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12월도 끝으로 내닫던 어느날 .
엠브란스는 지붕위에 하얀 이불을 두껍게씌운채 ,
더이상은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소견에따라 ,
힘겨운 바퀴를 돌리며 천천히 천천히
울음조차 뱉지못하는 우리들과
말한마디 건네지못하는 아버지를 달래주며
제할일을 하고 있었다 .
이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날 준비를 하며 , ,
당신이 손수 그려 붙인 매란국죽 ,
멋스러운 수묵화 다락문짝아래
따뜻한 아랫목으로 돌아오셨다 .
지독히도 자립적이던 그분의 성격탓에 ,
스스로 몸을 움직이다 ,
뼈만 남은 앙상한 몸,
병원침대머리에 부딛혀 마비가 왔다 .
암환자에게 중풍은 오히려 축복이란다 .
극심한 고통을 느낄수 없으니.
오래비 하나없던 내겐 갓시집가 벌판같은 시댁에
든든한 버팀목되어주실 큰기둥 .
그 큰기둥 칼바람몰아치는 언땅에 묻고 돌아서서
설움에말은 국밥한그릇
태안에 생명이 있어서일까 .
꺼이~ 꺼이
흐느낌 새중간에 한술두술 잘도 넘어간다 .
마라톤의 바톤을 넘겨주듯 ,
죽음의 다리에서
또하나의 새생명을 보냄으로 삶을 연결하는 것일까
머릿속에선 뒤범벅이된 삶과 죽음이 함께 질주한다 .
여태껏은 ,아버지앞에 ,재롱만 부릴즐 알았던 응석받이였지만
그래 이제 그분이 내려주신 새끈을 붙잡고 꼿꼿이서서,
나 세상을 당당하게 헤쳐가리라 .
많은 세월건네고 아버지 가신 그나일 훨씬 넘기고서야 ,
그분이 사신삶이 얼마나 고되고 , 힘들었을까를
이제야 느끼는 난 철없는 딸이다 .
서서히 사그라드는 화로속 잿불처럼 ,한해가 다르게 힘없이 변해가는 어머니 모습
그곁에 아버지 자리가 얼마나 큰지 .
어머니 보고있노라면 ,아버지그리움이 점점더 커진다 .
아빠 , 여태껏처럼 엄마좀 잘 지켜주세요 .
아버지 마지막 말씀 .
매사 최선을 다해 살았고 ,양심에 걸리는 행동 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으니
삶에 대한 미련은 크게 없으나 ,
천사같은 마누라 험한세파에 남겨두고 갈생각하니 ,
눈이 안감신다 , 하셨잖야요 .
내 삶의 지표요 스승이기도한 문뜩 문뜩 보고픈 그리운아빠,
이제 저도 이나이 되고 보니 주변에 아버지 같은사람 찾기 힘들더라구요.
아빠! 정말 많이 사랑하고 존경해요 .
16,,,5,4.수.산꾼동아리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