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여년 만에 만난 순희

작성자화전민|작성시간24.05.17|조회수113 목록 댓글 4

순희는 내 고향친구다.
내가 여섯살 때인가 옆집에 이사 온 집에 딸이다.
옛날 시골 동네에서는 온 동네가 모두 가족처럼 지냈다
교통편이 많지 않던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을 그 지역 안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순희 아버지는 동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고, 그래서 그 집은 동네 사람들과 교류가 별로 없었다.
순희도 가끔 학교 갈 때 인사를 하고, 오다가다 마주치면 몇 마디 얘기를 하고,
어쩌다 동네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놀기도 하고, 4H 모임에서 같이 활동하기도 했지만,
동네 아이들의 숨바꼭질 같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노는 놀이에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졸업식 때 동네 어른들이 베풀어 준 졸업 축하 파티에서 제비 뽑기로 순희와 짝이 되었다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둘이 서로 얼굴이 발그레해서 어깨동무를 하고, 지금 보면 참 유치한 것 같은데 소중한 추억이다.
 
그 순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의 또 다른 고향 친구에게 연락처를 물어서 전화를 했다고 했다.
가끔 친구들을 통해서 소식은 들었지만 거의 40년 만에 연락이 온 것이다.
순희네도 오래전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친구에게서 내가 가까운 곳에 산다는 얘기를 듣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거의 40년 여 년 만에 순희를 만났다..
그녀와 함께 서문시장에서 순대와 떡볶이도 먹고 인근 청라언덕에 올라서 많은 얘기를 했다.
순희는 마치 그때 그 시절 어린아이가 된 듯 쉴 새 없이 조잘거리며 말을 했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녀의 모습이다.
선물로 사준 머리핀을 꽂고 익살스럽게 깔깔거리며 웃는 그녀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이제는 며느리가 있을 나이지만 고향 친구 앞에서는 고향에 있을 때처럼 그런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가 보다.
고향 친구라는 건 그래서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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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테사랑짱 | 작성시간 24.05.17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화전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7 감사합니다~`좋은시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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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혜룡(慧龍)승려 | 작성시간 24.05.17 소중한 영상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화전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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