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채(鹿柴),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녹채(鹿柴) 시의도(詩意圖) 오자옥회(吳子玉繪) 唐 王維
녹채(鹿柴),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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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채(鹿柴) 사슴 키우는 울타리
왕유(王維 699-759)
空山不見人(공산불견인) 텅 빈 산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但聞人語響(단문인어향) 어디선가 들려오는 도란도란 사람소리
返景入深林(반경입심림) 석양빛이 숲속 깊숙이 들어와
復照靑苔上(부조청태상) 다시금 푸른 이끼 위에 비치네.
※ 녹채(鹿柴)란 王維의 은거 별장의 울타리, 사슴을 키우는 울타리
(전당시 1책 권126, 왕우승집)
송(宋)나라 소동파(蘇東坡)는 〈소동파가 쓴 발문: 왕마힐의 남전연우도에 적다(東坡題跋: 書摩詰藍田烟雨圖)〉에서 왕유가 만년에 남전별장 즉, 망천장에서 지은 시에 대하여 평하기를 “시 가운데 그림이 있고, 그림 가운데 시가 있다(시중유화(詩中有畵) 화중유시(畵中有詩)”고 하였다. 시론(詩論)에서 최고의 품격으로 삼는 시화일치론(詩畵一致論)이 여기서 비롯하였다.
왕사정의 신운설은 시(詩)의 풍격에 있어서 함축과 자연, 충담(沖澹), 묘오(妙悟)를 신운(神韻: 신비롭고 고상한 운치)으로 삼고 있는데, 왕유의 시를 으뜸으로 삼았다. 이른바 언어의 표현은 다했어도 그 뜻은 다함이 없고 여정(餘情)이 무궁한 맛이 남아 있는 것을 의미하는 언외지미(言外之味)와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된 물아일치의 경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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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전수철 錢瘦鐵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가도(賈島 779-843)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에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采藥去.(언사채약거) 스승님은 약초 캐러 떠나서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이 산 속에 있지만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구름 깊어 있는 곳을 모른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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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李凝幽居(제이응유거)
賈島(가도 779-843)
閑居少隣竝(한거소린병) 한가롭게 머무니 함께하는 이웃은 드물고
草徑入荒園(초경입황원) 풀 사이 오솔길은 황폐한 뜰로 들어간다.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잠들고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스님은 달빛을 받으며 문을 두드린다.
過橋分野色(과교분야색) 다리를 건너니 들판의 색도 나뉘고
移石動雲根(이석동운근) 돌을 옮기니 구름 뿌리가 움직인다.
暫去還來此(잠거환래차) 잠시 떠났다가 다시 이곳에 왔느니
幽期不負言(유기불부언) 다시 오겠노라는 그윽한 기약 어기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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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은 ‘推敲(퇴고)’, 곧 ‘시나 문장의 자구를 수정한다’는 말의 어원이 되었다. 옛 시화에 賈島(가도)가 길을 가는 도중에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이라는 시를 지었는데 처음에 推(추/퇴 밀치다)’로 썼다가 다시 ‘敲(고: 두드리다)를 생각하여, 문을 밀치는 시늉과 두드리는 손짓을 혼자서 반복하며 가고 있었다. 이 때 京兆尹(경조윤 : 당시 수도의 시장) 韓愈(한유)의 의장대가 앞에 오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한유 앞에 잡혀가서 자기의 사정을 말하였다. 한유는 가도를 책망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친절히 대하며 ‘敲(고)’가, 작은 소리로 인하여 오히려 큰 정적을 느끼게 된다. 의견을 말하고 두 사람은 친한 친구가 되었다는 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