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요약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19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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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이 29세에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저자는 ‘공동체주의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마이클 윌저, 찰스 테일러 교수 등과 함께 공동주체주의의 4대 이론가 중 한 명이자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된다. 1980년부터 30년간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정의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하버드대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 강의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명성으로 2002년 앤티 앤드 로버트 엠 배스 교수, 2008년 미국정치학회가 수여하는 최고의 교수로 선정되었다.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외의 다른 주요 저서로 『민주주의의 불만』, 『완벽함에 대한 반론』 등이 있다.
샌델 교수의 글은 질문형식으로 독자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필법을 구사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벤담, 밀, 롤스, 자유지상주의, 평등주의 등 철학, 사회, 정의 분야를 총망라해 반박과 옹호를 거듭하며 현대사회의 정의를 재해석해 놓았다.
책을 읽는데 흥미를 끄는 것은 현대에 일어난 예화들을 구사함으로써 정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고, 상호 대립적인 국제적인 문제까지 정의의 관점에서 해결점을 만들어 놓았다.
제1강 옳은 일 하기
샌델은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이 난무하는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사상의 역사가 아닌 도덕적 철학적 사고여행을 통해 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허리케인 찰리가 지나간 뒤에 일어난 가격폭리 논쟁은 도덕과 법에 관한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재화와 용역을 판매하는 사람이 자연재해를 이용해 시장이 견디기만 한다면 어떤 가격을 불러도 상관이 없는가? 이때 법이 조금이라도 힘을 쓸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가격폭리 금지가 구매자와 판매자의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 할지라도 주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가?
<가격폭리처벌법>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복의 극대화, 자유존중, 미덕추구 이 셋이 세팅된 정의가 정의가 아닌가 한다.
제시문 1.
정의로운 사회라면 시민의 미덕을 장려해야 하는가? 아니면 법은 미덕에 관한 서로 다른 개념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시민 스스로 최선의 삶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가?
교과서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질문은 고대 정치사상과 근대 정치사상을 가른다. 한 가지 중요한 점에서 이 설명은 옳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할 것을 주는 거라고 가르친다. 누가 무엇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결정하려면, 어떤 미덕에 영광과 포상을 주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바람직한 삶의 방식부터 심사숙고해야만 무엇이 정의로운 법인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법은 좋은 삶을 묻는 질문에 중립적일 수 없다.
반면 18세기 이마누엘 칸트부터 20세기의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권리를 규정하는 저의의 원칙은 미덕과 최선의 삶에 관한 주관적 견해에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 각자 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고대의 정의론은 미덕에서 출발하는 반면 근현대의 정의론은 자유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도 있다. (……)
정의에 관련한 오늘날의 주장은 거의 다 번영의 열매나 고난의 짐을 어떻게 분배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논의를 지배하는 사고는 행복과 자유다.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 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이것들을 올바르게 분배한다. 다시 말해, 각 개인에게 합당한 몫을 나누어 준다. 이때 누가 왜 받을 자력이 있는가를 묻다보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정의의 기본원칙이 세 가지가 있다면 1. 행복한가 2. 자유로운가 3.평등한가(공평한가)이다.
저자는 정의와 부정의,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이 난무하는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를 말한다.
제2강 최대행복원칙/ 공리주의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
영국의 도덕 철학자이자 법 개혁가인 벤담은 그가 말하는 공리란 쾌락이나 행복을 가져오고 고통을 막는 것 일체를 가르킨다. 공리주의의 핵심사상은 간결하며, 언뜻 들어도 마음에 와 닿는다. 도덕의 최고 원칙은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 쾌락이 고통을 넘어서도록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벤담에 따르면 옳은 행위는 ‘공리(유용성)’를 극대화 하는 모든 행위이다. 벤담은 공동체란 ‘허구의 집단’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구성하는 개인들의 총합으로 이뤄진다. 시민과 입법자들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우리의
정책에서 얻은 이익을 모두 더한 뒤에 총비용을 빼면 다른 정책을 펼 때보다 더 많은 행복을 얻을까?
반박1. 개인의 권리: 공리주의의 두드러진 약점은 개인의 권리를 유린한다는 것이다.
