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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빌리지 않은 밤

작성자이 성지(창원)|작성시간26.06.09|조회수5 목록 댓글 0

 

 

 

 

달을 빌리지 않는 밤

南降/심현재

 

달이 없었다

그래서 하늘은 더욱 높았다

 

빛이 없으니

산은 산의 얼굴로 서 있고

나무는 나무의 이름으로 서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무언가를 비추어 줄 것을 기다렸지만

어둠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보이지 않는 것들의 숨결이
가까워졌다

 

꽃잎 한 장 떨어지는 소리

멀리 개울이 뒤척이는 소리

 

그리고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는
한 사람의 마음

 

달 없는 밤이 깊어질수록

세상은 점점 뚜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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