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어떤 롱 핌플 러버가 변화가 심한가요? 물어오면 가장 첫번째로 소개했던 롱 핌플 러버
저에게 롱 핌플 레슨을 받는 분들이 시합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들다고 이야기했던 롱 핌플 러버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수비수인 주세혁 선수가 새롭게 선택해서 주목을 받고 있는 롱 핌플 러버
그러면서 우블링이 적은 롱 핌플 러버를 선호하는 저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롱 핌플 러버
바로 티바의 그래스 디텍스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변화가 적더라도 볼에 스피드가 있으면서 제가 원하는 곳에 정확히 보낼 수 있는 페인트 ox 같은 롱 핌플 러버를 선호하는데 예전에 그래스 디텍스를 처음 사용했을 때 뛰어난 변화량과 역회전에 놀랐지만 사용할수록 제 스타일과 맞지를 않아 페인트 ox의 아성을 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저에게 롱 핌플 상담을 하시러 오시는 분들의 사용 러버를 유심히 살펴보면 의외로 그래스 디텍스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참에 제대로 사용해 보려고 리뷰를 결정했습니다.
포장은 위 사진에서 보듯이 마치 러버명인 GRASS를 표현하듯이 잔디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산듯합니다. 돌기를 자세히 확인하려고 포장을 뜯었는데 "엥" 접착시트가 없습니다. 물론 예전에는 접착시트 없이 사용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요즘은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접착시트 있는 제품이 편한지라 일단 수입 용품 사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하니 요즘은 접착시트가 없는 러버도 같이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컨트롤과 감각적인 면 때문에 접착시트 없이 사용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 이는 사용자 입장에 있어서 좋은 배려로 보입니다.
돌기를 유심히 살펴보니 미세돌기가 있는 grooved 타입이고 가로 배열입니다. 특이 한 점은 페인트 ox, P1같은 보통 롱 핌플 러버보다 직경이 약간 넓고 높이는 P1과 거의 비슷합니다. 돌기 끝을 손으로 만져보면 상당히 까칠 까칠한 느낌이 들었고 돌기를 눌러보니 부드럽고 유연함이 있어 기본적인 변화량이 높은 특징을 지녔다고 할 수 있지만 역으로 공격적인 플레이 특히 짧게 임팩트를 주어 공격하는 경우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구조로 보이고 보면 볼수록 돌기 사이의 간격도 약간 넓은 듯이 보입니다. 참고로 GRASS D. TecS는 ox, 1.2, 1.6 세 종류가 출시되었고 이번에 리뷰 할 제품은 ox입니다.
라켓은 현재 제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도닉 Epox TopSpeed를 사용해서 리뷰에 임하려고 합니다. 포핸드 러버는 버터플라이 테너지 64 2.1mm를 사용했습니다. 우선 TopSpeed에서 페인트 ox를 뛰어내고 접착 시트를 사용해서 러버를 붙였습니다. 참고하시라고 그 과정을 사진으로 올립니다.
라켓에 붙여 칼로 자른 후 위 처럼 그립 부분에 러버를 붙일 부분을 약간 노출한 후 위에서부터 조금씩 붙입니다. 이때 러버를 당기거나 하시면 안 되고 위에서부터 기포가 안 생기도록 조심스럽게 손날로 누르면서 붙이면 됩니다.
다 붙이면 종이를 조금씩 뛰어내고 붙이기를 반복해서 붙이시면 기포나 일그러짐 없이 깔끔하게 붙일 수 있고 다 붙이신 후 반드시 잘 드는 가위로 잘라내시면 됩니다.
첫 시타 첫 느낌
페인트 ox 타법에 익숙한 제가 평소 습관대로 몇 가지 롱 핌플 타법을 구사해봅니다.