반박2. 도덕적 문제를 모조리 쾌락으로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치를 나타내는 단일통화 - 인간의 생명을 포함한 여러 가지를 하나의 저울에 올려 정확히 측정하려했다 - 는 없다.
존 스튜어트 밀
밀은 공리를 극대화 하되 매 순간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다 보면 인간의 행복이 극대화되리라고 주장한다. 다수가 반대 의견을 막거나 자유사상가를 검열할 수 있다면 오늘 당장 공리가 극대화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사회의 불행이 늘고 행복은 줄 것이다.
반대 의견을 낼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면 장기적으로 사회가 행복해진다고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유가 사회에 미치는 유익한 효과에 관한 밀의 생각은 대단히 그럴듯해 보이지만 도덕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첫째는 사회발전을 위해 개인의 권리를 존중한다면, 권리는 불확실한 상황에 볼모로 잡힌 꼴이다. 이를테면 전제적 수단을 동원해 장기적 행복을 얻으려는 사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공리주의자들은 그런 사회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사실상 꼭 필요치 않다고 결론짓지 않겠는가?
둘째로 권리를 공리주의 시각으로 본다면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했을 때 그것이 사회 전체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당사자에게 부당 행위가 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있다. 믿음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수가 소수를 박해한다면, 다수의 편협한 태도가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은 둘째치고라도, 박해받는 개인에게는 부당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 질문에 밀은 답한다. 이때는 예외로 공리주의적 도덕이라는 한계를 넘어선다. 밀은 관습이나 관례 또는 다수 의견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행위는 잘못되었다고 한다. 그럴 경우, 사람들은 능력을 한껏 발휘해 삶의 최고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밀의 설명에 따르면, 순응은 삶의 적이다.
밀은 관습을 따르면 인생에 만족하면서 위험한 길로 빠지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비교 가치가 무엇이겠는가? 무엇을 하느냐 뿐만 아니라 어떤 태도로 하느냐도 대단히 중요하다.”
행동과 결과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인격도 중요하다. 밀에게 개성이 중요한 이유는 쾌락을 주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인격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밀이 개성을 입이 닳도록 칭송한 점은 “자유론”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것은 일종의 이단 행위이기도 하다. 공리를 넘어서는 도덕적 이상인 인격과 인간 번영이라는 이상에 호소한다는 점에서 벤담의 원칙을 다듬은 것이 아니라 비난한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밀은 그 반대라고 주장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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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2.
「정의란 무엇인가」요약.
1. 마이클 샌델의 책「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관점”을 요약할 것입니다.
2. 정의의 정의의 필요성
우선 정의(justice)를 정의(definition) 내리는 것이 왜 필요한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어느 뉴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샌델의 위 책이 2010년에 70만부나 팔리면서 16주간 판매부수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자유주의 경제체제를 비판한 장하준의 책「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도 출간된지 40일만에 20만부가 팔렸다고 합니다. 이 두 책 모두 읽기가 그리 쉽지 않은 책들이며, 평소 인기 없기로 유명한 이른바 “인문학” 책자인데도 이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점입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정의(justice)에 목말랐기 때문이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장하준의 책이 인기를 끈 것은, 정치가들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홍보하는 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대해 사람들은 진절머리가 난 게 아닐까요? 잘난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고 못난 사람은 죽든말든 상관 않는다는 식의 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부당하다는 말을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요?
제가 조금 전에 “부당하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바로 이게 정의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즉,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여길 때 “이건 부당해”라고 말합니다. 지금의 경제체제가 부당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어떤 게 부당하지 않고 정의로운 것인가?”라고 물어보면, 저마다 자기 입장에서 얘기할 것입니다. 이게 정의론의 역설이기도 합니다. 저마다 “정의”를 주장하지만, 서로 자신의 정의론에 따르면 상대방의 정의론은 부당한 것이 되어버리지요. 그래서, 바로 여기서, 정의(justice)를 정의(definition) 내리는 일이 필요해집니다. 즉, 무엇이 정의로운 것인가에 대한 보편적인 정의를 내리고, 그 정의론이 모두에게 적용되어야만 진정한 정의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마 약간의 양심과 이성적 판단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이해할 것입니다. 즉, 정의를 정의내릴 때 자기 기준에서만 내린다면 그것은 보편성을 잃게 되고, 결국 사회에서 받아들일 만한 정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바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이 인기를 끌게 되는 것입니다. “무엇이 보편적인 정의인가?” “나한테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정의로울 수 있으려면 무엇을 정의라고 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속시원한 답을 원하는 것입니다.
