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지매는 할매되고 ◈
염매시장 단골술집에서 입담 좋은
선배와 마주 앉아 술을 마실 때였다.
막걸리 한 주전자 더 시키면 안주가
떨어지고 안주 하나 더 시키면
술이 떨어지고 이것저것 다 시키다보면
돈 떨어질 테고, 그래서 얼굴이 곰보인
주모에게 선배가 수작을 부린다.
"아지매, 아지매
서비스 안주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주모가 뭐 그냥 주모가 되었겠는가?
묵 한 사발하고 김치 깍두기를 술상에
갖다 놓으면서 염불처럼 하는 말
"안주 안주고 잡아먹히는 게 더 낫지만
나 같은 사람을 잡아 먹을라카는
그게 고마워서 오늘 술값은 안 받아도
기분이 좋다" 하고 얼굴을 붉혔다.
십수년이 지난 후 다시 그 집을 찾았다
아줌마 집은 할매집으로 바뀌었고
우린 그때의 농담을 다시 늘어놓았다.
아지매는 할매되어 안타깝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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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한다. 묵을라면 진작 묵지"
【-*** 글: 시인 허홍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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