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을 품는다
빛은 다시 어둠을 낳는다
악이라 부르는 것 속에도
보이지 않는 선의 씨앗이 숨어 있다
그 씨앗은 고요히 잠들어 있다가
때가 되면 바람처럼 깨어난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서
풀잎은 더 푸르게 흔들리고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서
사람은 더 깊이 사랑을 배운다
선과 악은 서로의 그림자
그림자 없는 빛은 없고
빛 없는 그림자도 없다
우리는 그 사이를 걸어간다
걸음마다 흔적을 남기며
그 흔적이 선인지
악인지 끝내는 알 수 없지만
다만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빛이고
이미 하나의 그림자다
그 빛과 그림자가 끝없이
이어져 우리를 감싸고 우리를 깨운다
--- 한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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