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반야심경에서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아갈 때'란?

작성자조성래|작성시간14.12.25|조회수153 목록 댓글 1

오늘은 예수탄신일이군요. 휴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의 반야심경 해설 작업의 일부를 찢어 옮깁니다.

 

 2) 行深般若波羅蜜多時(행심반야바라밀다시),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아갈 때

‘반야’란 자신의 실체를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로서, 선정삼매에 들어 자신에 대한 관찰을 많이 닦았을 때 생김

 

(닦을 행) ‘行(행)’은 산스크리트어 ‘caramāṇa'를 번역한 것으로서, ‘수행(修行)’, 즉 ‘닦는다’는 뜻이다. 선(禪)수행이 없는 불교, 계정혜의 닦음을 통하여 지혜를 계발하지 않는 불교는 진정한 의미에서 보면, 불교라고 말할 수 없다.

 

(깊을 심) 深(심)의 산스크리트어 원어는 ‘gambhīra'다. 이것은 ‘매우 깊다’는 뜻으로, ‘甚深(심심)’, ‘極甚深(극심심)’, ‘深妙(심묘)’ 등으로 한역되는데, 여기서는 매우 깊고도 묘한 관찰삼매에 들었음을 의미한다. 법월(法月)이 번역한 반야심경을 보면, 그곳에는 이 부분이 “부처님의 보호를 받아, 지혜광명으로 밝게 비춰보는 삼매[慧光三昧]에 들어, 그 삼매의 힘으로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아갈 때”라고 번역돼 있다. 이것을 보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아갈 때’란 ‘관찰삼매에 들어, 깊은 반야를 닦아갈 때’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깊다’는 의미의 ‘深(심)’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혜도 깊은 지혜가 있고, 얕은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얕은 지혜는 단순히 몸의 움직임이나 들숨날숨 등 피상적인 바깥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고, 깊은 지혜는 오온의 특성을 관찰하는 것이다.

 

반야공리언 등(般若共利言等)이 번역한 반야심경을 보면, 그 첫 머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 많은 대비구 및 대보살들과 함께 왕사성 칠엽굴 산중에 계실 때, 불세존께서 ‘광대심심(廣大甚深)’이라는 삼매에 드셨다. 그 때 대중 가운데 ‘관자재(觀自在)’라는 대보살이 한 분 계셨는데, 그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아갈 때 오온이 다 실체가 없는 것[空]임을 꿰뚫어보고는 모든 고통과 액난[苦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 즉시 사리자가 부처님의 위신력[威力]을 받들어, 관자재보살께 합장하여 공경의 예를 표한 뒤에 물었다. “만약 어떤 선남자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으려고 하면 어떻게 닦아야 합니까?” 그렇게 묻자, 관자재보살이 사리자에게 답했다. “사리자여,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으려고 하면 오온의 특성이 공(空)함을 관찰해가야 합니다.”

 

849b26║如是我聞。一時佛在王舍城耆闍崛山中。與

849b27║大比丘衆及菩薩衆俱。時佛世尊卽入三昧。名

849b28║廣大甚深。爾時衆中有菩薩摩訶薩。名觀自

849b29║在。行深般若波羅蜜多時。照見五蘊皆空。離

849c01║諸苦厄。卽時舍利弗承佛威力。合掌恭敬白

849c02║觀自在菩薩摩訶薩言。善男子。若有欲學甚

849c03║深般若波羅蜜多行者。云何修行。如是問已

849c04║爾時觀自在菩薩摩訶薩告具壽舍利弗言。

849c05║舍利子。若善男子善女人行甚深般若波羅

849c06║蜜多行時。應觀五蘊性空。

 

위의 반야심경의 원문에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으려고 하면, 오온의 특성이 공(空)함을 관찰해가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반야지혜도 깊은 지혜가 있고, 얕은 지혜가 있다. 얕은 지혜는 몸의 움직임, 표피적인 감각 등을 알아차림 해갈 수 있을 정도의 지혜이고, 깊은 지혜는 얕은 지혜를 많이 닦은 결과, 생기는 지혜로서, 오온(五蘊), 칠각지(七覺支) 등을 알아차림 해갈 수 있을 정도의 밝은 지혜다.

<염처경(念處經)>이나 <대념처경(大念處經)>에서 신수심법(身受心法)의 사념처(四念處)를 관찰하는 붓다의 수행법을 설명하는 데 있어 법념처(法念處)에 대한 설명이 가장 뒤에 나오는데, 오개(五蓋), 오온(五蘊), 칠각지(七覺支) 등의 법념처를 관찰할 수 있는 지혜가 ‘깊은 지혜’다.

 

몸의 동작이나 느낌들[身], 괴로움, 즐거움 등의 마음의 느낌들[受], 집중, 산만, 들뜸, 안정, 멍함, 졸음, 깨어있음 등의 마음의 상태[心],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등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들[法]을 알아차림 하며, 관찰해가는 사념처 수행은 얕은 데에서 시작해서, 수행해감에 따라 점점 더 깊이 관찰할 수 있는 지혜의 눈을 얻게 된다.

대한불교조계종 강원의 필수교과목 중 하나인 <능엄경>에 “사마타를 닦는 가운데 모든 부처님의 위빠사나를 써서 청정하게 닦고, 증득해 들어가, 점차 그 깊이를 더해간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것은 부처님의 수행법인 위빠사나의 관찰수행을 많이 닦아가면, 점점 더 밝은 지혜의 눈을 얻게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반야 | 작성시간 15.04.04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