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의 반야심경 해설의 일부를 올립니다.
空中無色(공중무색) 無受想行識(무수상행식)의 의미
空中無色(공중무색)에서 空(공)은 ‘적멸’이란 뜻이고, 中(중)은 ‘가운데’, ‘상태’라는 뜻이다. 空中(공중)은 ‘적멸상태’라는 뜻이다. 따라서 空中無色(공중무색)은 ‘적멸상태에는 몸의 물질현상[色]이 없다[無]’는 말이고, 無受想行識(무수상행식)은 ‘느낌[受], 인식[想], 업 지음[行], 식별[識]도 없다’는 말이다. 이것은 적멸상태에는 몸의 물질현상도, 정신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몸의 물질현상이 없다’는 말과 ‘정신현상이 없다’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몸의 물질현상이 없다’는 말은 몸의 물질현상의 일종인 호흡과 심장박동까지 멈춘다는 뜻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적멸에 들면, 최소한의 몸의 온기와 미세한 호흡만 있을 뿐, 겨울잠을 자는 것과 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서, 어떠한 신체적 행위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다가 이 몸의 수명이 다 끝난 뒤 완전한 열반인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 더 이상 다음 몸을 받지 않아, 영원히 끝난다는 말이다.
‘정신현상이 없다’는 말은 눈, 귀, 코, 혀, 피부, 의식 등의 모든 감각기관이 작동되지 않고 쉬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렇게 보는 근거로 <장아함경> 제1권의 다음과 같은 부처님의 게송을 들 수 있다.
만약 네 가지 변재(辯才)를 얻고,
궁극의 깨달음을 얻어
모든 결박을 다 풀어 제거할 수 있다면,
방일(放逸)하지 않으리라.
이제는 몸의 물질현상[色], 느낌[受], 인식[想], 업 지음[行], 식별[識]은 마치 노후(老朽)해서 고장난 수레와 같도다.
이 연기법을 잘 관찰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等正覺]를 이루리라.
위의 게송에 의하면, ‘궁극의 깨달음을 얻으면, 오온은 시스템이 해체되어 작동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말은 궁극의 깨달음을 얻은 이는 이 몸이 수명이 다한 뒤 더 이상 오온이 작동되지 않아, 다음 존재를 받지 않고 영원히 끝난다는 뜻이다.
다음 카페 <위빠사나금정선원> 조성래 원장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