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국밥
글 / 松山 차원대
오일장 서는 새벽이면
먼 길 온 사람들은
허리 한번 펴지 못한 채
국밥집 문턱부터 넘는다
솥에서는
뼈 고운 국물이
허연 김을 밀어 올리고
주인 할매의 손등에는
무와 파 썰던 세월이 배어 있다
말수 적은 장꾼 하나
국물 한번 들이키고
소주 한잔 털어 넣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지만
그 웃음 속에는
팔리지 않은 채소 몇 단과
집으로 돌아갈
저녁노을이 묻어 있다
국밥은 뜨겁고
세상은 차가워도
사람은
끝내 사람 곁에서
한 숟갈씩 살아낸다
마트로 간 손님들은
이 맛을 알까
2026.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