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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광고? 맛집 '낮술한잔'

작성자草隱|작성시간26.06.13|조회수28 목록 댓글 0

맛집 '낮술한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단둘이 막걸리 한잔 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더위에 밖에서 무슨 술한잔? 여기서 막걸리란 나이든 사람들이 일컷는 음주의 대명사이다. 그런데 둘이서만? 무슨 일이 있는걸까? 그게 상당히 궁금했다. 
시간 맞추어 시장통으로 나갔다. 햇살이 강한데 바람기가 있어 좋다. 5일장 파장 무렵, 점포마다 펼쳐놓은 물건들을 정리해야 하는 바쁜 시간, 그래도 사람들이 더러 다가선다.
친구와는 시장통앞 우리들만의 만남의 장소 앞에서 보기로 하였다. 그 만남의 장소란 또 어디인가? 지난번 셋이서 5일장을 돌다 난장 포장아래서 막걸리와 부침이 안주를 사먹은 곳의 입구이다.
먼곳에서 친구가 손을 흔들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통닭집이 보였다. 간단하게 끝내기엔 그곳이 좋겠다 싶어 가계안으로 들어섰더니 장사를 끝내었다고 말한다. 알고보니 장날에만 문을 여는 것이다. 그만큼 장사가 안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도로 하나를 건너니 작은 가계가 문을 열었다. '낮술한잔' 그곳을 들어서며 "낮술 취하면 안되는데" 하고 말했더니, 주인장이 "낮에 취해도 괜찮십니더"하고 응대했다.
소맥에 가오리 무침, 나는 어딜가든 막걸리외엔 술의 종류와 상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아무 것이나 좋은게 아니라, 술맛을 모르는 벌술이다. 진짜 술꾼들은 같은 소주라도 기차게 상품의 맛을 구분한다.

주인장은 식당 바깥에도 물건을 내어놓고 판다. 60대 중반? 그녀는 지나는 남자는 무조건 오빠다. 우리 테이블에도 엉덩이를 걸쳤다 나가기를 자주했다. 식당엔 우리 외에도 잠깐잠깐 손님이 들었다 간다.
친구가 나만 따로 만나자고 한것은, '지난번 자신이 했던 말에 내가 오해를 가졌나 싶기도 하고, 사귄지 오래지 않아 나의 속마음이 궁금해서'란다. 술마시는 사람은 두번만 겪어보면 아는데...

나는 '이 나이에 서운할것, 숨길게 뭐가 있겠나? 사진과 일기 쓰듯 글로서 내 속마음을 다 표현한다'고 말했다.
주인장은 장사를 시작한지 몇달이 지났는데, 오늘은 손님이 없는 편이라했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직장을 다니며 나와는 전혀 인연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심심풀이 상권보는 방법을 공부했다.
오전에 햇볕이 드는 가게와 오후에 드는 곳의 장단점과 유리한 업종, 아파트 등 밀집동네의 좌나 우측에 위치해야 하는 업종의 종류, 예를 들면, 주유소는 아침시간엔 서두르게 되니 퇴근길에 들리기 쉬운 맞은편에, 마트는 싱싱한걸 사야하니 출근길에 나가면서 우회전 해나가는 장소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긴시간 그곳을 지나는 사람 수와 연령대를 파악하는게 더 중요하다.
테이블에 앉는 주인장더러 이런 종류의 장사는 손님이 드나드는 분위기를 보여야 하니, 지나가는 손님이 보도록 테이블 하나쯤은 치우지말고 그대로 두고, 주인이 자릴 비워도 눈에 들어오는 눈요깃 꺼리 장식이 있는게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셔봐서 아는데, 손님이 오면 먼저 원가 적게드는 콩나물국 같은걸 공짜로 많이 먹게해서 술이 덜취하게 하는 방법도 빈술병 늘이는데 좋겠더라는 경험담을 늘어 놓았다.
참! 공부(?)를 하던 당시 작명소 간판도 안달았는데, 어느 지인이 식당을 할 것이라며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다. 위치가 어디쯤이냐고 물었더니 전통시장의 닭을 파는 곳이라 하여 그럼 닭계자를 붙여 전통있는 경주를 연상케하는 '계림식당'이 어떻겠느냐고 하였더니 그걸로 하겠다고 하였다.
절친이 아니었으니 개업식에 가보고 그런 것도 없이 법규에 위반되지 않게 하라는 립서비스만 했다. 열흘쯤 지났을까 아침시간에 급히 전화를 걸어왔다. 어젯밤 12시를 넘겨 장사하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그것참! 기가찼다.
어쩌랴? 관할서 아는 사람에게 자존심 팽개치고 통사정을 했더니 알았다고 했는데, 결과는 알아보지 못했고, 얼마후 밥장사가 못마땅한지 업종을 바꾸어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나의 어설픈 작명쟁이 행각은 찬서리를 맞은 셈이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건너편 테이블 사람들과도 열린 대화의 공간이 되었다. 대화의 소재가 확장되어 진주나 삼천포 이야기도 나왔고, 먼저 일어섰던, 부부가 아닌듯한 노년 한쌍도 다시 앉아 술을 시켰다.
술기도 오르고, 거십(Gossip : 가십, 흥미위주의 이야기)을 꺼낸김에 후라이(프라이, Fry 아님)를 약간 보태기로 하였다. 내가 주인장더러 요즘은 맛집이 되려면 SNS에 많이 뜨야하는데, 그럴려면 뭔가 광고성 소재를 자주 올려야하고, 내가 그런거 하는 사람이니 가게 사진찍어 올려주겠다고 하였더니 찍으라며 얼굴을 들이 밀었다.
물론 반쪽진담의 이야기지만 주인장은 성격이 쾌활하여 무엇이든 긍정의 자세를 취할 것 같다. 건너편 테이블 사람들도 초상권 사용허가를 얻어 한컷했다.
그곳을 나와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향했다. 요즘은 자영업이 힘들다는데, 무슨 사정이나 각오로 영업에 뛰어 들었을까?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노년들의 절박감, 그런 용기도 없는 나 자신, 다행이 주인장의 밝은 성격으로 어느 정도 어두운 분위기를 상쇄시킨다지만, 돈이란 요물은 사람 안면을 고려하지 않는다.
어둠의 시간이 남아 길가 벤치에 앉아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AI에게 물었더니, 외부적 상권보다 내부적 요인, 1.고객 관점의 서비스 마인드 부족, 2.품질 및 일관성 저하, 3.매출 및 고객 데이터 분석 부재, 4.철저하지 못한 매출 정산, 5.잘될때의 방심과 고정비 증가, 6.소통단절 및 변화거부, 7.비수기 등 시즌별 요인이 더 크다고 답하였다.

뭐? 외부요인인 상권보다 내부요인이 크다고? 술은 내가 마셨는데 AI가 취한게 아니야? 그러기를 바라는 수 밖에...세상 그게 대세니까?
참! 아까의 그 식당 이름이 뭐더라? 아! 맛집, '낮술한잔'. 번창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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