3. 정의의 형식적 정의
정의를 형식적으로 정의내리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의란 윤리, 합리성, 법률, 자연법, 종교, 공정함, 혹은 균등함, 그리고 선포된 윤리의 위배에 따른 처벌 등에 바탕을 두고 내리는 도덕적인 “옳음”의 개념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은 정의의 “형식적” 정의입니다. 독자들이 관심 가지는 것은 정의의 “내용적” 정의이지요.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그리고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답은 바로 마이클 샌델이 400쪽이나 넘는 책에서 설명해야만 할 만큼 어려운 문제이므로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겠지요. 그러니 이 글에서, 그 책에서 언급한 정의의 “내용적” 정의를 요약해보려고 합니다. 그 전에 정의의 형식적 정의를 하나만 더 보겠습니다. 마이클 샌델의 책 33쪽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다.”
즉, 마이클 샌델은 이 책에서 정의를 “분배 정의”로 한정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보았던 형식적 정의에 따르면 정의에는 분배정의뿐만 아니라 처벌에 관한 정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발장처럼 빵 한 개를 훔쳤다고 10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가라고 우리는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정의론에서 크게 차지하는 부분이지요. 그런데, 마이클 샌델의 책 33쪽에서 본 것처럼 마이클 샌델은 그 책의 정의론의 대부분을 “분배정의”에만 한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글에서 “처벌의 정의”는 제외하고 “분배 정의”에 대해서만 말씀 드릴 것입니다.
4.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관점 요약
책 34쪽에 나와 있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관점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정의를 “이해하는”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이해한다는 게 여기서는 “정의내리는(define)" 것과 같은 뜻입니다.
(1) 공리주의 (Utilitarianism)
공리주의자들은 사회구성원에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져오는 행위나 결정이 정의로운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경제적 풍요와 경제성장을 가져오는 정책을 지지합니다.
(2) 자유주의 (Liberalism)
이 책에 따르면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의 권리를 지켜주는 결정이 정의로운 결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유주의는 범위가 매우 넓어서 같은 자유주의 내에도 여러 다른 견해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 따르면 같은 자유주의 내에도 자유방임주의와 공평주의라는 입장이 매우 다르고, 우리 시대 가장 치열한 정치적 논쟁이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곳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평등한 권리”를 옹호하는 입장이 자유주의라고 정의내리기도 합니다. 즉, 개인의 자유만큼 평등한 권리도 중요하고, 그렇게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자유주의의 일종인 것입니다.
(3) 공동체주의 (Communitarianism)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것이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공동체주의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사실 마이클 샌델 자신이 공동체주의의 입장에 서 있는데, 정작 자신은 공동체주의라는 단어를 싫어한다고 한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미덕(virtue), 그리고 좋은 삶”에 기여할 수 있는 결정이 정의다라고, 조금은 모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5.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관점 해설
우리가 어떤 것을 제대로 알려면, 그것과 다른 것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달을 그리려면 달 주변의 밤 하늘을 검게 칠하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위에서 말한 세 가지-공리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정의론이 어떻게 다른지를 구체적인 상황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책에 나온 사례들을 통해서 말이지요. 여기서 한번더 언급하자면, 이 책 정의론에서는 처벌의 정의가 아닌 주로 분배의 정의에 대해서 다룹니다. 즉, 자원이나 권리, 기회를 어떻게 분배하는 것이 가장 정의로운가라는 질문에 대해 세 가지 관점이 어떻게 다른 답을 하는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6. 임금 격차의 사례
이 책에서 언급된 임금 격차의 사례를 가지고 세 가지 관점의 차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논쟁 거리가 되고 있는 임금 격차 문제가 이 책에도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사장의 월급이 사원의 월급보다 100배나 많은 월급을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혹은 프로농구선수들을 보면 같은 구단에 있는 선수라 하더라도 선수마다 연봉의 차이가 큽니다. 과연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월급을 받는 것이 정의로운 일일까요? 만일 정의롭지 못한 일이라면 그 철학적 근거는 무엇일까요?
