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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4.19민주묘지

작성자오대환|작성시간26.06.21|조회수24 목록 댓글 0

국립4.19민주묘지

                              오 대 환

 

  56년 만이다. 새파랗던 스무 살 청년이 세월의 내리막길 가속도가 두려운 노년이 되어 66년 전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몸 바친 10여 년 전후 선배들 꽃무덤 앞에 섰다. 1970년 대학 입학하고 첫 번째 개교 기념일에 4.19묘지까지 왕복하는 하프마라톤에 출전하기 전날 답사차 들렸던 추억이 어제 일 같다. 당시 18등 상품이 1등 상품보다 낫다는 소문에 18등 그룹이 떼거리로 달렸던 기억이 새롭다. 결국 23등을 했지만 내 인생에 가장 인상 깊은 젊은 날의 하루였다. 어쨌든 4.19 정신을 이어받아서인지(?) 몰라도 대학시절 최루탄 냄새는 원 없이 맡았다.
  민주, 입으론 쉽고 실천은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웬만한 말 앞뒤에 붙여놓으면 다 그럴듯하게 어울린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처럼 덧칠이나 분칠용으로 요긴하게 쓰이기도 한다. 다수라는 명분으로 합의가 폭력으로 변질되는 것 또한 민주의 해악이라고 보면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피차 인정하고 사는 kingdom이 솔직해 보이기도 한다.
  4.19가 세월이 가도, 정권이 여러 번 바뀌어도 폄훼되지 않는 것은 그 순수성 때문이다. 과실을 탐내서 싸운 것이 아니고 그 공을 빗대 권력을 탐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 때 묻지 않은 학생들의 의거에 국민이 동참하여 권력이 항복하고, 그 바탕 위에 새 질서가 태동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뒤늦게나마 의거를 혁명으로 바로 잡고 헌법 정신에 담아낸 것도 그 때문이다.
  세상은 기성세대, 부모들 눈에 철없어 보이는 그 자녀들의 손을 거쳐 오늘의 문명을 일구어냈다. 지식은 새것에서 찾으라는 말과 같이 시대 흐름은 후생가외(後生可畏) 그 패러다임을 거역할 수 없다. 하지만 역사의 기록을 살펴보면 지혜는 옛것에서 찾으라는 말 또한 틀림없는 진리다.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참정권 침해를 외치는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는 그간 무시되어 온 선거관리 개혁의 욕구분출이다.  부디 온고지신(溫故知新),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눈으로 바로 보길 간절히 바란다. 일 년 중 해가 가장 긴 하지절기 주말 국립4.19민주묘역을 참배하며 지하에서 대한민국의 참민주를 위해 잠드신 영령들께 참배 기도를 올렸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는 한 욕망과 시련 사이의 그 과오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게 숙명이려니.
  학생도 4.19 때 학생과는 전혀 다르다. 4.19 때 제자들을 지켜줬던 스승조차 네편 내편 갈려 있다. 오죽하면 갈길 바쁜 절음들이 밤 새워 자리를 지킬까. 세상을 보는 눈이 기성세대보다 더 예리할 수 있다. 기성세대 기득권자들은 가진 것, 지킬 것이 있는 만큼 사고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더구나 패거리 안에 든 무리 일원일 경우 더 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학생은 다르다. 비록 취업이란 당장의 압박은 피할 수 없지만 사이버 정동(情動)으로 세상을 읽고 있다. 기득권자들은 이해득실 그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 들은 자리 하나 내놓는 게 혁명이나 다름없는 큰 일이다. 큰 것을 쥐고 있는 자일수록 쉬이 변할 수 없는 게 세상 이치이다. 부디 가신 임들이 뿌린 피의 뜻을 고이 받들어 우리나라에 참다운 민주의 꽃이 만발하길 기원해 본다.
<2026.6.20. 문탐모 정기 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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