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장희한
어제 꿈을 머금던 자리다
비좁게 내려 낮은 안마당으로 햇살이 내리면
굳게 잠긴 어둠이 햇살을 밀어 낸다
얼마나 꿈을 키워온 자리더냐.
얼마나 같이 살아온 식솔들이더냐
정랑이며 외양간이며
비스듬히 잠긴 문틈으로 나란히 걸린 쇠스랑 호미 낫
반질한 손때 묻은 세간
금방 뒷마루에서 데구루루 굴러오는 할아버지의 음성
겨울가고 봄이 오면 오겠지
몸체 정랑 사이로 거미줄 수신망
뚫어진 문구멍으로 주인 소식 듣는다
세월의 잔주름이 저 슬레이트 지붕위에 머물면
눈썹 긴 초가지붕 그리움에 눈물 뚝뚝 흘리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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