(1) 공리주의의 입장
임금 격차 문제에 대한 공리주의의 입장을 보기 전에, 우선 책에 나와 있는 가장 명확한 공리주의의 사례를 알아보기로 합시다. 책 54쪽에도 나와 있고, 잘 알려진 것처럼 공리주의는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사람이 주창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쾌락을 극대화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일이라는 주장입니다. 책에는 제러미 벤담이 거지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면서 공리주의를 적용했던 사례가 나와 있습니다. 거지를 포함한 사회구성원 모두의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거지는 모두 수용소 시설에 몰아넣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거지가 아닌 사람이 거지를 길거리에서 만나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랍니다. 즉, 거지가 길거리에 있음으로 해서 거지들이 얻는 행복의 합계보다, 거지가 수용소에 있음으로 해서 거지가 아닌 사람들이 얻는 행복의 합계가 더 크다는 것이지요. 이제 임금의 문제로 가면 어떻게 될까요? 책에서 임금의 문제는 자유주의를 설명하면서 등장하기 때문에 공리주의의 입장은 제가 추론해서 설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 원칙에 따르면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사장과 사원의 임금격차를 100배로 한다 하더라도, 그게 결국 기업 이익을 극대화해서 장기적으로 사장과 사원의 임금 상승에 기여한다면, 그건 옳은 일이 됩니다. 만일 공리주의에서 말하는 행복이라는 것이 임금액수에 비례한다면, 10억원의 임금 총액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나 100사람에게 똑같이 주나, 그건 마찬가지입니다. 공리주의에 따르면 평등이라는 것이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아래 두 사례를 보기 바랍니다.
A기업
B기업
사장 1인의 월급
1억원 (100배)
1천만원 (10배)
종업원 100명의 월급
100만원×100명=1억원
100만원×100명=1억원
월급 합계
2억원
1억1천만원
A기업은 사장이 종업원들보다 100배나 많은 임금을 받는 악덕기업입니다. 그에 비해 B기업은 종업원들보다 10배 정도 많은 임금을 받는 보통기업입니다. 그런데 두 기업의 월급 합계를 보면 A기업이 B기업보다 두 배 가량 많습니다. 즉, 쾌락의 총합계가 더 큽니다. 그러므로 공리주의자들은 A기업이 더 나은 기업이라고 선택합니다. A기업이 B기업보다 더 정의롭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A기업의 월급 총합이 많은 이유가, 능력 있고 일 잘하는 사장에게 그만큼 보상을 많이 해준 덕분이라면, A기업은 공리주의의 입장을 더더욱 옹호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 자유주의의 입장
자유주의는 위 정의에서 본 것처럼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두는 사상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가장 정의로운 결정이라는 것이지요. 자유주의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이들을 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현대 국가들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정책들 중 다음과 같은 정책들이 자유주의에 어긋나는, 정의롭지 못한 정책이라고 합니다.
1) 사람들을 다치지 않게 규제하는 법 (운전면허제도, 오토바이헬멧착용의무화 등) 2) 도덕을 강요하는 법 (매춘금지 등) 3) 소득과 부의 재분배 (세금 징수, 복지정책 등)
왜냐하면 위와 같은 정책들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것들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사고 나서 머리통이 깨져서 죽든 말든 그것은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일이지, 국가가 나서서 시킬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마약 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약 먹고 정신병으로 죽든 말든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문제라는 것이지요. 세금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개인이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을 국가라는 기관이 강압적으로 빼앗아가면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권리는 국가에게 없다는 것이지요. 임금격차 문제에서 자유주의의 입장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회사와 그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근로자 혹은 사장이 자유롭게 계약을 맺었다면, 임금격차가 100배가 나든 1000배가 나든 그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3) 공동체주의(미덕 추구)의 입장
공동체주의(미덕 추구)는 저자인 마이클 샌델의 입장이지만, 오히려 그 정의는 매우 모호하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념정의를 확실히 드러내지 않고, 그 대신 여러 가지 사례와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학생들과 독자들이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방법이 마이클 샌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뭔가를 쉽게 정의내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소크라테스나 노자 등 고대로부터 존재했던 위대한 철학자들의 태도와 비슷한 것처럼 보입니다. 어떤 것이든 분명하게 정의내려 버리면 그것은 독선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미덕 추구는 일단 도덕적, 종교적 신념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아니, 관련되어 있다기보다, 실제로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으면서 없는 척하는 거짓을 범하지 말자는 것이 마이클 샌델의 주장입니다. 또한 정의에는 이렇듯 도덕적, 종교적 가치관이 개입되는 것이 당연하므로, 단순히 경제성장이나 자유 옹호만으로 정의내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논의가 복잡해지는 게 당연합니다.