내력 막기와 내려 미는 푸시를 해보니 공중에 공이 떠있는 것이 보일 정도로 체공 시간이 길고 일직선이 아니라 어느 정도 떠가다 뚝 떨어집니다. 체공 시간이 길다보니 그 만큼 스피드가 떨어져 평소 스피드 한 푸시와 공격을 선호하는 저로서는 좀 답답합니다. 거기에 평소 타법에서 내가 원하는 코스에 보내기 쉬웠지만 그래스 디텍스는 어색하고 컨트롤도 힘이 듭니다. 아무래도 새롭게 각도 등을 조정하면서 적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페인트 ox에 비하면 흔들림도 심하고, 날림도 심하며 역회전도 많이 먹어 상대방이 실수가 눈에 보일 정도로 많이 나옵니다.
공격은 더 엉망입니다.
평소 가볍게 툭 치면 잘 들어가는 페인트 ox와 달리 그대로 치면 그래스 디텍스에서는 네트를 넘기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제 주 특기인 짧게 끊어 치는 푸시가 사용하기 두려울 정도로 확률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힘이 가미된 백핸드 드라이브나 백핸드 스트록은 그나마 잘 들어가는데 스피드도 느리고 흔들리면서 들어가다 보니 직진성이 떨어져 강하게 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단 들어가면 상대방이 넘기기 힘들 정도로 많이 깔려가고 회전도 살아있어 결국 나도 어렵고 상대방도 어려운 러버임을 첫 사용에서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약간 적응기간을 가진 후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번 리뷰는 버터플라이 페인트 ox, 도닉 피라냐 FD-TEC ox, 티바 그래스 디텍스 ox 세 종류의 특징을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열거한 세 종류는 현재 롱 핌플 사용하시는 분들이 보편적으로 많이 선택하시는 러버이므로 러버 선택 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단 비교 순위는 제가 느끼는 사항으로 사용자에 따라 틀려질 수 있으므로 참고만 하세요)
* 스피드
변화를 추구하는 롱 핌플 러버를 사용하면서 스피드를 왜 따지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실제 매우 중요합니다. 블록을 위주로 하시는 분들에게 스피드는 들 나갈수록 좋겠지만 반대로 공격적인 타법을 구사하는 분들에게는 직진성이 좋고 스피드 한 롱 핌플 러버를 선호하게 되는데 특히 상위 부수로 올라갈수록 롱에 적응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아 변화는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피드가 좋고 큰 변화 보다는 미세한 변화 즉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구질의 편차가 오히려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아 저 같은 경우에도 잘 나가는 라켓에 스피드가 좋은 롱 핌플 러버를 선호합니다.
그래스 디텍스 ox의 스피드는 러버가 지니는 변화 특히 우블링의 영향으로 세 러버 중 가장 떨어집니다. 상대적으로 페인트 ox는 흔들림이 적고 직진성이 좋아 내가 보내고자 하는 곳에 비교적 정확히 들어가는데 그래스 디텍스 ox는 여러 타법을 사용해보니 공이 떠가다 툭 떨어지고, 진행하다 솟구쳐 오르고 보내고자 하는 방향에서 틀어지는 현상이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코스에 보내기 힘들고 안정감이 떨어집니다. 특히 제가 백스핀 구질에 즐겨 사용하는 짧게 끊어 치는 푸시(라켓을 수직으로 세워 공의 정면을 치는 타법)는 페인트 ox에서는 대단히 위력적인데 그래스 디텍스 ox는 사용하기 싫은 정도로 확률이 떨어지고 들어가도 스피드가 약합니다.
변화는 페인트 ox보다 눈에 보일 정도로 많아서 상대방들이 실수를 많이 하지만 역으로 탁구대 위에 머무는 체공 시간이 길어 롱을 잘 다루는 분들에게는 그 만큼 대응할 여유를 줄 수 있는 단점도 부각됩니다. 또한 내가 의도하는 대로 공을 보내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아직 적응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지만 원래 변화가 심한 롱 핌플 러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 만큼 공격을 위주로 하는 분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 러버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자신에 맞게 타법을 적응하면서 많은 연습으로 이를 극복해야 할 사항으로 보입니다.
스피드 비교 : 페인트 ox > 피라냐 FD-TEC ox > 그래스 디텍스 ox
아래 동영상은 파워 푸시로 스피드 한 공격을 구사하는 제 구장 회원 레슨 모습입니다.
