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덕룡 시집 [속이 뻔한 울증](파란시선 180) 신간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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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이 뻔한 울증 신덕룡 시집 파란시선 180 신덕룡 저자(글) 파란 · 2026년 06월 10일 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화르르 날아가 버렸는데 뭔가 남겨 놓은 게 있다는 듯 [속이 뻔한 울증]은 신덕룡 시인의 일곱 번째 신작 시집으로, 「불두화」 「혼잣말」 「산딸나무 꽃」 등 74편이 실려 있다. 신덕룡 시인은 1956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났으며, 1985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2002년 [시와 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소리의 감옥] [아주 잠깐] [아름다운 도둑] [하멜서신]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 [단월] [속이 뻔한 울증], 저서 [환경위기와 생태학적 상상력] [생명시학의 전제] [풍경과 시선] 등을 썼다.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백호임제문학상 본상, 김준오시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덕룡 시인의 이번 시집 [속이 뻔한 울증]에서 가장 뚜렷한 의미 계열을 이루는 것은 “죽음” 이미지 다발이다. 가장 도드라진 예술적 지력선을 구축하는 형상들의 매듭 역시, “죽음”이 낳는 ‘실존론적 기투(企投)’를 심미적 불꽃의 흑점으로 삼는다. 가령 “지난봄에 떠난 마나님이라도 다녀가는지 손끝에서 스러지는 불빛이 잠깐 웅크린 몸을 품어 주고 간다”(「담배 한 대」), “후일담은 없겠다 삶과 죽음이 빈틈없이 맞물렸으니 어제가 꿈이었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 지금도 꿈속 아니겠냐고, 흰소리할 뻔했다 아침 댓바람부터”(「꿈이 아니다」), “작은 솜털 몇 개 비명처럼 남겠지만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산다는 게 더 아슬아슬해 궁금증이 부풀수록 저렇게 손짓하는구나 너머로 가는 길은 밖에 있다고 그래, 돌멩이처럼 날아가는 거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참새와 유리창」) 같은 무늬들을 보라. 이들은 시인이 마주한 “죽음”의 예감 속에서 신독(愼獨)의 태도와 치곡(致曲)의 윤리학이 어떤 예술적 형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소탈하면서도 서늘한 느낌으로 적시한다. 신덕룡 시인의 거의 모든 시 작품에 동아시아 문화 전통을 집약한 유불선(儒佛仙)의 사유가 공존하면서도 어느 하나로 특화되지 않는 까닭 역시, 그의 특유한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정신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달리 말해, 경험적 리얼리즘으로 요약될 수 있을 신덕룡 시인의 수미일관한 삶의 태도에서 비롯한다. 그러하기에 시인은 어떤 사상적 체계와 규범적 기율을 숭상하는 수동적 관념의 주체로 살아갈 수 없다. 오히려 그는 나날의 삶에 주어지는 무수한 사연과 다양한 곡절들 자체를 “들여다보고 만지고 생각하느라 바쁘다”라고(「시인의 말」) 말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리얼리스트이다. 이 리얼리스트에게 참으로 중요한 것은, 유불선에서 오랫동안 운위되어 온 특정한 개념이거나 추상적 규범일 수 없다. 오히려 우리네 인생 자체에 깃든 희로애락의 그림자일 것이며, 그것이 안겨 주는 영광과 비참, 환희와 고통, 기쁨과 슬픔이 훨씬 더 간절한 문제이자 화두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신덕룡 시인의 시에서는 화려한 이미지의 상승 운동이나 원대한 지향성의 좌절과 실패에서 기원하는 숭고 또는 비장의 미감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나날의 삶에 말없이 깃든 ‘숨은 조화’의 은은한 자존감과 담박한 아름다움이 드넓게 번져 흐른다. 벤야민이 말했던 ‘범속한 트임(profane Erleuchtung)’에 육박하는, 일상의 낡은 사물들에서 그 뒷면에 숨겨진 다른 진실과 신비스러운 영감을 일깨우는 ‘우아(優雅)’의 미감이 이번 시집 [속이 뻔한 울증]의 바탕을 이루게 되는 맥락도 이와 같다. 흔히 ‘운명’이라고 불리는 실존의 부조리와 존재론적 아이러니, 또는 나날의 풍경들에 깃든 활달한 골계미의 감각들이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는 사정도 마찬가지다. [속이 뻔한 울증]의 미학적 핵심은 나날의 일그러진 풍경과 인생의 우여곡절을 수수하면서도 강렬한 진실을 담은 담박한 무늬들로 소묘하는 모순적 이미지 배치법과 예술적 짜임새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상 이찬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신덕룡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경희대). 전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 1956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났다. 1985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2002년 [시와 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소리의 감옥] [아주 잠깐] [아름다운 도둑] [하멜서신] [다섯 손가락이 남습니다] [단월] [속이 뻔한 울증], 저서 [환경위기와 생태학적 상상력] [생명시학의 전제] [풍경과 시선] 등을 썼다.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백호임제문학상 본상, 김준오시학상 등을 수상했다. 작가의 말 단월에 들어온 지 여러 해 되었다 여기서는 시간의 다양한 표정을 보며 산다 시간은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 하루 종일 함께 놀고 떠날 때는 아쉬운 듯 몇 번씩 뒤돌아보며 간다 그때마다 무언가 남겨 놓고 가는데 그걸 들여다보고 만지고 생각하느라 바쁘다 그래서 나는 어제와 조금 다르게 산다 목차
책 속으로 불두화 수타사(壽陁寺) 안뜰에 꽃비 쏟아진다 바닥에 내려 쌓인다 환하게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모양이다 말도 물질이니 곧 흩어질 테고 열매를 맺는 일은 더더욱 부질없다는 듯 자잘한 무늬 남겨 놓았다 한 시절 훌쩍 건너뛰는 길목에 ■ 혼잣말 빨리 와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지 나도 몰라 노랑이가 머리를 박고 저녁을 먹는다 반쯤 남긴 밥그릇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더니 돌아선다 허겁지겁 먹던 밥이 줄어들 때 노랑이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먹어도 된다고 그래도 충분하다고 몇 번이나 망설이고 또 망설였으리라 때를 잊고 돌아다닐 동생 점박이를 떠올렸으리라 그릇의 테두리를 핥으며 쩝쩝거리는 입맛, 있는 힘껏 다스렸을 거다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 산딸나무 꽃 화르르 날아가 버렸는데 뭔가 남겨 놓은 게 있다는 듯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화장(火葬)이 다 끝난, 깜부기불조차 숨이 죽은 아침이다 햇살이 풀어놓은 손가락들 따라가며 밤새 무슨 알이라도 슬어 놓았는지 한사코 뒤적거린다 당달봉사의 예감과 촉감으로 짚어 내려는 눈치다 타고 남은 잿무덤에 대고 중얼중얼, 주문이라도 외고 싶은 모양이다 바람 불고 산딸나무 꽃 흩어지는 날 흰나비 떼처럼 ■ 기본정보 ISBN발행(출시)일자쪽수크기총권수시리즈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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