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떼쓰기” 우리아이 이해하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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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조아 아빠교실 12회 / 2018. 11. 8]
강성희 교수(대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누구나 한 번쯤은 떼를 씁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 쯤 떼를 쓰고 고집을 부려 본 기억이 있습니다. 떼쓰기는 그만큼 성장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지요.
다만 매번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짜증을 내고, 울고, 소리 지르며,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고, 바닥에 뒹구는 것 뿐 아니라 토하거나 소변을 보는 등 심한 부적응 행동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보호자를 곤혹스럽게 하고, 양육에 대한 자신감마저 잃게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떼쓰기에 대한 보호자의 반응도 다양합니다. 달래기, 말로 꾸짖거나 신체적으로 제지하기, 잠시 멈추게 하거나 활동을 전환하기 등의 전략을 쓰기도 하고 때로 성가심, 분노, 절망감 등의 부정적 감정과 함께 본인의 내적 스트레스 지수가 상승하는 부작용으로 연계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떼쓰기를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은 성인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떼쓰기는 크게 두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떼쓰기와 머리를 쓰고 생각하는 떼쓰기가 포함됩니다.
1. 스트레스로 인한 떼쓰기
스트레스로 인한 떼쓰기는 스트레스로 인해 하위뇌가 반응하는 현상입니다. 대개 만2살~4살 정도의 걸음마기부터 초기 유아기에 대표적인 행동이며, 애착장애, 성장불안, 감정과 정서 특히 분노조절의 어려움, 시행착오(try and error)로 인한 상실감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만5세 이후에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떼쓰는 행동이 조금씩 줄어들게 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떼쓰기에 대해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잘 관찰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항상 그래~, 늘 그래~, 자주 그래~ 라는 감정적 관찰보다는 언제, 어디서, 어떠한 방식으로 떼쓰기가 나타나고 지속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관찰과 기록이 필요합니다. 관찰을 통해 알아낸 특정한 상황과 연관하여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간단한 대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배가 고플 때 – 허기지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 잠이 올 때 –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특정한 싸인에 유의합니다! ◎ 아이의 특권을 이유나 설명 없이 빼앗을 때 – 성인이 주의합니다! ◎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을 때 – 모델링을 보여 줍니다! ◎ 싫어하는 상황, 기분 나쁜 상황이 예견될 때 – 더 앞서 차단합니다! ◎ 과거 충격적인 사건과 유사한 경우에 처했을 때 – 안아주고 진정시켜 줍니다! ◎ 아이가 상실감을 느낄 때 –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 능력보다 어려운 과제나 과업이 주어질 때 – 아이의 능력을 진단합니다! ◎ 집안에 문제가 있을 때 – 전문가와 적극 상담합니다! |
이를 정리해보면, ①보호자가 아이의 생리적 욕구와 그 신호(sign)에 민감해야 하며, ②스트레스성 떼쓰기가 나타나는 특정한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한참 떼쓰기가 진행된 후에는 개입의 효과가 적어집니다.
③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먹을래~ 안먹을래?’ 가 아니라 ‘어떤 것으로 먹을까?’ 혹은 ‘걸어갈래, 안 갈래?’가 아니라 ‘혼자 걸어갈까? 아빠가 안고 갈까?’라는 반드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명제를 주는 것이지요. ④3분 정도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하는 이완훈련도 도움이 되며, 3분정도의 안정호르몬(DHEA)이 분비는 2시간의 효력이 있습니다.