이런 마이클 샌델의 주장은 361쪽 등에 분명히 드러납니다.
“이 부분이 내게는 오류로 보인다.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레 생기게 마련인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하나의 원칙이나 절차가 있어서, 그에 따라 소득, 권력, 기회를 정당하게 분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원칙을 찾을 수만 있다면, 좋은 삶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생기게 마련인 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논란을 피하기란 불가능하다. 정의에는 어쩔 수 없이 판단이 끼어든다.......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음에 문제제기했던, 소득격차의 문제에 대해 공동체주의는 어떻게 답을 내릴까요? 어떤 사람의 임금이 다른 사람의 임금보다 백배, 천배나 많은 것은 과연 정의로운 일일까요? 마이클 샌델이 이에 대해 분명하게 답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마이클 샌델은, 오늘날 너무나 무비판적으로 퍼져 있는 공리주의적, 자유주의적 믿음이 절대적일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249쪽에 있는 다음과 같은 마이클 샌델의 언급을 봅시다.
“성공을 미덕에 대한 포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 끈질긴 믿음은 단순한 오해이며, 버려야 할 그릇된 통념이다. 행운의 도덕적 임의성에 관한 롤스의 주장은 그 믿음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자, 이게 무슨 말인지 좀 봅시다. 우리 시대, 우리 사회에 가장 보편적으로 퍼져 있는 분배 정의는 “기회 균등의 원칙”과 “능력과 성과에 따른 배분”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누구에게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진 상태에서 능력이 우수한 사람과, 그 능력을 발휘해서 성과를 발휘할 때 그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는 것은 당연하고 정의로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바로 자유주의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저 주장을 자세히 뜯어보면 결코 정의롭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에 사는 대기업 사장의 아들인 고등학생과 경남 산청군 생초면에 사는 농부의 아들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실제로 균등하게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단지 시험 볼 수 있는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졌다고 해서 그게 진정 균등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어떤 사람이 IQ가 높게 태어났다면, 아마 공부를 잘 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IQ가 높은 것은 그의 노력의 대가가 아니라 우연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회 균등의 원칙이나 능력과 성과에 따른 배분도, 근본적으로 보면 결코 평등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자유주의적 정의론은 허구적인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백배의 임금을 받는 것이 정의롭다고 증명할만한 논리적인 근거가 매우 부족합니다.
7. 요약과 결론
지금까지 얘기했던 것을 다시 한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이클 샌델의 책「정의란 무엇인가」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정의론이 설명됩니다. (1) 사람들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의라고 주장하는 공리주의, (2)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정의라고 주장하는 자유주의, (3) 정의를 행복의 합계나 자유보장으로 단순히 설명할 수 없으며, 오히려 다양한 도덕적, 종교적 가치에 대한 논의로부터 공동체 구성원의 좋은 삶과 공동선에 대한 답을 천천히 찾아보자는 공동체주의 이 중 마이클 샌델은 세 번째 공동체주의, 미덕 추구의 입장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클 샌델의 훌륭한 점은 단지 내용적으로 공리주의나 자유주의에서 한발 앞선 공동체주의로 나갔다는 게 아니라, 그 방법론에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정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가장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가장 근본적인 철학적 논의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다양한 도덕적, 종교적 가치들을 반영할 수 있는 진정 공정한 정의(justice)의 정의(definition)를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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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3.
