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떠나다.
비워버린 가슴에 무엇이라도
채워야만 했기에 나는
떠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나에게 주어진 의무에서 벗어나
나에게 주어진 책임에서 벗어나
나를 추스리기 위해 현실로부터 달아났다.
현실의 모든 나를 내버려둔 채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싶어서
현실에서 비켜서서 보니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떠남의 마지막엔 허무함이
가슴 가득 채워질지라도
따뜻한 사람과 밥 한상이 그리워졌다.
떠나보니 내가 소중해졌다.
떠나보니 내가 그리워졌다
따뜻한 사람과 밥 한상이 그리워졌다.
삶은 생각한 것과 다르게
때때로 방향을 잃거나 헤매기도 한다.
그럴 땐 더하기가 아닌 빼기
내려놓기, 덜어내기
무엇을 선택하든
무엇을 내려놓든
돌아오는 길에 나 자신만은
가득 채워 올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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