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靑山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이상향인 청산으로의 귀의(歸依), 현실 도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감정 이입을 통한 고독과 비애, 비탄의 삶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속세에 대한 번민, 미련과 번민
이링공 뎌링공 하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또 엇디 호리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처절한 고독, 외로움에 대한 몸부림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운명적 비애, 생의 체념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새로운 안식처에 대한 동경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사사미 짐ㅅ대예 올아셔 奚琴(해금)을 혀거 드로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생의 절박함, 희망을 가짐(현실에의 동경)
가다니 배 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배와 잡사와니 내 엇디하리잇고.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생의 안식처 발견(비애의 탈출구)
♣ 작품의 해설
<1> 살으리 살으리라. 청산에 가서 살으리라.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서 살으리라.
<2> 우는구나 우는구나 새여. 자고 일어나서 우는구나 새여. 너보다 근심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서 울면서 지낸단다.
<3>① 날아가던 새 날아가던 새를 보았느냐? 평원 지대로 날아가던 새를 보았느냐? 녹슨 연장(무기)를 가지고 평원 지대로 날아가던 새를 보았느냐?
② 갈던 밭은 본다. 갈던 밭을 본다. 속세에 살면서 갈던 밭을 본다. (농사를 그만두어) 녹슨 연장을 가지고 속세에서 갈던 밭을 바라본다.
<4> 이럭저럭 하여 낮은 (어떻게) 지내왔구나. (그러나)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밤은 또 어찌하리요?
<5> 어디에다 던지던 돌인가? 누구를 맞히려 던진 돌인가? 미워할 사랑할 사람도 없이 (그 돌에) 맞아서 울고 있노라.
<6> 살으리 살으리라. 바다에 가서 살으리라. 나문재랑 굴조개랑 먹고 바다에 가서 살으리라.
<7> 가다가 가다가 듣노라. 외딴 부엌(들판을 멀리 돌아가다가) 듣노라.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서 해금을 켜는 소리를 듣노라.
<8> 가다보니 (배가) 불록한 술독에 진한 술을 빚는구나. 조롱박꽃과 누룩의 냄새가 맵게 (나를) 붙잡으니 내가 (마시지 않고) 어찌하리오.
♣ 감상의 길라잡이
작자와 연대를 알 수 없고 오랫동안 구전되다가 훈민정음 창제 이후에 문자로 정착된 노래로, 고려 가요 중에서 '서경별곡. 가시리' 등과 함께 비유성과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혀 왔다. 이 작품에는 고려 시대 사람들의 자연애, 현실 도피, 은둔 사상, 낙천성 등이 잘 나타나 있고, 그 시대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동경과 시름의 하소연이 매우 진솔하고도 절실하게 표출되어 있다.
전체적인 내용으로 볼 때, 서정적 자아는 생의 안식처로 '청산'을 원했고, 다시 '바다'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곳도 안식처가 되지 못하여 독한 술로써 생의 비애를 달래는 태도가 잘 드러나고 있다. 즉 이 노래는 은둔(隱遁)으로써 풀어질 수 없는 현실적 삶의 고뇌를 술로 달랠 수밖에 없는 낙천적인 생활 태도 가운데, 인생고가 우수적(優秀的)인 표현과 'ㄹ, ㅇ' 음에서 느껴지는 음악성 속에 잘 용해되어 있다.
♣ 작품의 해제
작자 미상(未詳)
연대 고려 때
성격 현실 도피적, 서민적
종류 고려 속요, 서정시
표현 'ㄹ,ㅇ' 음의 음악성, 반복성과 상징성이 두드러짐
구성 전 8연의 분장체, 매 연 4구 3·3·2조의 3음보 구성
'기-승-전-결'의 4단 구성, 혹은 '산-바다'의 대칭적 2단 구성
제재 청산, 바다
주제 삶의 고뇌와 비애, 실연의 애상(哀傷), 현실에의 체념
의의 <요점정리> 참고
출전 <악장가사(樂章歌詞)>,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1연만 전함.
♣ 시어·시구 연구 및 분석
#. ·살어리 - 살겠노라. '살으리랏다'의 준말. 율조를 맞추기 위한 표현.
