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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어뉴스&매거진

삼일절, '농교육의 해방을' 생각한다

작성자한국농아방송|작성시간24.03.01|조회수277 목록 댓글 0



수어뉴스 촬영 당시의 기준으로 제작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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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농아방송 이재란 앵커입니다.

 

오늘은 191931일 이후 105번째를 맞는 삼일절입니다. 일제는 1910829일 우리 땅을 빼앗고 우리말과 역사를 배우지 못하게 총과 칼로 지배를 했습니다. 내 나라의 주권을 강제로 빼앗긴 암담한 시절에 선열들은 자신의 몸을 던져 대한의 자주독립을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었습니다. 오늘 많은 이들이 바로 105년 전 그 마음으로 태극기를 흔들고 전국 곳곳에 만세를 부르며 선열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는 청인사회만이 아니라 농사회에서도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191341일 일제는 제생원 맹아부(현 서울농학교와 서울맹학교)를 설립해 조선 농학생들에게 일본 수어를 보급시켰고, 이에 따라 우리 고유의 수어가 일본 수어와 섞여 흡수되거나 일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1911년 발표된 제1차 조선교육령에서는 일본어를 보급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조선인에게는 실업교육을 장려해 농민, 기술자, 하급 관리자 등을 양성하게 하는 우민화 정책을 추진했는데 제생원의 농학생들도 일본어와 일본수어를 중심으로 교육을 받았습니다. 물론 제생원이 모두 부정적인 의미만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생원은 기숙사를 설치해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던 조선 농인들을 하나로 모으게 해 우리 농사회와 농문화의 시초가 된 매우 중요한 역할도 했습니다.

 

그러나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면서 청인들은 잃어버린 우리말을 바로 되찾았지만, 농인들은 자신의 모어인 한국수어는커녕 오늘날까지도 수지한국어교육을 받아오고 있다는 점에서 농교육의 진정한 해방은 아직 찾아오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농인들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문교부령의 교육과정에 명시된 발성, 발음, 호흡 훈련, 말읽기, 청능훈련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을 받았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교육과정에 수화가 일부 명시되는 등 차츰 개선되었으나 실제 농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특수교사의 한국수어 능력이 평균적으로 부족한 탓에 현재에도 농학생들은 제대로 된 한국수어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 제정 전후로 농사회 구성원들이 이제 농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농교육 현장에서 농인의 모어인 한국수어로 교육이 이루어질 때, 농교육과 농사회는 비로소 진정한 해방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농교육이 건강해야 농사회라는 열매도 풍성하게 됩니다. 농교육의 굳건한 뿌리가 농사회라는 풍성한 열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농인과 수어통역사를 비롯해 농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오늘 삼일절을 축하함과 동시에 농교육에 대한 진정한 해방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수어뉴스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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