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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부모에게 순하고 착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어떤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전에 보이지 않던 행동을
시작합니다. 갑자기 옛날에 뗀 지 오래된
소변을 지리고 기저귀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걸음마를 한지도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데
갑자기 못 걷겠다고 하고
안아 달라 떼를 부립니다.
갑자기 말을 더듬거나 말을 하는데
어려움을 보이기도 하고 갓난아기처럼
젖병에 물을 달라고 하거나
갑자기 손가락을 빨아대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가 어떻게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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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아이가 자신의 발달단계보다 더 이전의 단계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우리는 퇴행행동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러한 퇴행행동은 실제 상담 및 교육 현장에서 매우 자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퇴행현상이 나타나는 부모님들은 많이 당황하고 매우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다른 문제와는 다르게 아이의 발달과정에서 이미 지나가거나 극복했다고 여기는 행동들을 다시 보이는 것이 부모에게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인 것은 "퇴행은 자아가 스스로의 어려움을 감담해 내기 위한 일종의 방어지게"라는 것입니다.
즉, 현실 안에서의 갈등이나 어려움을 자신이 감당하기에 너무 커서 그것을 어떻게 해서라도 감당해보려는 발버둥인 셈인데, 그런 관점에서 퇴행은 장애도, 병리현상도, 비정산도 아닌, 대체로 정상적이며 일시적인 과정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또한 퇴행은
"분명한 심리적 동기나 환경적인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아이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환경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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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러한 퇴행적인 행동들은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요?
(사례1)
얼마전에 만 4살인 민서는 동생이 태어났습니다. 엄마는 동생이 태어나다 보니 민서를 돌보기 어려워 외할머니의 도움을 얻어 잠시 할머니 집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주를 떨어져 지내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민서는 전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에 순하고 착하던 아이가 갑자기 떼를 심하게 부리고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동생이 먹을 젖병으로 우유를 달라고 하거나 물도 젖병에 담아 달라고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이 생기는 순간 아이는 갈등에 빠지게 됩니다. 이전에 가족 안에서 엄마와 아빠의 관심을 독차지하던 것에서 관심을 나누게 되니 당연히 불안하고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지요.
거기에다가 이 사례처럼 가족과 분리가 되거나 환경적 변화가 클 경우에는 그러한 불안은 심해지게 됩니다. 이런 불안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행행동을 야단치거나 혼을 내는 대신 동생보다 성숙한 행동을 보이거나 동생을 돌오는 일에 참여시켜 주면서 칭찬을 받으며 맏이로서 자신의 자리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사례2)
8살 태우는 그 동안 엄마, 아빠와 같은 방에서 잠을 잤습니다. 태우 부모님은 이제 아이가 자기의 공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여겨 태우의 방을 꾸미고 침대를 마련했습니다. 태우는 자신의 공간이 새로 생긴 것을 좋아했지만 잠자리가 문제였습니다. 밤마다 잠을 잘 못자겠다고 칭얼대거나 안방에 들어오기 일쑤였고 심지어는 전에 보이지 않던 소변을 잠자리에서 실수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떨어져 독립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소변문제는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퇴행과정이지만 아이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소변 실수에 대해 "괜찮다."라고 안심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실수가 반복된다고 하여 심하게 혼을 내거나 하지 마시고 오히려 이런 것을 더 안심할 수 있도록 수면 전에 수분섭취를 줄이거나 소변을 미리 보는 등 나름의 대처방안을 마려해주시고 잠을 자기 전에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거나 가족을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을 방안에 마련해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랍니다.
퇴행을 보이는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러한 퇴행행동의 근원에는 스트레스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퇴행행동 자체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그 원인이 되는 문제를 해소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아이에게 행동을 지적하는 방식의 훈육보다는 격려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지낸다고 생각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전적으로 아이에게 관심을 쏟으면서 지내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집안일, 동생 돌보기, TV보기 등 단지 아이가 옆에 있는 것을 우리는 아이에게 관심을 쏟았다고 착각을 하기 일쑤입니다. 아이와 함께 하기로 했다면 스마트폰도, TV도, 집안일도 모두 놓고서 아이에게만 집중해주세요.
유일하게 퇴행이 허용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놀이입니다.
놀이는 자유롭고 수용적인 공간입니다. 그러한 공간에서 수용되는 행동에 대해서 배우게 되고 감정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즉, 일부의 퇴행적 용구들에 대해 허용하면서 적절한 발달적 기회를 동시에 제공받게 됩ㄴ다. 이러한 놀이를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요?
또한 퇴행이 미숙한 방어기제라고 하지만, 우리 어른들도 아이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어린 자녀와 함께 즐겁게 노는 것은 단지 아이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사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출처:세종특별자치시 정신건강복지센터 김현진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