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년이었을 무렵
- 이용한 -
바람을 날리며 너는 약간 부풀었고
강변에서 한 뼘씩 자랐다
극심한 나무와 실패한 사정들
불가피한 낭독이 흘러 어느새 발목이 젖었다
갈 수 있으면 가
아득하게 멈출 수 없었고
마음이 가고 마음이 식었다
유역을 돌아 차부에 이를 때까지
소매마다 덕지덕지 목련이 묻어 있었다
차라리 성냥이나 사서 돌아갈걸
시력이 망가진 문장 사이로
돌이킬 수 없는 겨울이 떠다녔다
분명한 저녁인데
어머니는 순전히 지붕에서 울었다
먼 이마를 스치는 구름 한 마리
외롭게 지나간 입술
손금에 칼을 그으며 이별을 외던
소년은 마침내 약한 곳으로 떠났다
돌아오지 말자고 돌아보지 않았다
오래된 봄이었고
파랗게 등이 휜 주점에 너는 앉아 있었다
이따금 세찬 사투리에 섞여 동백이 졌다
- 시집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 문학동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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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맘짱 . 작성시간 26.06.14 내가 소년이었을 무렵
아스라이 먼님 휴일에도
고운 글 나눔 수고 하셨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몸도 마음도 편안한 쉼 하시는
휴일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아스라이 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4 귀한 발자취 남기신 고운 님!
정성 어린 배려에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작성자김종승 작성시간 26.06.15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