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적응훈련]
1. 최소한 5시간 이상을 연속 걷는다(점심시간 포함).
2. 최대한 그늘을 찾아 이동하되, 코스를 이탈하지 않는다.
3. 휴식시간 5분 이상 소비하지 않는다.
최고기온 30도(?), 아직은 불어오는 바람에 시원한 기운이 섞였습니다. 그런데 햇살이 따가우니, 흐르는 땀에 속옷이 젖고, 갈증이 심하게 났습니다.
중간지점 낙동강을 접하며, 자전거 라이딩 코스를 겹쳐 걸었습니다. 양산 정수장 근처 낙동강에 푸른 녹조가 끼었네요. 길가다 외진 곳에서 아직도 남은 산딸기를 따 먹는 여유도 있습니다.
내가 가고 싶었던 곳마다 먼저 다녀가신 신라말기 최치원 선배님(?) 흔적이 남은 임경대에는 10개 가까운 숫자의 시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언젠가 즐겨들었던 유튜브 동영상에서 소리꾼들이 기타반주에 따라 흘러간 옛노래를 부른 곳이 임경대라는 생각에 여러차례 왔었던 곳을 또 오게 되었습니다.
오후 되니 배도 꺼지고, 고개를 오르며 길가 리어카에서 파는 삶은 옥수수, 그걸 사먹지 않고 온게 자꾸만 뒤가 돌아다 보였습니다.
벤치사진, 등산이나 트래킹을 다니면 곳곳에 벤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들은 대부분이 햇살이 잘드는 양지편에 설치됩니다. 기후가 더워지면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하기 마련인데, 햇볕에 노출되는 이유는 그늘에 두면 습기가 많이 끼어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새로 설치된 데크에 벤치가 많았지만 제대로 앉아보지 못했습니다. 설치업자나 담당 공무원은 그것의 활용보다 눈에 잘보이는데 더 관심이 있겠지요. ㅎㅎ
이제 6월 중순, 올해는 몇십년만의 엘리뇨 현상이 있어 기후변화가 더 심할 것이라는 기상 학자들의 예보였습니다. 모두가 건강하게 혹서기를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소설 이야기는 덤입니다)
소설 '수라도(修羅道)'는 요산 김정한의 단편소설로서(1969)는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직후까지 이어진 격변의 시대 속에서 굴하지 않고 굳세게 살아간 '가야 부인'의 비극적인 가족사와 강인한 생명력을 그린 작품이다.
이야기는 화자(손녀 '분이')가 임종을 앞둔 할머니 '가야 부인'의 지난 삶을 회상하는 액자식 구성으로 시작된다. 불교에서 '수라도'란 전쟁과 싸움이 끊이지 않는 아수라들이 사는 곳을 뜻하며, 가야 부인이 겪어낸 고통스러운 삶을 상징한다.
경상남도 김해의 부유한 양반 가문(허 진사 댁)에 시집온 가야 부인은 집안의 기둥이 되어 닥쳐오는 비극들을 마주한다.
시아버지 허 진사는 일제의 한일합방 은사금 수령을 거부하고 만주로 떠났으나 독립운동 자금 문제로 일제에게 살해된다. 남편 허수(오봉)는 일제가 날조한 독립운동 탄압 사건인 '한산도 사건'에 연루되어 투옥되고 고문을 견디지 못해 사망한다. 일본으로 유학 갔던 아들은 학병을 피해 숨어 다녀야 했고, 양딸 '옥이'마저 일제의 악행에 희생되는 등 끔찍한 비극이 이어진다.
이러한 처참한 역사와 개인적 비극 속에서도 가야 부인은 결코 굴복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양반 체면을 버리고 억척스럽게 집안을 이끌며 저항적이고 강인한 한국의 전통적 여인상(어머니상)을 보여준다. 소설은 이처럼 수라도와 같은 암흑기를 견뎌낸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