·멀위랑 래랑 - 머루와 다래를. ·우러라 - 우는구나(감탄형). 울어라(명령형).
·니러 - 일어나. ※ '닐다'는 '起', '일다'는 '成'의 의미임.
·널라와 - 너보다. '라와'는 비교 부사격 조사.
·시름 한 - 걱정(근심)이 많은. ※ '하다'는 '多', 'ㅎ다'는 '爲'의 의미임.
·가던 새 - ① 날아가던 새 ② 갈던 밭
·믈 아래 - 평원(平原) 지대, '청산'과 반대되는 '인간 속세'
·잉무든 - 이끼 묻은(녹이 슨) ·장글란 - 쟁기(연장)랑, 병기를
·이링공 뎌링공 - 이럭저럭, 이리고 저리고. '공'의 'ㅇ'은 강세 접미사.
·나즈란 - 낮은. ·디내와숀뎌 - 지내왔구나, 지내왔도다.
·오리도 가리도 -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업슨 - 없는 ·바므란 - 밤은, 밤에는
·엇디 호리라 - 어찌하리오. 어찌한단 말인가? ·어듸라 - 어디에다.
·더디던 - 던지던, 던지려던. ·돌코 - 돌인가.
·믜리도 괴리도 - 미워할 사람도 사랑할 사람도. ·마자셔 - 맞아서
·우니노라 - 울고 있노라. ·바 래 - 바다에.
· 자기 - 나문재(바다에서 나는 해초의 일종) ·구조개랑 - 굴과 조개랑 ·드로라 - 듣노라.
·에졍지 - 외딴 부엌. 마당 ※ '에'는 '외'로 '외따로'라는 뜻이고, '졍지'는 경상도 방언의 '부엌'으로 해석하여 '외따로 있는 부엌'으로 해석하나 정설은 없고, '들판을 멀리 돌아서'로 해석하기도 한다.
·사사미 - 사슴이 ·짐ㅅ대예 - 장대에. ·올아셔 - 올라서 ·해금을 - 해금을
·혀겨를 - 타는 것을, 타거늘. ·배브른 - 배가 불룩한 ·도긔 - 독에
·설진 - 쌀진, (술의 농도가) 짙은. ·강수를 - 강술을, 강한 술을
·비조라 - 빚는구나. ·조롱곳 - 조롱박꽃 ·누로기 - 누룩이
·매와 - 매워, 강렬하게, (나를 꼼짝 못하게 얽어매어)
·잡사와니 - 붙잡으니 ·엇디 하리잇고 - 어찌하리오. 어찌하리이까.
#.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 '청산'은 세속의 고뇌에서 벗어난 안식처로 이상향으로 설정되어 있다. 청산에서 나는 머루와 다래를 먹으면서 '현실'에서 부딪치는 삶의 괴로움을 청산에서 떨쳐 버리고 살고 싶다는 것으로 현실 도피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복을 통하여 생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내고 있다.
#. 얄리얄리 얄랑성 얄라리 얄라 - 아무런 뜻이 없이 악률에 맞추기 위한 후렴구(혀흥구, 조흥구)이다. 'ㄹ,ㅇ'음을 연속함으로써 경쾌한 음악적 효과를 나타며 생의 괴로움을 잊고자 하는 낙천성을 보여주고 있다.
#.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 '새'는 비탄 속에서 몸부림치는 서정적 자아의 감정이 이입된 대상으로, 그의 분신(分身)이다. 반복을 통하여 생의 고뇌를 심화시킴.
#.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 너보다 시름(근심)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서 울고 있다는 의미로, 고독한 새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여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 속세에 대한 미련에 젖어 있음을 보여준다. '가던 새'는 앞 연에서의 울던 새가 속세를 떠나가는 상황 혹은 '갈던 밭'으로 보아 속세를 바라보면서 미련에 젖어 있는 미련과 번민을 드러내고 있다.
#.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 녹이 슨,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속세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도구로 속세에 대한 미련이 많음을 알 수 있다.
#. 이링공 뎌링공 하야 나즈란 디내와숀뎌 - 'ㅇ'음의 반복으로 절망과 체념 속에 엄습하는 고독을 낙천적으로 승화시킨 경쾌감을 보여 준다.