◎ 오른손을 심장(또는 배위)에 얹습니다.(심장 집중하기) ◎ 5초간 숨을 천천히 들이마십니다,(심장듣기 – 손바닥을 통해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다) ◎ 5초간 천천히 숨을 내뱉습니다.(평소보다 약간 느리고 약간 깊게 한다. 너무 깊게 숨을 쉬면 어지러울 수 있다) ◎ 심장을 느끼며 긍정적인 생각을 합니다. 심장이 안정을 되찾는 좋은 방법은 고마운 대상이나 경험을 생각하고 느끼는 것입니다. |
2. 생각하는 떼쓰기, 문제해결의 수단이 되는 떼쓰기
스트레스로 인한 떼쓰기와 달리 상위뇌가 작동함으로써 ‘생각하고 떼쓰는’ 행동은 종종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어떤 목적을 가진 떼쓰기는 ①사실 처음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②그 결과 부모가 항복하게 되고, ③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④아이가 “떼를 쓰면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하는 모형이 대부분입니다. 즉, 보호자나 주변 환경을 조정하는 도구로서의 떼쓰기가 곧 생각하는 떼쓰기입니다.
이러한 떼쓰기의 원인을 혹시 보호자가 인지하거나 파악하지 못한 경우에는 일단 스트레스성 떼쓰기와 동일하게 일정기간 잘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동일한 패턴을 발견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과는 전혀 무관한 처방과 대처는 상황을 악화시키고 장기화시키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 한번 안 되는 것은 절대 안 되는 것! - 아이의 눈을 쳐다보며 단호하고 낮게 ‘안 돼!’라고 표현합니다. 이것은 신경질적인 반응, 소리 지르기와 같은 화를 내는 것과는 다름을 이해합니다. 아이가 반항할 때 조용히 양 어깨를 잡고 ‘안 돼!’ ‘그만!’이라고 말로 설명합니다. ◎ 협상하지 않습니다! - 공공장소 등에서 생각하는 떼쓰기가 일어날 경우에도 원칙을 바꾸지 않습니다. 이번만~ 한번만~ 이라는 당근을 주는 대처방식을 택하지 않습니다. ◎ 3분 타임아웃을 이용해 봅니다! - 아이가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떼쓰는 행동을 할 경우에는 차분하게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는 공 간과 시간이 필요함을 이용합니다. 다만, 그 시간은 학령 전 아동의 경우 3분을 넘지 않아야 하며, 타임아웃 공간에 아이를 방치하고 모르는 체 하는 것이 아닌 그 공간 가까이에서 보호자도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킵니다. ◎ 울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 연령에 따라 울음의 원인이 다름을 알아야 합니다. 영영아 또는 영아의 경우는 Baby Talk을 통해 요구에 민감해 져야 하며, 울고 있을 때가 아닌 울음을 그치거나 진정했을 때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거나 모델을 보여줍니다. 단, 1시간, 2시간이 넘도록 울음을 그치지 않거나 진정되지 않을 경우 개인적 대처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 다. 지속적인 흥분은 쇼크와 연관될 수 있음을 이해합니다. ◎ 말로만 훈육하고 떼쓰기를 통제하지 않는 행동은 자제합니다! - 말은 반드시 후속적인 행동과 연관되어야 합니다. 비판이 아닌 대안을 마련해주는 현명함이 필요하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개선책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좋은 방법은 보호자가 직접 롤모델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말 중에서도 잔소리는 특히 자제합니다. 잔소리를 계속하면 무의식적으로 하위뇌가 작동하며 분노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 정반대로 지시하기, 고된 체험 기법 - 떼쓰는 행동을 멈추라고 하는 일반적인 대응과 반대로 “떼를 그만 써"가 아니라 계속 떼를 쓰도록 허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아이가 떼쓰기를 포기하는 것보다 유지시키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는 것을 이해하면 포기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불면증이 있는 환자에게 밤 새워 책을 읽으라고 처방하는 것이 그 한 예입니다. 또한 떼쓰는 장소와 공간, 시간을 지정해주고 떼를 쓰기 시작하면 약속된 장소로 갈 때까지 참도록 지도합니다. ◎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 아동의 여러 부적응행동(떼쓰기행동 포함)과 보호자의 행동이 일련의 상호적 인과관계를 가진 경우가 많고, 부적응행동에 대한 보호자의 전반적 태도와 대처 방법이 아동의 행동개선에 필수적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라 최근 주목받는 접근 방법입니다. 이것은 ‘긍정적인 행동의 교수와 강화’를 강조하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는 보호 자와 아이 간 생활방식 및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 왜 밥을 안 먹니? vs. 오늘은 밥을 반이나 먹었구나!) |
그 원인을 보호자가 알고 있다면 아이보다 한 수 위로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불쌍하거나 안쓰러워서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면, ‘방임하는 양육’이 되어 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참고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3. 부모라고 모두 완벽한 성인은 아님을 이해합니다.