✔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이 지은 정치 철학서이다. 저자가 1980년부터 진행한 '정의'(Justice)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책은 정의와 관련한 각종 딜레마를 비롯하여, 공리주의·자유주의·칸트의 철학·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공동체주의를 정의라는 개념과 연결한다.
✔ 주요 내용
1. ☞ 정의를 판단하는 세가지 기준으로는 행복, 자유, 미덕을 들 수 있다. 즉, 정의가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혹은 사회 구성원 각각의 자유로움을 보장할 수 있는지, 아니면 사회에 좋은 영향으로 끼쳐야 하는지로 정의로움을 결정할 수 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각각의 판단방식은 그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책은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례와 역사적인 철학가들의 가르침을 통해 각각의 정의로움에 대한 판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공동체주의를 정의와 연결한다.
2. ☞ <책 내용 요약>
만약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차가 5명의 인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다른 철로에는 한명의 인부가 서 있다. 당신이 기관사라면 한명의 인부 쪽으로 기차의 방향을 바꿔야 할까?
만약 당신이 아프가니스탄에 침투한 미국 특수부대인데 양치기가 당신을 발견했다면 당신은 비무장인 양치기를 당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발각되어 당신과 당신의 동료의 생명이 위협당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죽여야 할까?
만약 당신이 위의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했다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한 행동인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마이클 샌델 교수는 무엇이 정의로운 것인지를 파악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그가 소개하는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은 세 가지이다. (그 세가지의 방식중 무엇이 그의 선택이었는지는 아래에 설명하겠다.
3. ☞ 그의 책 내용을 살펴 보면서 이 책을 통해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책 내용 요약>
만약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차가 5명의 인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다른 철로에는 한명의 인부가 서 있다. 당신이 기관사라면 한명의 인부 쪽으로 기차의 방향을 바꿔야 할까?
만약 당신이 아프가니스탄에 침투한 미국 특수부대인데 양치기가 당신을 발견했다면 당신은 비무장인 양치기를 당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발각되어 당신과 당신의 동료의 생명이 위협당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죽여야 할까?
만약 당신이 위의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했다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한 행동인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마이클 샌델 교수는 무엇이 정의로운 것인지를 파악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그가 소개하는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은 세 가지이다. (그 세가지의 방식중 무엇이 그의 선택이었는지는 아래에 설명하겠다. 만약 이것이 나의 무례한 스포일러라면 적절한 판단에 따라 스크롤을 멈추길 바란다.)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 3가지
(1) 행복
◎ 벤담의 공리주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어디서 많이 들어본 문장이 아닌가? 그렇다. 벤담의 공리주의를 축약적으로 설명해주는 문장이다. 벤담은 도덕적 선택이란 비용 행복을 계산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선택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준다면 그것이 도덕적인 선택이라는 주의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리주의는 몇가지 공격당하기 쉬운 맹점을 갖고 있다.
- 반박 1. 개인의 권리 - 다수의 행복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의 인권은 무시당해도 되는가? 만약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 한다면 사자우리에 그리스도인을 던져넣고 그 장면을 즐기던 로마인들의 행위는 도덕적인가?
- 반박 2. 가치를 나타내는 단일 통화 - 행복의 가치를 수량화 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슨 등의 만화영화를 볼때 햄릿의 독백을 읽는 것 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지 않는가? 또한 인간의 목숨이나 성, 자유등에 대한 가치를 수량화 할 수 있을까? 다양한 사회적 비용 등을 계산할 때 사람의 목숨이 돈으로 계산 되기도 한다. 보통 우리는 이런 식으로 목숨에 가격이 매겨지는 것을 불편해 하지 않는가?(최근에 방영중인 드라마의 제왕에서 퀵기사의 죽음으로 김명민이 사회적 비난을 받는 장면을 생각해보자.)
◎ 존 스튜어트 밀
벤담의 공리주의를 발전시킨 그의 제자라 할 수 있는 존 스튜어트 밀은 위의 반박들에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반박 1에 대한 반박.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이익이다
- 반박 2에 대한 반박. 모든 쾌락이 동일한 통화 단위로 평가 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급 쾌락과 저급 쾌락이 존재한다. 고급 쾌락이 좀 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인류 전반의 발전에 기여한다.