#.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 방향도 목표도 없이 던져진 맹목적인 돌로 '인간의 운명적 고난'을 상징하고 있다.
#.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 까닭도 이유도 없이 겪는 고통을, 사랑할 사람도 미워할 사람도 없이 혼자 감내해야 하는 극한적인 고독을 읊고 있다.
#. 바라래 살어리랏다 -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 '나마자기, 구조개'는 도피처에서의 양식으로 '멀위, 다래'와 대응된다. '바랄'은 새로운 세계로, 속세와 인연을 끊고 '청산'에 들어가 고독과 절망에 빠지게 되어도 생(生)의 집념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삶의 세계를 모색하고 있다.
#.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 '에졍지'는 '부엌'으로 속세의 비유로 '속세를 멀리 피하여 가다가 듣노라.'로 풀이하기도 하고, 혹은 '외딴 부엌' 즉 속세와 단절된 공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 사사미 짐ㅅ대예 올아셔 해금을 혀거를 드로라 - 사슴이 장대 위에 올라가서 해금을 연주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으로, 기적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이 나타나 있다.
※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 가요 '정석가'와 비교될 수 있다.
#. 가다니, 배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 '강술'은 현실적인 고통을 초극케 하는 매개체로서 현실의 고통을 술을 통하여 해소하고 있다.
※ 갈등을 술을 통하여 해소하고 있다는 면에서 '관동별곡'의 결사 부분과 연결시킬 수 있다.
(관동별곡 - 관리자로서의 임무와 자연인으로서의 갈등을 신선과 술을 나누면서 두 갈등을 해소시키고 있다.)
#. 조롱곳 누로기 매와 잡 와니 내 엇디 하리잇고 - 누룩 냄새가 강렬하게 내 코로 스며들어 나를 잡으니 내 어찌 하리이까? 결국은 술을 통하여 현실 속의 고통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이다.
♣ 요점 정리
① '서경별곡'과 더불어 고려 가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창작성과 문학성을 보이는 작품이다.
② 음악적 효과가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③ 사상적인 면에서는 극단적인 현실 도피, 현실 부정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④ 이 작품에 드러난 정서적 바탕 - 현실 도피 의식(청산, 바다), 운명론적 태도(돌), 비애와 고독감(2,4,5연), 기적과 위안의 추구(사슴)
⑤ 서정적 자아의 감정이 이입된 작가의 분신(分身) - 새
⑥ 후렴의 역할 - 음악적 효과, 조흥구·여음구, 흥을 돋구어 줌, 낙천적이며 명랑한 느낌.
⑦ 고도의 음악성과 상징성으로 인해 고려 가요의 백미로 일컬어지며, 고려인의 생활 정서와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
♣ 생각해 봅시다.
1. 이 작품의 각 연의 대응 관계를 살펴보자.
▶
2. 이 작품에서 서정적 자아가 지향하는 바를 생각해 보자.
▶ 시적 자아는 고통스러운 삶으로 인해 방황하지만, 삶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청산, 바다]
3. 이 작품의 후렴구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 악률을 맞추기 위한 여흥구로 낙천적이며 명랑한 느낌의 음악적 효과를 나타낼 뿐,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는 않는다.
4.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일시적인 마음의 위안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소재를 찾아보자.
▶ 사
5. 서정적 자아가 현실의 고통을 잊는 계기가 된 것을 찾아보자.
▶ 강술
6. '청산별곡'의 서정적 자아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가 맞서 있다. 어떤 견해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작품의 감상 방법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① 유랑민이라는 견해-작품의 전편에 흐르는 정조를 생각할 때 가장 보편적인 견해이다. 발 붙이고 살아갈 터전을 상실한 채, 청산이라는 자연으로 들어가 머루나 다래를 따 먹고 살아야 하는 백성의 괴로운 삶을 노래했다는 것이다.
② 실연한 사람이라는 견해-작품을 문면 그대로 이해한 데에서 나온 해석으로 실연의 슬픔을 잊기 위해 청산으로 도피하고 싶어하는 노래로 보는 관점이다. 2, 4, 5연에서 실연의 외로움을 추리할 수 있다.