대개 만19세가 지나면 성인이 되었음을 법적으로 인정받고 그렇게 나이가 들면서 부모가 되고, 우리는 적어도 아동보다는 더 나은 혹은 더 완벽한 성인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지발달학자 피아제(Piaget)에 따르면 완벽한 성인인지에 도달하는 사람들은 3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즉, 우리 모두는 아직도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부모입니다. 그래서 떼쓰는 아이 앞에서 통제하고 밀어붙이고 강요하는 부모가 아닌 엄마도, 아빠도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성숙한 부모는 신경질적이고 폭발하는 훈육을 당연시하며, 내 감정에 따라 혹은 나는 원래 이런 성격~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보호자의 성격이 훈육과 연관되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아이의 떼쓰기는 그 원인과 대안 강구에 앞서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크게 아동의 기질은 순한(easy)기질, 느린(slow) 기질, 까다로운(difficult) 기질로 구분되며, 여기에 따라 떼쓰기에 대한 대처 기법이 융통성 있게 제안될 수 있습니다.
엄격한 훈육형 부모(Tiger mom, Alpla mom)가 될 것인지 느긋하게 기다려주고 즐기는 부모(Beta mom, Scandi mom)이 될 것인지는 결국 부모 자신의 선택이지만, 이것이 자녀의 기질과 잘 어우러진다면 훨씬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스칸디맘(Scandi mom)과 스칸디대디(Scandi daddy) : 2011년 영국 <더 타임스>에 보도된 「타이거맘은 잊어라, 스칸디대디가 온다.」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스칸디맘은 친환경적이면서 합리적인 스칸디나비아식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엄마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엄격한 자녀 훈육 방법을 특징으로 하는 타이거맘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입니다. 이들은 자율과 조력을 내세워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자녀에게 많은 자유를 주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육아에 있어서 자녀들과의 정서적 교감과 유대감을 키우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또한 스칸디대디는 육아에 적극 참여하며 자녀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교감하는 북유럽 아빠들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아버지들은 육아휴직을 내고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아이를 존중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 알파맘 - 아이의 미래를 하나부터 열까지 정해놓고 교육을 시키는 엄마 ◎ 베타대디 - 자녀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게끔 지켜봐주는 아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자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떼쓰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합니다.
◎ 만 4세 이후에 지속되는 과도한 떼쓰기 ◎ 하루에 세 번 이상 떼를 쓰거나, 한번 떼를 쓰면 15분 이상 계속되는 경우 ◎ 소중한 물건을 부수거나, 다른 사람을 공격할 때, 또는 자해 행동을 하는 경우 ◎ 떼쓰기 행동 이외에도 수면, 학습, 또래 관계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 ◎ 부모가 아이의 떼쓰기를 건설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경우 ◎ 아이의 떼쓰기로 인해 부모의 감정조절이 어려운 경우 |
에.필.로.그
이 모든 순간을 견디고 극복하고 잘 지나온 부모들은 전과 같지 않습니다. 우리는 부모기를 통해 더 풍부해지고 더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도 어린 시절 한번쯤 혹은 그 이상 떼쓰기를 시도했고, 부모를 이기고 싶었고, 빨리 독립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성장에 대해, 떼쓰기에 대해 더 알고 배우기 위해 이 글을 읽고 있고, 지금 이 자리에 어엿한 성인으로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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