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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미 위넷 '스탠 바이 유어 맨' 이시하라 요시로오 '울고 싶은 놈'외, 거대역사가 가혹한 것은 한 인간이 개인으로 살아갈 권리를 무

작성자아스팔트정글|작성시간25.07.18|조회수145 목록 댓글 0

https://youtu.be/AM-b8P1yj9w?si=cknCWG-n9fzFOZPb

Tammy Wynette - Stand By Your Man

 

이시하라 요시로오 / '울고 싶은 놈'

 

나보다 더 울고 싶은 놈이

내 속에 있어서

제 발목을 제 손으로

꽉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이다

나보다 더 울고 싶은 놈이

내 속에 있어서

눈물을 흘리는 건

언제나 나다

나보다 더 울고 싶은 놈이

울지 않는데

내가 울어봤자

뭐가 달라지나

나보다 더 울고 싶은 놈을

때려서 울리려고

데굴데굴 타따미를

굴러는 보지만

꺼이꺼이 울음을 터뜨리는 건

언제나 나다

해는 문득

처마 끝에서 저물고

나는 밀려나

굴러 떨어진다

울면서 툇마루 끝을

굴러 떨어진다

울어주렴

울어주렴

 

김언 /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기차가 출발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사람이 태어나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전쟁은 시작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짐승들의 시체가 우글거리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시계는 정각을 가리키고

오분이 조금 넘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건물은 다시 올라가고 너는 떨어져 내린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너와 나는 통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여행을 떠나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소포를 보낸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입자는 빛으로

빛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처음 휘어진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우리는 보았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장소는 떠난다

그곳을 떠난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울고 싶은 놈'---이시하라 요시로오(1915~1977)는 1939년에 군에 입대하여 북방 정보요원으로 하얼빈으로 갔고
1945년 2차대전이 끝나던 시기에 소련군에 체포되었으며
1948년 스탈린 사망 특사로 풀려나기까지 3년 간 시베리아에서 유형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와서 시인, 그리고 기독교인으로 살다가 결국 1977년에 자살을 했다.

나보다 더 울고 싶은 놈은 정작 울지를 않고 내가 울어야 하는 삶!
거대역사가 가혹한 것은 한 인간이 개인으로 살아갈 권리를 무자비하게 살육한다는 것이다.
거대역사는 암흑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 역사는 얼마나 더 퇴행할까.

'암울하다' 가 아니라 지옥행 특급열차를 타고 지옥보다 더한
불지옥으로 떨어지고 있다.
어쩌랴, 자업자득인 걸---

'아무도 없는 곳에서'---아무도 없는 곳,
그래 그곳으로 떠나야 팍팍하고 절망적인 이 세태를 보지 않을 테니---

이젠 떠날 기차도 없고,
타야 할 사람도 없고,
그러나 넘쳐 난다.

죽어 갈 잉여인간들로---

한데 왜 자각하지 못할까.
아하, 내 탓이 아니라 남들 탓이라서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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