③ 지식인이라는 견해-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견해로 속세의 번뇌를 해소하기 위해 청산이라는 자연을 찾고, 기적과 위안을 갈구하면서도 삶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지식인의 술 노래(술타령)으로 보는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는 '청산별곡'을 고도의 사회적 상징성을 지닌 작품으로 본다.
♣ 비교해 봅시다.
1. 다음은 서정주의 '추천사' 중 일부이다. '청산, 바다'와 시적 의미가 유사한 시어를 찾아보자.
▷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 채색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 하늘 - 서정적 자아가 지향하는 공간이다.
2. 다음은 김동명의 '파초'이다. 이 시의 '파초'와 '청산별곡'의 '새'는 어떤 점에서 유사한지 비교해 보자.
▷ 조국을 언제 떠났노. / 파초의 꿈은 가련(可憐)하다. //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외롭구나!
▶ 서정적 자아의 감정이 이입된 대상이란 점에서 유사하다.
3. 다음은 신적정의 '슬픈 구도'란 작품이다. 현실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다음 시와 유사한 연을 찾아보자.
▶ 5연 - 현실에 대한 체념적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4. 이 작품의 7연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의 제시를 통하여 기적이 일어나기 전에는 현실적 고통을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고 볼 때,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고 있는 다른 작품을 찾아보자.
▶ 정석가
♣ 이것만은 알아야
1. 이 작품의 정서적 바탕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 이 작품은 극단적인 현실 부정과 도피를 사상적 배경으로 한다. 운명론적 태도. 체념 의식. 비애와 고독
2. 이 작품에서 서정적 자아의 분신이면서 감정 이입의 대상으로 나타난 소재를 찾아보자.
▶ 새
3. 당시가 농경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시어를 찾아보자.
▶ 잉무든 장글
4. 이 작품의 주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 실연에의 슬픔. 삶의 고뇌와 비애. 속세에 대한 풍자와 체념. 실의에 찬 현실에의 체념 등으로 볼 수 있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靑山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이상향인 청산으로의 귀의(歸依), 현실 도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감정 이입을 통한 고독과 비애, 비탄의 삶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속세에 대한 번민, 미련과 번민
이링공 뎌링공 하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또 엇디 호리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처절한 고독, 외로움에 대한 몸부림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운명적 비애, 생의 체념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새로운 안식처에 대한 동경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사사미 짐ㅅ대예 올아셔 奚琴(해금)을 혀거 드로라.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생의 절박함, 희망을 가짐(현실에의 동경)
가다니 배 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배와 잡사와니 내 엇디하리잇고.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생의 안식처 발견(비애의 탈출구)
♣ 작품의 해설
<1> 살으리 살으리라. 청산에 가서 살으리라.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서 살으리라.
<2> 우는구나 우는구나 새여. 자고 일어나서 우는구나 새여. 너보다 근심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서 울면서 지낸단다.
<3>① 날아가던 새 날아가던 새를 보았느냐? 평원 지대로 날아가던 새를 보았느냐? 녹슨 연장(무기)를 가지고 평원 지대로 날아가던 새를 보았느냐?
② 갈던 밭은 본다. 갈던 밭을 본다. 속세에 살면서 갈던 밭을 본다. (농사를 그만두어) 녹슨 연장을 가지고 속세에서 갈던 밭을 바라본다.
<4> 이럭저럭 하여 낮은 (어떻게) 지내왔구나. (그러나)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밤은 또 어찌하리요?
<5> 어디에다 던지던 돌인가? 누구를 맞히려 던진 돌인가? 미워할 사랑할 사람도 없이 (그 돌에) 맞아서 울고 있노라.
<6> 살으리 살으리라. 바다에 가서 살으리라. 나문재랑 굴조개랑 먹고 바다에 가서 살으리라.
<7> 가다가 가다가 듣노라. 외딴 부엌(들판을 멀리 돌아가다가) 듣노라.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서 해금을 켜는 소리를 듣노라.
