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에서 최고 비싼 이자
어머니는 양파를 까다가 뜬금없이
“이자는 뭐니뭐니 혀도 눈물에 붙는 이자만큼
비싼것이 없어야.
야야, 우뜸거리에 살던 숙희 엄니 아냐?
그 여편네 서방 무능하다고 어린새끼 다 버리고
집나가 평생 소식도 없더니, 지난달 서울 사는
역구지떡네 딸이 봉사활동이다냐 뭐다냐 그런 걸
나갔는디, 근디 알고 본께 그 여편네라고 안혀.
불도 안 땐 단칸방에서 꼬챙이처럼 말라
날마다 눈물 바람만 허고 산다고 허드라.
지 살자고 지속에서 나온 새끼한티
눈물 되로 주고 떠나더니, 늘그막이
눈물을 말로 퍼내고 있잖여.
시상엔 그 어떤 것도 공짜가 없당께.
그 중여서도 자식한티 준 눈물만큼
이자가 높은 것은 없어야.
나도 니 아버지 일찍 보내고 너희 다섯 남매
넘들만큼 빤듯허게 가르치지 못혀서
그것이 늘 걸렸어야.
넘들한티 눈물놀이는 안허고 살었지만
늘그막이 공부방에 틀어박혀 있는 너를
보면 오목가슴이 쓰려야.”
어머니는 꼬깃꼬깃 모아둔
몇 십 만원의 눈물주머니를 등록금에 보태쓰라며
“이렇게라도 빚을 청산혀야만 먼 길 가볍게 갈 수
있을 것 같어야.”
- 김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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