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합니다

작성자김옥춘|작성시간26.06.18|조회수85 목록 댓글 5
신고합니다.
 
김옥춘
 
또?
또?
또 오른대?

거지 만들고 말 거래?
야속하기는
 
또?
또?
또 오른대?

불효자식 만들고 말 거래?
고약하기는
 
신고합니다.
잡아 주시오.
내 주머니 터는 물가
신고합니다.
다시는
내 주머니 털지 못하게

가난뱅이 만들지 못하게


잡아서
꽁꽁
묶어서
가두어 주시오.
 
여기요.
여기!
올라가고 있소.
빨리
빨리
잡아 주시오.
내 주머니 털지 못하게

가난뱅이 만들지 못하게
빨리
빨리
잡아 주시오.
 
2011.1.5
 
 
내 어머니의 밥 짓기
 
김옥춘
 
볏짚 똬리 위에
동이 이고
해당화 꽃잎 밀어내며
샘물 길어다가
아궁이에
나무 때서
가마솥에
감자 섞은 옥수수밥을
지으셨지요.
화로에
된장찌개 끓이셨지요.
나 아주 어렸을 때
내 어머니
꽃다웠을 그때에
강원도 산골에서
동화처럼
전설처럼 사셨어요.
아름다운 동화
삶 자체가 신비로운 전설
 
물 한 바가지 붓고
펌프질해서
물 퍼 올려
숯과 모래에 걸러
볏짚 아궁이에 때서
풍로 돌려 왕겨를 때서
가마솥에
보리밥을
지으셨지요.
양은 솥엔
국을 끓이셨어요.
나 어렸을 때
내 어머니
젊었을 그때에
충청도 농촌에서
영화처럼 사셨어요.
고생까지도 아름다운 영화
 
 
수돗물 받아
석유풍로에 냄비 밥
연탄불에 냄비 밥
지으셨지요.
나 청춘일 때
내 어머니 중년에
서울 달동네에서
끼니 걱정하며
드라마처럼 사셨어요.
불굴의 드라마
 
수돗물 받아
전기밥솥에 밥을 지으시고
가스레인지에 찌개 끓이시고
나 직장인이 되었을 때
내 어머니 환갑에
캄캄하고 눅눅한 반지하에서
르포처럼 사셨어요.
진실을 찾을 수 없는 현장보고서
 
수돗물 의심스러울 땐
정수기 물을 받아
전기압력밥솥에 밥을 지으시고
도시가스로 찌개 끓이십니다.
며느리 어디 간 날 아주 가끔
나 중년이 된 지금
내 어머니 노년에
서울 임대아파트에서
가족들과
살얼음처럼 사십니다.
2년 뒤엔 어찌 될지 모르는 살얼음
 
물을 사 먹는 세월에
붉은 해당화 꽃잎 맴돌다
빨래터로 흘러내렸던
동화보다 아름다웠던
우리 집 샘물이 생각납니다.
 
2011.3.30
 
놀이터에서
 
김옥춘
 
밀어주세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흔들리는 세상이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놀이가
더 재미있는 아이에게는
믿음이 있다.
내 손에 대한 믿음
할아버지 손에 대한 믿음
믿음이
아이의 놀이를
신나게 한다.
 
세상은 자주 흔들린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삶은 때때로 위태롭다.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밀어주세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재촉하는 아이의 삶은
지금처럼
행복할 것이다.
그리 믿어진다.
자신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믿음
그 믿음으로 의지를 키워
세상이 흔들린다고 해도
삶이 위태롭다 해도
행복을 만들어갈 것이라
믿어진다.
 
아이는 놀이를 즐겨야 한다.
어른은 일을 즐겨야 한다.
좀 더 자신 있게
좀 더 행복하게 살아야 하니까
 
2011.3.16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
 
김옥춘
 
발전이
자멸을 위한
파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원시인이
절대로
미개인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호랑이를 이기고
방사능을 키워 놓은 지구인은
도망갈 곳을
숨을 곳을 찾을 수 없단다.
 
호랑이를 이겼듯이
어느 순간
방사능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지구인이라고 믿지만
지진과 해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 사고 소식에
가슴 아프고
가슴 서늘하다.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다.
지금도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지구인의 우려가
기우이길 기도한다.
지구인의 행복이
안전하길 기도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게
가난인 줄 알았는데
가난이
지구에겐 축복이었나 보다.
 
20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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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딱다구리 | 작성시간 26.06.18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옥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8 고맙습니다.
    오늘도
    행복 행운 가득 담으세요.
    응원합니다.
    김옥춘 올림
  • 작성자목자 | 작성시간 26.06.18 좋은 시 감사합니다.
  • 작성자핑크하트 | 작성시간 26.06.18 안녕 하세요...김옥춘님
    감동방에 좋은 글 고맙습니다.
    많이 더운 요즘 입니다 건강 관리 잘 하세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 작성자뮤직러버 | 작성시간 26.06.19 주옥같은 글,
    한참을 머물러 봅니다.
    추억도 생각나고 넘 좋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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