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저의 반야심경 해설 작업의 일부를 찢어 올립니다. 이 내용은 소승의 책 <반야심경, 무슨 말을 하고 있나>와 <반야심경 정해>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 글을 주변 분들께 많이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축산 사문 관정(觀頂) 합장
무안계내지 무의식계(無眼界乃至 無意識界),
(눈의 세계에서부터 의식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감각의 세계도 없고,)
眼界(안계): 眼(안)은 ‘눈’이라는 뜻이고, 界(계)는 산스크리트어 dhātu(다투)의 번역으로, ‘경계(境界)’, ‘영역’, ‘세계(世界)’라는 뜻으로, 眼界(안계)는 ‘눈에 보이는 형상[色]의 세계’라는 뜻이다.
無眼界(무안계)는 눈에 보이는 형상[色]의 세계가 없다는 말이다. 오온이 다 사라진 적멸상태에 들면, 눈도 없고, 눈의 대상인 형상[色]도 없으니, 눈에 보이는 형상의 세계인들 어찌 있을 수 있으랴?
乃至(내지): 乃至(내지)는 ‘~에서부터 ~에 이르기까지의’ 뜻으로, 무안계내지 무의식계(無眼界乃至 無意識界)는 무안계(無眼界)와 무의식계(無意識界) 사이에 無耳界(무이계), 無鼻界(무비계), 無舌界(무설계), 無身界(무신계)가 생략되었음을 의미한다. 耳界(이계)는 ‘귀에 들리는 소리의 세계’, 鼻界(비계)는 ‘코에 감지되는 냄새의 세계’, 舌界(설계)는 ‘혀에 와 닿는 맛의 세계’, 身界(신계)는 ‘몸, 특히 피부로 느끼는 촉감의 세계’라는 뜻인데, 무안계내지 무의식계(無眼界乃至 無意識界)는 눈의 세계에서부터 의식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감각의 세계도 없다는 말이다.
無意識界(무의식계): 마음에서 일어나는 심리현상들의 세계가 없다.
意識(의식): 여기서 意識(의식)은 意(의)의 뜻인 manas(마나스)와 識(식)의 뜻인 vijñāna(비즈냐나)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산스크리트어 manovijñāna(마노 비즈냐나)를 번역한 것으로, 이것은 여섯 감각기관의 마지막에 있는 意(의)의 뜻인 산스크리트어 manas(마나스)와 조금 다른 형태로 돼 있는데, 이것도 manas(마나스,意)와 마찬가지로 제6식(六識)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된다. 意識界(의식계)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심리현상들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고, 無意識界(무의식계)는 그런 심리현상들의 세계가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