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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어뉴스&매거진

미국 마서즈 비니어드 섬이 우리 농사회에 주는 시사점

작성자한국농아방송|작성시간24.09.24|조회수131 목록 댓글 0

https://www.youtube.com/watch?v=RUp1wL9NUWY

 

수어뉴스 촬영 당시의 기준으로 제작된 영상입니다.

오늘 업로드 기준으로 하여 공영방송 뉴스내용에 다를 수 있으니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농아방송 담당자

 

#수어뉴스 #뉴스 #한국수어 #수어 #수화 #Deaf #농인 #청각장애 #한농방 #한국농아방송 #한농협 #한국농아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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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농아방송 이미선 앵커입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여름휴가로 자주 방문하면서 유명해진 마서즈 비니어드섬 이 섬에는 한때 300년이 넘는 동안 많은 농인들이 거주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마서즈 비니어드 섬은 미국 매사추세스 주 남동쪽 끝에서 6km 떨어져 있는데요 인구는 14천명, 이 가운데 농인의 비율이 한때 4~5%(700)에 육박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살아있던 농인 1명이 1952년에 사망함으로써 그동안 농인과 청인들이 함께 수어로 공유하며 살아온 모습은 사실상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과거 마서즈 비니어드 섬에 농인이 많이 모여 살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1640년 영국에서 청교도 문제가 터지면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 가운데 약 40여 명이 마서즈 비니어드 섬에 정착한 것이 그 시초입니다 그들은 대부분 영국의 켄트 지방 출신이었고 이 중 청각장애 열성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차가 없었던 당시 사회에선 친족끼리 몰려 사는 현상이 흔했는데새로운 이주민이 없는 상황에서 가까운 사람들끼리 왕래하고 결혼하면서 유전적인 고립이 발생해 농인의 비율이 점차 높아졌습니다

 

19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인구 구성비 1/25가 농인일 정도로 농인이 정말 흔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섬의 각 마을마다 농인 인구 비율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비교적 큰 항구 덕에 외부와 교류가 많았던 서쪽의 에드가 타운은 농인 인구가 감소된 반면, 외부와 고립된 동쪽의 서티스베리나 타운과 칠마크 타운은 농인의 비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농인의 비율이 무려 25%까지 기록된 지역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농인의 비율이 어마어마할 정도였기에 청인도 농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수어를 배워서 소통하게 되었습니다 청인들이 일부러 수어를 배운 게 아니라 주변 농인들과 어릴 때부터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노출돼 익힌 것입니다 덕분에 마서즈 비니어드 섬에 사는 농인들은 사회와 고립되지 않은 채로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외지인들이 수어를 쓰는 청인들을 종종 청각장애인으로 오해할 정도로 마서즈 비니어드 섬은 미국수어가 사실상 지배언어였던 것입니다

 

마서즈 비니어드 섬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며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생각하게 합니다

 

한 공동체 내에서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장기간 노출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이상하게 보거나 차별하지 않고 외려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마서즈 비니어드 섬마을 사람들이 보여준 사례입니다 반면 청각장애인이 잘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에선 청각장애인만 봐도 신기하게 보거나 차별적인 시선으로 대하는 것이 우리의 사례입니다

 

난쟁이들만 모여 사는 지역에 거인이 등장하면 이상하게 보듯이 한국어(99.9%)를 압도적으로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한국수어(0.1%)를 사용하는 농인들을 신기하게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만약 시청자 여러분이 살고 있는 마을에 수어를 잘하는 청인이 많다면, 그래서 농인과 청인이 모두 수어를 사용해서 생활한다면 농인은 청인과 똑같은 보통 사람이 될 것입니다

 

결국 마서즈 비니어드 섬마을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청각장애는 결코 한 개인의 신체적 결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농인을 위한 시각언어 환경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갖추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한 사회에서 농인을 위한 수어 환경이 완벽하게 갖춰질수록 농인은 더 이상 청각장애가 아니게 되고, 대한민국에서 수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농인은 더 이상 청각장애가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마서즈 비니어드 섬마을 사람들과 똑같은 태도를 가진다면 수어를 사용하는 것은 신기함이 아니라 익숙함이 되고 부끄러움이 아니라 부러움의 대상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 농사회는 한국수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앞으로도 그 수가 더욱 많아지기를 앙망하면서 수어뉴스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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