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가진 사람들

작성자둠벙|작성시간25.01.11|조회수121 목록 댓글 2

 

과거를 가진 사람들

 

                        -최승자-

 

 

추억이 컹컹 짖는다.

머나먼 다리 위

타오르는 달의 용광로 속에서

영원히 폐쇄당한 너의 안구,

물 흐르는 망막 뒤에서

목 졸린 추억이 신음 한다

 

그 눈 못 감은 꿈

눈 안 떠지는 생시

 

너희들 문간에는 언제나

외로움의 불침번이 서 있고

고독의 시간의 아가리 안에서

너희는 다만

절망하기 위하여 밥을 먹고

절망하기 위하여 성교한다.

 

 

여기 저기 비 맞은 개처럼 기웃거리다

지나간 휴일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어쩌면 일 년 전의 오늘처럼,

푸르고 건조한 가을의 하루가 무사히 간다.

별일도 없이............갔다.

 

밥 먹자, 술 먹자..라는 거절한 두 통의

통화를 제외하고는

행히 침묵하는 전화기도 가을을 타나보다.

 

이중섭의 까마귀처럼 그리움만으로 안아 줄

또 다른 그리움을 찾는 익숙한 절망

모조리 가을에게 지독한 혐의를 씌우는

구차한 마음의 지리멸렬한 통속한 절망

 

사는 건 뭐..

그런 거다.

 

삽입곡 : ROMAN FRA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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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사랑천사 | 작성시간 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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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둠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1.13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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