반박 2에 대한 반박에서 스튜어트 밀은 잉여 공리(전체 행복- 전체 비용)를 넘어서는 인격/ 인간 번영에 호소함으로써 (본인은 강력히 부인하겠지만) 스승의 공리주의를 벗어나는 주장을 하게된다.
그렇다면 사회 전체의 공리를 넘어서는 개인의 권리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인가? 이러한 물음 가운데 책의 흐름은 자유에 관한 논의로 넘어간다.
(2) 자유
◎ 자유지상주의자들
자유 지상주의 자들은 말한다. 1) 최초 소유물이 합법적이고 2)자유로운 교환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면 그의 소유와 재산의 처분은 개인의 자유이며 국가는 이에 개입하지 말아야(최소국가) 한다고.(↔ 온정주의, 도덕법, 소득의 재분배) 자유지상주의자들은 부자들에 대한 더 많은 과세에도 반대한다. 부자의 소유에 대한 권리와 자유를 보장해줘야 하고 국가에겐 그의 소유를 빼았을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매매나 안락사, (실제 독일에서 일어난 식인자와 피식인자 간) 합의하 식인에 대해서도 용납이 가능한 것일까? 모든 것이 개인의 자유와 그에 대한 권리에 따른다면 돈을 받고 아이를 대신 낳아주는 대리모나 돈을 받고 대신 군대를 가주는 행위 또한 자발적이고 공정한 거래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면 정당한 것 아닐까?
위의 상황들이 정의롭다고 혹은 공정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몇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로, 우리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계약과 합의들이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약의 한 주체가 계약의 내용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있었는지, 계약에 관해 충분히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 엠마뉴엘 칸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엠마뉴엘 칸트의 자유의 개념이 등장한다. 칸트가 말하는 자유의 개념은 좀 더 까다롭다. 그가 말하는 자유란 [내가 나에게 부여한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천성 or 사회적 관습). 칸트는 도덕적인 행동은 도덕적인 동기로 부터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한 예로, 어떤 빵집 주인이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이에게 폭리를 취하지 않았을 때, 빵 집 주인이 아이를 속이면 안된다는 '의무동기'에 의해 그러한 행동을 했다면 칸트의 시각에서는 도덕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만약에 빵집 주인이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서 그러한 비난을 피하고자 하는 '끌림동기'에 의해 그러한 행동을 했다면 칸트는 그의 행동을 도덕적이라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끌림동기가 있다고 해서 도덕적 행동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떠한 행동에 있어서 끌림동기의 유무와는 상관 없이 의무 동기가 있냐 없냐가 행동이 도덕적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일 뿐이다. 대부분의 경우 의무 동기와 끌림 동기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무동기는 누가 정하는 것인가? 이와 같은 의문에 칸트는 (경험 이전에)선험적으로 정해지는 [순수 실천 이성]이라는 것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순수 실천 이성을 통해 의무와 자율 그리고 정언명령을 결정하고 더 나아가 순수 실천 이성에 의한 관념적(상상적) 계약을 통해 사회와 정치에서의 도덕과 정의를 정의 할 수 있다고 칸트는 말한다.
@ 존 롤스 - 평등옹호
그러나 존 롤스는 '계약이 과연 공정한가'라는 계약이 갖고 있는 도덕적 한계를 다시 끌고 나온다. 계약의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하면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주장도 칸트의 순수실천이성에 의한 관념적 계약도 도덕성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완벽한 계약을 위해 존 롤스는 [무지의 장막]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온다. 출신이나 능력 등 개인의 정보가 삭제 된 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지의 장막 뒤에서 이루어질 계약들을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 자신이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일 수 있기 때문에 무지의 장막 뒤의 사람들은 강자에게만 이익을 몰아주는 계약을 하지 못 할 것이고 사회적약자에 대한 보장장치를 만들어 놓을 것이다. 존 롤스는 이것을 현실에 적용해 도덕적 임의성 배제논리를 주장한다. 우연히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거나 좋은 능력을 갖고 태어난 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그러한 요건들을 이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렇게만 보면 그의 주장은 개인의 업적을 인정해주지 않는 면에서 사회주의자들의 그것과 흡사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능률이 떨어지고, 능력이 꼴지에 하향 평준화 되는 등 사회주의가 보여줬던 부정적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롤스는 이에 대해 공통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한에서 (앞선 주자들의) 격려금과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써 선천적이고 우연적인 요건들을 이용한 이익 추구가 정당하다고 반박한다.
