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건강을 위해 쓴 가습기 살균제가 가족의 생명을 앗아갔다.
그런데도 제조업체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무려 5년 동안이나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 가족들이 외쳐온 말입니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인한 사망자만 95명에 달하는 전무후무한 사건임에도 진상규명은 더디기만 했는데요.
지난 1월에서야 검찰 특별수사팀이 꾸려져 본격적이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온 제조업체들은 이제야 하나둘 사과에 나서고 있습니다.
안성우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는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저희 집사람하고 뱃속에 태아가 급성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
일주일 만에 사망했거든요."
사건 초기 병원에서는 사망 원인을 “폐렴”으로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왜 멀쩡하던 폐에 문제가 생겼는지 끝내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반년이 지난 2011년 8월.
안 씨의 아내처럼 원인불명의 폐 질환으로 5명의 임산부가 3개월 사이 잇따라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폐 질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가 지목됐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든 독성 성분이 폐손상을 일으켰다는 겁니다.
권준욱센터장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2011년 8월)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집단에서 폐 손상이 발생할 확률이 사용하지 않는 집단에 비해 47배 이상으로 조사됐습니다."고 밝혔습니다.
1995년 우리나라에 처음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뒤 일부 피해자 유족들이 2012년 8월 제조사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수사는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하면서 2014년 8월 검찰수사가 재개됐지만, 이렇다 할 수사 진전은 없었습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지금까지 사망자 95명을 포함해 221명.
가습기 피해자들의 절규는 언론을 통해 계속 이슈화됐고, 검찰은 지난 1월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을 출범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살균제 제조 유통업체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조업체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최대 피해자를 낸 옥시 측이 유해성 실험 결과를 조작하거나, 회사 측에 불리한 결과를 낸 연구원의 결과문은 수령을 거부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검찰이 업체 관련자들을 줄지어 소환하는 가운데 지난주 초,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홈플러스, 옥시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5년만입니다.
유해물질을 버젓이 제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내버려둔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피해자 가족과 시민단체는 가습기 피해자가 규모가 사망자 228명을 포함해 천5백 명이 넘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으로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 줄 수 있을지 검찰 수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