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새긴 그리움, 설악 범봉을 오르다!

작성자仁者樂山(안상규/26기)|작성시간26.06.15|조회수152 목록 댓글 21

2026년 6월 12~14일(1무1박3일)
1일차:희야봉,범봉 등반
2일차:속초 영금정,고성 왕곡마을,건봉사

​산에 다니는 이들에게 '설악'이라는 두 글자는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하는 설렘이자, 때로는 경외 가득한 두려움이다.
그중에서도 천화대 리지의 끝에 호랑이의 송곳니처럼 날카롭게 솟은 '범봉'은 클라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온전히 안겨보고 싶은 꿈의 정점이다.
​이른 새벽, 대전락클라이밍등산학교 동문회 선후배들과 함께 비선대를 지나 설악의 깊고 깊은 품속으로...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숲길, 차가운 공기 속을 헤치는 우리의 발자국 소리와 거친 숨소리만이 고요한 산을 깨우고 있었다.
​설악골에 들어서자, 설악은 숨겨두었던 속살을 서서히 드러냈다.
칼날처럼 깎아지른 암릉 위에서 마주한 바람은 매서웠지만, 눈앞에 펼쳐진 외설악의 비경은 숨이 멎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조심스레 슬랩을 디디며 고도를 높여간다.
거친 바위에 손을 뻗을 때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짜릿한 감각, 그리고 로프 하나에 서로의 체중과 생명을 실어 보내는 순간들.
​"완료!"
"출발!"
​설악의 깊은 골짜기를 메우는 선후배들의 우렁찬 외침은 단순한 신호가 아니었다.
그것은 등산학교 시절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며 다져온 신뢰의 확인이자,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든든한 연대의 선언이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받쳐주는 동문들이 있었기에, 허공에 매달린 듯한 아찔한 고도감 속에서도 마음은 평온할 수 있었다.
​마침내 마주한 범봉의 마지막 피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손귀는 흐려졌지만, 서로를 향한 묵묵한 눈빛과 격려 속에서 마지막 힘을 쥐어짜 바위를 움켜쥐었다.
마침내 범봉의 정상, 천공의 꼭대기에 우뚝 섰을 때 설악은 우리에게 청명한 하늘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정상에서 동문회 깃발을 펼쳐 들고 서로의 거친 손을 맞잡았다.
혼자였다면 결코 닿지 못했을 그 높은 곳에, 우리는 '함께'였기에 서 있을 수 있었다.
거친 바위 위에서 우리가 나눈 것은 단순히 장비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지탱해 주는 따뜻한 온기였음을 깨닫는다.
​집으로 돌아온 지금도 손끝에 남은 설악 범봉의 거친 바위 감촉이 여전히 생생하다.
함께 땀 흘리고, 함께 두려워했으며, 끝내 함께 웃었던 대전락클라이밍등산학교 동문들과의 이 뜨거웠던 기억은,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또 하나의 단단한 확보물이 되어줄 것이다.
​자일을 사려 배낭에 넣으며, 벌써 마음은 다음 바위를 기약하고 있다.
함께여서 행복했고, 동문이기에 자랑스러웠던 설악의 그 푸르던 날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해마다 어김없이 신입동문들을 위해 천화대를 리딩해주시는 오종만 등반대장님께 무한 감사드립니다.^^

1조:오종만(27),김숙영(27),신동식(32),권오윤(32),이미경(26),우수아(21),이성행(31)
2조:안상규(26),장재호(29),이안규(30),김종철(24),이현준(32)

범봉의 여정

여명이 밝아오는 설악

왕관봉과 해돋이

솜다리 오형제

희야봉에서 등반시작

강풍에 몸은 움츠러들고

공룡능선 1275봉,큰새봉,나한봉,마등령까지 한눈에...

세존봉 뒤로 황철봉,걸레봉 능선

저멀리 금강산 일만이천봉우리의 시작인 신선봉,상봉이 보이고...

너럭바위와 합장바위 티롤리안 브릿지

합장바위

천화대

권금성과 칠성봉도 보이고...

울산댁

달마봉

세존봉

공룡능선부터 마등령,황철봉,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뒤로하고...

범봉정상에 종만형

범봉에서 바라본 서북능선 귀때기청봉

화채봉

공룡능선을 뒤로하고 하강시작

1275봉을 뒤로하고 하강

범의 등줄기에 올라탄 안규형

동해를 바라보는 범과 함께^^

1275봉과 공룡능선을 바라보며...

1조

2조

외설악 파노라마

무사히 등반종료

첫날 일정 마무리

설악동 스카이워크

동명항

영금정

고성 건봉사

진신사리탑

왕소나무

백두대간의 추억을 떠올리며 진부령 넘어 용대리로...

인제 커피맛집에서 천화대 원정대 해단식
신동식 동문님 커피찬조 감사드려요.^^

여행이란?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며,돌아갈 집이 있기에 존재하고, 여정을 마친 후 익숙했던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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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크로마(권오윤 32기 80) | 작성시간 26.06.16 이렇게 후기로 보니 뭔가 찡한 감동이 몰려오네요. 사진을 보면서도 정말 내가 저곳에 다녀온게 맞나 싶습니다.
    산을 좀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락클에 와서 내가 정말 우물안에 개구리였구나 하는걸 많이 느꼈습니다.
    설악이야 말 할 것도 없고 날씨도 너무 좋았고 모두의 팀웍도 정말 좋았던것 같습니다.
    앞에서 모두를 이끌어주신 종만선배님부터 묵묵히 후미를 받쳐주신 안규선배님까지 모든 선배님들의 보살핌으로 미천한 제가 언감생심 범봉을 오르겠 됐습니다.
    너무나 큰 선물이고 행운이 아닐수 없네요.
    함께하신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仁者樂山(안상규/26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new 설악산의 맑은 날씨만큼이나 빛났던 것은 서로를 이끌고 밀어준 동문님들의 단단한 팀워크였죠.^^
    리딩으로 고생해 주신 등반대장님과 그리고 믿고 따라와 준 동문님 한 분 한 분의 마음이 모여 ‘범봉 완등’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낮추었지만, 이번 등반을 통해 보여준 열정과 도전은 이미 훌륭한 바위꾼의 모습이었습니다.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동행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이번에 얻은 기운으로 앞으로도 우리 동문회와 함께 더 높고 멋진 곳을 향해 나아가보자구요.
    이번 범봉 등반이 권오윤 동문님의 산행 인생에 오래도록 기억될 멋진 이정표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즐거운 등반 함께 이어가길 기대하겠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 작성자magic 김은순 23기 | 작성시간 26.06.17 new 정말 멋지십니다
    날씨가도와준걸보믄 3대가 덕을쌓은게 분명합니다
    산으로다시봐도 가슴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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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仁者樂山(안상규/26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new 누님하고 설악을 누비고 다닐때가 그립습니다.
    조만간 산에서 뵀으면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magic 김은순 23기 | 작성시간 26.06.17 new 仁者樂山(안상규/26기) 글츄
    그때가 많이그립죠!
    참 즐거웠었죠!
    생각만해도 가슴뛰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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