를 얻고도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가와바다 야스나리(1899~1972,雪國,일본, 노벨상 수상자)는 자기 문학의 한계를 절감하고 자살했다. 일본인들의 자살선호 풍조는 비판받아야한다. 삼성가(家)의 딸이 최근에 왜 목숨을 스스로 버렸을까? 자살행위를 한 칼에 모두 정죄할 수 없다. 옳고 그름을 쉽게 판단내리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예수께서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케 하려함이라'고 말씀하셨다.
*2005.12.31 원고의 교정입니다. 압구정동(1/7)에서 한번 더 이 원고로 공부할 예정입니다. (2006. 1.7 홍응표 씀) 2016. 2.12 수정
토클 제596 제5기 신곡 지옥편 제13곡(7)표지.hwp
토클 제596차 제5기 신곡 지옥편 제13곡(7).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