<8> 가다보니 (배가) 불록한 술독에 진한 술을 빚는구나. 조롱박꽃과 누룩의 냄새가 맵게 (나를) 붙잡으니 내가 (마시지 않고) 어찌하리오.
♣ 감상의 길라잡이
작자와 연대를 알 수 없고 오랫동안 구전되다가 훈민정음 창제 이후에 문자로 정착된 노래로, 고려 가요 중에서 '서경별곡. 가시리' 등과 함께 비유성과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혀 왔다. 이 작품에는 고려 시대 사람들의 자연애, 현실 도피, 은둔 사상, 낙천성 등이 잘 나타나 있고, 그 시대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동경과 시름의 하소연이 매우 진솔하고도 절실하게 표출되어 있다.
전체적인 내용으로 볼 때, 서정적 자아는 생의 안식처로 '청산'을 원했고, 다시 '바다'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곳도 안식처가 되지 못하여 독한 술로써 생의 비애를 달래는 태도가 잘 드러나고 있다. 즉 이 노래는 은둔(隱遁)으로써 풀어질 수 없는 현실적 삶의 고뇌를 술로 달랠 수밖에 없는 낙천적인 생활 태도 가운데, 인생고가 우수적(優秀的)인 표현과 'ㄹ, ㅇ' 음에서 느껴지는 음악성 속에 잘 용해되어 있다.
♣ 작품의 해제
작자 미상(未詳)
연대 고려 때
성격 현실 도피적, 서민적
종류 고려 속요, 서정시
표현 'ㄹ,ㅇ' 음의 음악성, 반복성과 상징성이 두드러짐
구성 전 8연의 분장체, 매 연 4구 3·3·2조의 3음보 구성
'기-승-전-결'의 4단 구성, 혹은 '산-바다'의 대칭적 2단 구성
제재 청산, 바다
주제 삶의 고뇌와 비애, 실연의 애상(哀傷), 현실에의 체념
의의 <요점정리> 참고
출전 <악장가사(樂章歌詞)>,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1연만 전함.
♣ 시어·시구 연구 및 분석
#. ·살어리 - 살겠노라. '살으리랏다'의 준말. 율조를 맞추기 위한 표현.
·멀위랑 래랑 - 머루와 다래를. ·우러라 - 우는구나(감탄형). 울어라(명령형).
·니러 - 일어나. ※ '닐다'는 '起', '일다'는 '成'의 의미임.
·널라와 - 너보다. '라와'는 비교 부사격 조사.
·시름 한 - 걱정(근심)이 많은. ※ '하다'는 '多', 'ㅎ다'는 '爲'의 의미임.
·가던 새 - ① 날아가던 새 ② 갈던 밭
·믈 아래 - 평원(平原) 지대, '청산'과 반대되는 '인간 속세'
·잉무든 - 이끼 묻은(녹이 슨) ·장글란 - 쟁기(연장)랑, 병기를
·이링공 뎌링공 - 이럭저럭, 이리고 저리고. '공'의 'ㅇ'은 강세 접미사.
·나즈란 - 낮은. ·디내와숀뎌 - 지내왔구나, 지내왔도다.
·오리도 가리도 -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업슨 - 없는 ·바므란 - 밤은, 밤에는
·엇디 호리라 - 어찌하리오. 어찌한단 말인가? ·어듸라 - 어디에다.
·더디던 - 던지던, 던지려던. ·돌코 - 돌인가.
·믜리도 괴리도 - 미워할 사람도 사랑할 사람도. ·마자셔 - 맞아서
·우니노라 - 울고 있노라. ·바 래 - 바다에.
· 자기 - 나문재(바다에서 나는 해초의 일종) ·구조개랑 - 굴과 조개랑 ·드로라 - 듣노라.
·에졍지 - 외딴 부엌. 마당 ※ '에'는 '외'로 '외따로'라는 뜻이고, '졍지'는 경상도 방언의 '부엌'으로 해석하여 '외따로 있는 부엌'으로 해석하나 정설은 없고, '들판을 멀리 돌아서'로 해석하기도 한다.
