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 암소 잡은 요량하소! 1980년도에 입적(入寂)한 경봉(鏡峰) 대선사가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결론은 "방하착" 즉, 마음을 비우라는 말씀이시다. 옛날 경주에 정만서라는 이가 살았다. 어느 때 한양으로 가던 도중 노자가 떨어지고 말았다. 한 이틀을 굶게 되자 눈이 쑥 들어갔고 걸을 힘조차 없었다. 그는 선비의 체면도 팽개치고 주막으로 들어가, 소의 불알을 삶아서 달아놓은 것을 보고는 ‘썰어 달라’고 하여 술안주 삼아 배불리 먹었다. 그러나 돈이 없었던 정만서에게는 그 다음이 문제였다. 술과 음식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자리가 차기 시작했지만, 값을 치를 수 없었던 정만서는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마침내 참다못한 주모가 소리쳤다. “여보시오, 이제 그만 회계를 대고 다른 손님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시오.” “주모, 사실은 나에게 돈이 없소” “무어라? 돈도 없이 술과 안주를 먹었단 말이오? 어림없소. 빨리 회계를 대시오.” 주모가 사납게 다그치자 정만서는 말하였다. “주모, 암소 잡은 요량하소. 암소 잡은 요량..” 불알이 없는 암소를 잡은 셈 치고 돈을 받지 말라는 것이었다. 마침내 실랑이가 길어지자 뒷방에 누워있던 주모의 남편도 그 소리를 듣게 되었다. ‘소의 불알을 먹고는 암소 잡은 요량 하라니? 세상에! 술장사 30년에 저런 놈은 처음일세.’ 뒷방에서 나온 남편이 눈알을 부라리며 그 자리에 뛰어들자, 정만서는 남편에게 인사를 나누자며 자기소개를 하였다. 그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천하의 잡놈 ‘정만서’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술값을 받을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남편은 도리어 청하였다. “고기값 대신에 소리나 한번 해 보시오.’ 정만서는 온갖 장기자랑을 다 펼치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그러자 길을 가던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그 주막에 있던 술과 안주들이 모두 동이나, 주막을 연 이래 최상의 매상을 올렸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이와 같이 세상의 모든 일을 암소 잡은 요량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 원래 암소를 잡았는데 삶은 불알이 어디 있겠는가? 암소에게는 불알이 원래 없지 않은가? 왜 없는 불알을 가지고 시시비비(是是非非) 하는가! 라는 말씀이시다. 주막 주인이 이렇게 암소 잡은 요량을 하면 시비(是非) 붙을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원래 없는 것인데... 이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다. 사람이든 물질이든 모두 다 본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면 아무런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없다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리가 아닌가?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우주 삼라만상이 원래 없다고 하는 것이 불법(佛法)의 진리가 아니겠는가? 모든 것이 공(空)이라고 하지 않는가? 모든 것이 다 꿈이고 환영(幻影)일 뿐이다. 원래 암소 불알이라는 것이 없지 않은가? 없는 것을 자꾸 있다고 생각하면서 고통을 받고 사는 것이 우리 중생살이가 아니겠는가? 이와 같이 세상의 모든 것이 본래 존재하지 않는 무(無)요, 공(空)인데 왜 있는 것이라고 집착하여 고통스러운 중생살이를 하는가? 하여튼 이 천하의 잡놈 정만서의 말과 같이 “암소 잡은 요량하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된다는 법문이다. “암소 잡은 요량 하소.” 참 좋은 말씀이시다. 도인(道人)들이 마음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도 사실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허상(虛相)이고 환영(幻影)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도(道)를 깨달아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무것도 없는 텅 텅 빈 공(空)이라는 것을 증득(證得)하게 되면 이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애착과 집착을 다 내려놓고 마음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 몸과 마음을 포함한 일체의 세상만사가 원래 다 없는 것인데 어떻게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생기겠는가?” 이렇게 마음 비우는 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의 진리, 무상(無相)의 진리라는 것이다. 이 우주의 모든 것은 원래로 아무것도 없는 텅 텅 빈 것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하는 이 세상의 모든 일은 사실은 다 꿈이고 허상이고 환영인 것이다. 없는 것을 가지고 왜 시시비비(是是非非)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고통스러운 인생을 살아가는가? 천하의 잡놈 정만서의 말과 같이 “암소 잡은 요량하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되지 않겠는가? 이것이 바로 방하착(放下著)하는 마음 비우는 진리인 것이다. 자! 우리 모두 천하의 잡놈 정만서와 같이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자... “주모, 암소 잡은 요량하소!” 가만히 돌이켜 보라. 부모 태중에서 나올 때 영감을 업고 나왔나? 아내를 안고 나왔나? 자식들을 데리고 나왔나? 빈 몸 빈손으로 나왔는데, 그것들에 애착이 붙어서 놓으려 해도 놓을 수가 없다. 또 놓을 수 없으니 밤낮없이 걱정을 한다. 여러분도 사람과 물질에 걸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면 정만서의 ‘암소 잡은 요량’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애초 불알이 없는 암소를 잡은 요량을 하면 한 생각 막혔던 것이 풀린다. ~ 옮긴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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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망실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09.14 반갑습니다
고우신 걸음으로
훌륭한 멘트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석을 잘 지내셨는지요
결실의 계절을 맞아
알차고 보람된 일로
가득한 나날들 되세요
하모니5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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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동트는새벽 작성시간 22.09.14 좋은글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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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망실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09.14 안녕하세요
동트는새벽 님 !
고운 흔적 남기고
가신 걸음
감사합니다~
조석으로 마니
쌀쌀해졋습니다
건승하심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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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핑크하트 작성시간 22.09.14 사람이든 물질이든
모두 다 본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면 아무런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암소 잡은 요량하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된다는 방하착
망실봉님 덕분에..귀한글 감사히 담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편안한 시간 함께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망실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09.15 안녕하세요
핑크하트 님 !
고운 흔적 남기고
가신 걸음에
감사합니다~
조석으로 마니
쌀쌀한 환절기입니다
건승하심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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