먼저 올렸던 것인데 제 구장에서 유일하게 그래스 디텍스 ox를 사용해서 참고하시라 다시 올립니다.
* 동영상 : 그래스 디텍스 ox를 사용하시는 분의 레슨 모습
* 변화
변화의 정도는 결국 롱 핌플 러버를 선택할 때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항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컨트롤을 중시하는 분들도 계시고 저처럼 직진 성을 중시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롱 핌플 사용자들이 아마 변화량이 많은 롱 핌플 러버를 선호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스 디텍스 ox의 변화량은 제가 코팅 롱 핌플 러버 공인 취소 이후에 사용했던 수많은 러버들 중 가장 상위에 위치할 정도로 뛰어난 변화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해 볼수록 점점 느끼게 되는데 제대로 된 롱 타법으로 무장한 사용자라면 중하위부수에서는 대단히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변화량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기술로 러버 변화에만 의지하기엔 요즘 롱 핌플 러버들은 그 변화량이 높지 않다는 점 역시 사용자로서 매우 중요시해야 합니다.
- 우블링(Wobbling)
세 러버 중 우블링 가장 좋은 것은 그래스 디텍스 ox이지만 피라냐 FD-TEC ox 역시 뛰어난 우블링을 보여줍니다. 단지 그래스 디텍스가 약간 더 많고 굴곡이 좁게 흔들린다면 피라냐는 보다 완만하게 흔들리는 정도로 보시면 되는데 이런 특징이 상대방 구질에 따라 보다 격한 흔들림이 발생하고 급격한 굴곡이 생겨날 수 있어 눈으로 보기에는 그래스 디텍스가 더 많은 흔들림을 보이게 된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아무튼 코팅 금지 이후에 그래스 디텍스는 저 자신도 이외로 생각할 정도로 변화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우블링 비교 : 그래스 디텍스 ox > 피라냐 FD-TEC ox > 페인트 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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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 리버설(Spin Reversal)상대방의 회전을 반대로 돌려주는 스핀 리버설은 롱 핌플 러버가 지니는 가장 큰 장점으로 롱 핌플 러버를 상대하기 어려워하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핀 리버설은 크게 백스핀 구질을 약한 탑스핀 구질로 보내는 경우와 탑 스핀 구질을 약한 백스핀 구질로 보내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롱 핌플 러버 별로 편차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스 디텍스 ox의 스핀 리버설이 현재 시판중인 롱 핌플 러버 중 최 상위권에 속하는 변화량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내려 막기 즉 라켓을 수직으로 세워 아래로 찍었을 때 깍임은 정말 좋았습니다. 역대 제가 사용했던 롱 핌플 러버 중 가장 위력적이었고 컨트롤 성능도 비교적 우수한 편에 들어갔습니다. 단지 변화가 많은 만큼 변화의 편차를 주기는 그 만큼 힘들어서 평소 미묘한 변화를 추구하는 저로서는 기술적인 컨트롤은 힘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의 백스핀 구질을 푸시로 밀었을 때 날리는 구질은 그래스 디텍스 ox가 정말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제 구장은 보편적으로 부수를 떠나 롱 핌플 러버를 잘 다루는데 제가 리뷰를 위해 다양한 분들과 테스트를 해보면 타점을 잡기 힘들어 하고 탁구대 밖으로 황망하게 날아가는 경우가 많이 나왔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기술이 가미되어야 하겠지요...
날리는 정도 비교 : 그래스 디텍스 ox > 피라냐 FD-TEC ox > 페인트 ox
상대방의 탑 스핀 구질을 블록으로 반구할 때 깍이는 정도는 제가 직접 롱 핌플 레슨하면서 항상 느끼는 사항입니다. 이 경우에 제가 다양한 회전과 길이를 조절하면서 드라이브를 걸게 되는데 실제 수많은 롱 핌플 러버들을 걸어보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러버는 피라냐 FD-TEC ox 이었습니다. 그래스 디텍스 역시 깍임이 강하지만 피라냐보다 체공시간이 약간 더 길어 제가 걸기에는 더 편했습니다.