·사사미 - 사슴이 ·짐ㅅ대예 - 장대에. ·올아셔 - 올라서 ·해금을 - 해금을
·혀겨를 - 타는 것을, 타거늘. ·배브른 - 배가 불룩한 ·도긔 - 독에
·설진 - 쌀진, (술의 농도가) 짙은. ·강수를 - 강술을, 강한 술을
·비조라 - 빚는구나. ·조롱곳 - 조롱박꽃 ·누로기 - 누룩이
·매와 - 매워, 강렬하게, (나를 꼼짝 못하게 얽어매어)
·잡사와니 - 붙잡으니 ·엇디 하리잇고 - 어찌하리오. 어찌하리이까.
#.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 '청산'은 세속의 고뇌에서 벗어난 안식처로 이상향으로 설정되어 있다. 청산에서 나는 머루와 다래를 먹으면서 '현실'에서 부딪치는 삶의 괴로움을 청산에서 떨쳐 버리고 살고 싶다는 것으로 현실 도피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복을 통하여 생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내고 있다.
#. 얄리얄리 얄랑성 얄라리 얄라 - 아무런 뜻이 없이 악률에 맞추기 위한 후렴구(혀흥구, 조흥구)이다. 'ㄹ,ㅇ'음을 연속함으로써 경쾌한 음악적 효과를 나타며 생의 괴로움을 잊고자 하는 낙천성을 보여주고 있다.
#.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 '새'는 비탄 속에서 몸부림치는 서정적 자아의 감정이 이입된 대상으로, 그의 분신(分身)이다. 반복을 통하여 생의 고뇌를 심화시킴.
#.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 너보다 시름(근심)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서 울고 있다는 의미로, 고독한 새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여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 속세에 대한 미련에 젖어 있음을 보여준다. '가던 새'는 앞 연에서의 울던 새가 속세를 떠나가는 상황 혹은 '갈던 밭'으로 보아 속세를 바라보면서 미련에 젖어 있는 미련과 번민을 드러내고 있다.
#.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 녹이 슨,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속세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도구로 속세에 대한 미련이 많음을 알 수 있다.
#. 이링공 뎌링공 하야 나즈란 디내와숀뎌 - 'ㅇ'음의 반복으로 절망과 체념 속에 엄습하는 고독을 낙천적으로 승화시킨 경쾌감을 보여 준다.
#.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 방향도 목표도 없이 던져진 맹목적인 돌로 '인간의 운명적 고난'을 상징하고 있다.
#.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 까닭도 이유도 없이 겪는 고통을, 사랑할 사람도 미워할 사람도 없이 혼자 감내해야 하는 극한적인 고독을 읊고 있다.
#. 바라래 살어리랏다 -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 '나마자기, 구조개'는 도피처에서의 양식으로 '멀위, 다래'와 대응된다. '바랄'은 새로운 세계로, 속세와 인연을 끊고 '청산'에 들어가 고독과 절망에 빠지게 되어도 생(生)의 집념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삶의 세계를 모색하고 있다.
#.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 '에졍지'는 '부엌'으로 속세의 비유로 '속세를 멀리 피하여 가다가 듣노라.'로 풀이하기도 하고, 혹은 '외딴 부엌' 즉 속세와 단절된 공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 사사미 짐ㅅ대예 올아셔 해금을 혀거를 드로라 - 사슴이 장대 위에 올라가서 해금을 연주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으로, 기적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이 나타나 있다.
※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 가요 '정석가'와 비교될 수 있다.
#. 가다니, 배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 '강술'은 현실적인 고통을 초극케 하는 매개체로서 현실의 고통을 술을 통하여 해소하고 있다.
※ 갈등을 술을 통하여 해소하고 있다는 면에서 '관동별곡'의 결사 부분과 연결시킬 수 있다.
(관동별곡 - 관리자로서의 임무와 자연인으로서의 갈등을 신선과 술을 나누면서 두 갈등을 해소시키고 있다.)
#. 조롱곳 누로기 매와 잡 와니 내 엇디 하리잇고 - 누룩 냄새가 강렬하게 내 코로 스며들어 나를 잡으니 내 어찌 하리이까? 결국은 술을 통하여 현실 속의 고통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이다.
♣ 요점 정리
① '서경별곡'과 더불어 고려 가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창작성과 문학성을 보이는 작품이다.