◎ 소수집단 우대정책
존 롤스의 주장을 좀 더 이해해보기 위해 미국의 소수인종우대정책을 생각해보자. 만약에 어떤 백인 학생이 불우한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해 좋은 점수를 받았으나 로스쿨에 떨어지고, 그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은 부유한 환경의 소수인종 학생이 로스쿨에 붙으면 그것은 정당한가? 역차별이 아닌가?
존 롤스에 의견에 따르면 그것은 정당하다. 법조계의 인종간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미국 전체 사회(혹은 해당 로스쿨이 속한 주)에 이익이 되며, 좋은 머리와 능력으로 얻은 점수 또한 인종과 같은 그저 하나의 특성이 아닌가, 로스쿨이 반드시 점수가 높은 학생을 뽑을 이유는 없다. 실제로 더 낮은 점수로 들어간 소수인종의 법조인들이 부족한 능력을 보이지도 않았다. 로스쿨은 그저 전체에 이익이 되고 로스쿨이 원하는 특성에 알맞은 학생을 뽑을 뿐이다.
◎ 기부입학
그렇다면 기부입학은 어떤가? 기부입학생으로 부터 엄청나게 많은 기부금을 받아서 가난한 이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주는 것이 더 나은 것 아닌가? 단지 학교가 원하는 인재의 특성이 우수한 학생에서 우수한 학생과 돈많은 학생으로 변했을 뿐이다. 선천적으로 똑똑하게 태어나는 것과 선천적으로 부자로 태어나는 것이 무엇이 다른가. 노력의 문제라면 만약에 기부입학생이 스스로 큰 돈을 벌었다면 어떤가?
그래도 우리들은 기부입학에 대해서 좋은 입장을 취하기가 어렵다. 그것은 고귀한 학문의 기회를 돈으로 파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학교의 존재이유는 장사가 아니라 학문의 연구와 인재의 양성이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적인 관점이 등장한다.
(3) 미덕
◎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 텔레스는 정의는 목적론에 근거한다고 말한다. 학교의 존재 목적은 위에 언급했던 학문의 연구와 인재의 양성이다. 기부 입학생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학교가 원래의 목적(텔로스)에서 벗어나 장사를 하기 때문인 것이다. 좋은 플룻과 좋은 플룻 연주자는 훌륭한 연주를 하기 위해 존재하며 좋은 연주 뒤에는 '좋은 연주'라는 미덕에 따른 영광과 포상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와 정부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정치는 시민들로 하여금 도덕과 정의를 행동으로 터득하도록 훈련시키며 공동선을 추구해가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라고 아리스토 텔레스는 말하고 있다. 책에서 지속적으로 낌새를 보여주던 마이클 샌델 교수는 여기서 자신의 입장이 아리스토 텔레스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 마이클 샌델의 입장
그는 '도덕에 기초하는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옳고 그름의판단을 유보하는, 개인의 자유에 맡기는, 최소국가)보다 시민의 사기진작에 도움이 된다'라며 정치는 중립적 방관자적 입장을 치하지 않고 정의에 기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대한 평가 & 의견>
이 책의 경우 전체적인 순서가 사고의 흐름을 따라 구성되어있다. 먼저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공리주의에서 시작해서 그와 반대적인 입장에 서 있는 자유지상주의를 제시함으로써 상호간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지상주의의 맹점을 지적하면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아리스토텔레스적인 미덕에 대한 도덕론을 펼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끊임없이 사례와 상황들을 제시한다. 그리고서 생각하게 만든다. 둘 중에 어떤 선택이 도덕적인가, 특정 행위가 도덕적인가 비도덕적인가. 그러한 충분한 고민들을 통해 샌델 교수가 (철학자의 입을 빌려)뒤에 제시하는 주장이 더 견고해진다. 대부분의 경우 그 주장과 내 주장이 일치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