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아!
유일사 매표소 주차장
이미 해발 구백 고지에서
모기라곤 씨도 없는 여름밤을 보내고
하늘에 제사 지낼 재물
오디 술 한 홉
초콜릿 두 낱
삶은 계란 세 알
베낭에 챙기고
정운이는 구름 앞세워 부지런히 오른다
칠월의 푸르름은
내 몸과 마음을
초록으로 적시고
한 번도 내리막 없이
오르기만 하는 산길
가쁜 숨 몰아 쉬며
오르기에 열중인데
내 손을 덥석 잡은 거친 손
천년 묵은 산 주목
그 보다 더 오랜 죽은 주목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옛 사람들 이 산길 오르던 일 묻고
잠자리 세상이 시작되면
철쭉 합창 들려오는 곳에
우뚝 선 돌 제단 장군단
허리 굽혀 건듯 절하고
천제단 중 천제단 천왕단으로
가슴 조이며 간다
보라!
이제 더 오를 곳 없는 땅
백두대간 탯줄을 갈무리한
큰 배꼽 태백 마루를
빙 둘러 일렁이던 산들이
한 순간 숨을 멈추고
두손 모아 절하는 위용을
제물 올리고 넙죽 업드려
하늘이여,유랑길 도우소서
술 뿌리고 눈물 뿌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여기 태백산 하늘길에 실려 졌을까
하늘 아래 첫 샘
용정의 샘물이 마르지 않듯이
오늘도 하늘문 활짝 열리는 태백산
-雲 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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