② 음악적 효과가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③ 사상적인 면에서는 극단적인 현실 도피, 현실 부정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④ 이 작품에 드러난 정서적 바탕 - 현실 도피 의식(청산, 바다), 운명론적 태도(돌), 비애와 고독감(2,4,5연), 기적과 위안의 추구(사슴)
⑤ 서정적 자아의 감정이 이입된 작가의 분신(分身) - 새
⑥ 후렴의 역할 - 음악적 효과, 조흥구·여음구, 흥을 돋구어 줌, 낙천적이며 명랑한 느낌.
⑦ 고도의 음악성과 상징성으로 인해 고려 가요의 백미로 일컬어지며, 고려인의 생활 정서와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
♣ 생각해 봅시다.
1. 이 작품의 각 연의 대응 관계를 살펴보자.
▶
2. 이 작품에서 서정적 자아가 지향하는 바를 생각해 보자.
▶ 시적 자아는 고통스러운 삶으로 인해 방황하지만, 삶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청산, 바다]
3. 이 작품의 후렴구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 악률을 맞추기 위한 여흥구로 낙천적이며 명랑한 느낌의 음악적 효과를 나타낼 뿐,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는 않는다.
4.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일시적인 마음의 위안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소재를 찾아보자.
▶ 사
5. 서정적 자아가 현실의 고통을 잊는 계기가 된 것을 찾아보자.
▶ 강술
6. '청산별곡'의 서정적 자아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가 맞서 있다. 어떤 견해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작품의 감상 방법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① 유랑민이라는 견해-작품의 전편에 흐르는 정조를 생각할 때 가장 보편적인 견해이다. 발 붙이고 살아갈 터전을 상실한 채, 청산이라는 자연으로 들어가 머루나 다래를 따 먹고 살아야 하는 백성의 괴로운 삶을 노래했다는 것이다.
② 실연한 사람이라는 견해-작품을 문면 그대로 이해한 데에서 나온 해석으로 실연의 슬픔을 잊기 위해 청산으로 도피하고 싶어하는 노래로 보는 관점이다. 2, 4, 5연에서 실연의 외로움을 추리할 수 있다.
③ 지식인이라는 견해-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견해로 속세의 번뇌를 해소하기 위해 청산이라는 자연을 찾고, 기적과 위안을 갈구하면서도 삶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지식인의 술 노래(술타령)으로 보는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는 '청산별곡'을 고도의 사회적 상징성을 지닌 작품으로 본다.
♣ 비교해 봅시다.
1. 다음은 서정주의 '추천사' 중 일부이다. '청산, 바다'와 시적 의미가 유사한 시어를 찾아보자.
▷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 채색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 하늘 - 서정적 자아가 지향하는 공간이다.
2. 다음은 김동명의 '파초'이다. 이 시의 '파초'와 '청산별곡'의 '새'는 어떤 점에서 유사한지 비교해 보자.
▷ 조국을 언제 떠났노. / 파초의 꿈은 가련(可憐)하다. //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외롭구나!
▶ 서정적 자아의 감정이 이입된 대상이란 점에서 유사하다.
3. 다음은 신적정의 '슬픈 구도'란 작품이다. 현실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다음 시와 유사한 연을 찾아보자.
▶ 5연 - 현실에 대한 체념적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4. 이 작품의 7연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의 제시를 통하여 기적이 일어나기 전에는 현실적 고통을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고 볼 때,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고 있는 다른 작품을 찾아보자.
▶ 정석가
♣ 이것만은 알아야
1. 이 작품의 정서적 바탕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 이 작품은 극단적인 현실 부정과 도피를 사상적 배경으로 한다. 운명론적 태도. 체념 의식. 비애와 고독
2. 이 작품에서 서정적 자아의 분신이면서 감정 이입의 대상으로 나타난 소재를 찾아보자.
▶ 새
3. 당시가 농경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시어를 찾아보자.
▶ 잉무든 장글
4. 이 작품의 주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 실연에의 슬픔. 삶의 고뇌와 비애. 속세에 대한 풍자와 체념. 실의에 찬 현실에의 체념 등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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