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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작성자수호천사|작성시간26.02.18|조회수228 목록 댓글 0

오늘은 사순 시기가 시작되는 ‘재(灰)의 수요일’입니다.
오늘 우리 가톨릭 교회는 작년 주님 수난 성지(聖枝) 주일에 축복했던 나뭇가지를 다시 모아 불에 태워 그 재를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하는데, 이 예식으로부터 ‘재의 수요일’이라는 명칭이 생겼습니다.

그러면 우리 가톨릭 교회가 사순 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에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거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재’의 의미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첫째로 재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오늘 미사 중에 사제는 축복한 재를 신자들의 머리에 얹으며 “사람아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는 창세 3,19의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줍니다.

둘째로 재는 우리의 ‘회개’를 의미합니다.
오늘 제 1 독서에서 요엘 예언자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요엘 2,12-13)

그러므로 우리가 오늘 전례 중에 머리에 재를 받는 것은 우리가 참된 회개의 길을 걸음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고 부활의 기쁨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약속의 표시입니다.

셋째로 재는 ‘겸손’을 의미합니다.
‘겸손’(humilitas, humility)이라는 말은 ‘기름진 땅’이라는 의미를 지닌 히브리어 ‘אֲדָמָה’와 라틴어 ‘humus’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에서 ‘사람’(Human)이라는 히브리어 ‘אָדָם’과 ‘homo’라는 라틴어가 유래합니다.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그러므로 사순 시기를 시작하면서 빨간 불꽃의 화려함이 지나간 후에 마지막으로 남는 재처럼 우리 삶의 허황되고, 가식적인 것을 모두 태워 버리고 겸손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넷째로 재는 ‘정화’를 의미합니다.
우리 가운데 몇몇 분들은 재를 우리의 머리에 얹을 때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콩깍지나 짚을 태워 그 재를 우려낸 양잿물로 옷의 때나 기름기를 뺏습니다.
요즘은 합성세제를 많이 쓰지만 이 양잿물을 사용하면 수질 오염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오늘 재의 수요일,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재가 지니는 이러한 다양한 의미를 묵상하며 우리의 세속적인 모든 욕심을 버리고, 하느님 앞에 겸손되이 회개하여 영적인 거름을 더해 죽음의 문화가 드리워진 이 어두운 세상에 주님 부활의 기쁨이 충만할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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