깍이는 정도 비교 : 피라냐 FD-TEC ox > 그래스 디텍스 ox > 페인트 ox
그래스 디텍스 ox와 뛰어난 조합을 보여준 특주(特注) 티모 볼 스피리트
* 반발력 과 컨트롤
그래스 디텍스 ox의 반발력은 세 러버 중 가장 낮습니다. 그래서 평소 페인트 ox로 블록 하듯이 약한 드라이브 블록을 하면 어김없이 네트행입니다. 일순 저는 상대에게 "회전이 왜 이리 없누" 하지만 실상은 반발력이 적어 그 동안 습관대로 블록해서 네트에 걸리는 것입니다. 한 예로 슐라거 라이트에 피라냐 FD-TEC ox를 사용 하시는 분이 제 라켓으로 사용해 보시더니 너무 안정감이 좋다고 이야기 하실 정도인데 실상 제 라켓이 off+급임을 감안하면 비교가 가능하시라 생각합니다.
반발력 : 페인트 ox > 피라냐 FD-TEC ox > 그래스 디텍스 ox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반발력이 다소 낮다고 컨트롤이 좋겠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제가 사용해보니 좀 약하면 죽어버리고 좀 강하면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많아 전반적으로 변화가 심한 러버의 단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확률을 높이려면 많은 연습을 통해 러버가 지니는 특징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감각적인 사용법이 관건이라 하겠습니다. 동시에 라켓 조합을 잘 하시면 안정감을 높이면서 변화를 살릴 수 있는데 제가 사용했던 라켓들 중 가장 좋았던 조합은 특주 티모 볼 스피리트에 테너지 64와의 조합이었습니다. 우블링이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큼 직진성도 좋아 사용하기 편하면서 그래스 디텍스 ox가 지닌 변화도 충분히 살아있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조합니다.
컨트롤 : 페인트 ox > 피라냐 FD-TEC ox > 그래스 디텍스 ox
* 공격력
롱 핌플 러버로 공격적인 타법을 위주로 구사하시는 분들이 선택하기에 적합한 러버는 아닙니다. 저는 평소에 페인트 ox로 다양한 타법을 사용해서 공격을 많이 하는데 그래스 디텍스 ox를 붙이고는 페인트 ox의 50%도 안 나오는 것 같습니다. 설사 들어간다 해도 스피드가 떨어지고 날카로운 맛이 없어 밋밋합니다. 단지 들어갔을 때 깔림은 대단한데 탁구라는 운동이 아무리 강력해도 확률이 떨어진다면 의미가 없어 근본적으로 저 같은 스타일에게는 맞지를 않고 블록과 변화를 위주로 하시는 분들에게 더 적합한 롱 핌플 러버라 생각합니다. 만일 공격을 하고 싶으면 위 동영상처럼 잘 나가는 라켓을 사용해서 파워 푸시를 구사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유일한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격력 : 페인트 ox > 피라냐 FD-TEC ox > 그래스 디텍스 ox
그래스 디텍스 ox
리뷰를 하면서 점점 적응이 되긴 했지만 역시 제가 사용할 롱 핌플 러버는 아닙니다.
변화만을 놓고 본다면 현재 시판중인 롱 핌플 러버들 중 최상위에 위치하지만 상위부수에서는 변화만으로는 절대 버틸 수 없는 현실이기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하위부수에서는 상황이 아주 틀려집니다.
아직도 롱 핌플 러버에 적응하지 못하신 분들도 많고 설사 적응했다 하더라도 요사이 롱 핌플 타법을 전문적으로 배워 공격적인 푸시를 구사하는 분들이 증가 추세에 있어 그런 분들이 변화가 심한 그래스 디텍스 ox를 사용한다면 상대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래스 디텍스 ox는 블록과 푸시 그리고 밀기를 주로 구사하는 즉 일반적인 롱 유저님들 중 보다 변화가 심한 롱 핌플 러버를 찾으신다면 추천드릴 수 있는 러버입니다. 특히 탁월한 우블링과 스핀 리버설 능력에 현재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