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감형이란 술이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을 때, 그 당시 상태가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형벌을 감형해주는 제도로 현행법 상 주취감경 규정 용어는 없으나 심신미약 혹은 심신상실로 인한 감경 규정 형태로 존재하며 2008년 12월, 조두순이 심신미약이라는 판결로 형량이 감형되자 논란이 거세졌습니다. 저는 다음 세 가지 근거를 들어 국내에서 주취감형은 허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반대합니다.
첫째, 음주 상태는 심신미약으로 볼 수 없습니다.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는 형을 감경한다는 형법 제10조 2항의 취지는 정신지체와 같이 스스로를 조절할 수 없는 장애를 고려한 것입니다. 하지만 음주는 사물을 변별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자발적인 선택을 통한 결과로 독일 형법학계 대가인 군나르 교수는 “음주는 심신미약으로 인한 책임 무능력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그의 책임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심신미약의 기준을 판단할 때, 피고인이 약을 먹고 있었다는 등 변호인이 하는 주장을 토대로 재판부가 판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주취감형의 경우 현행범이 아닐 때 범행 당시 주취 상태였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며 주취 상태에서의 범죄행위일지라도 소위‘블랙 아웃(Black out, 알콜성 단기기억상실 증상)’에 불과해, 행위자가 범행 당시를 기억하지만 못할 뿐 행위 당시의 의사결정능력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둘째, 악용 사례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주취감형이 적용되는 음주운전의 경우 경찰청 등에 따른 음주운전 재범률은 2020년 46.4%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가 재범사고이며 음주 상태임을 주장하며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피의자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강력범죄(살인·살인미수·강도·성폭력·방화) 피의자 정신 상태가 `정상`으로 분류된 비율은 2014년 47.9%에서 2017년 42.5%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주취 비율은 38.0%에서 39.8%로, 미상(정상 여부를 당장 구분할 수 없는 상태) 비율은 14.0%에서 17.7%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강력범죄자 10명 중 6명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주취 등을 이유로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받았거나 그 같은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취감형은 사회적으로 음주를 하면 면죄부가 된다는 인식을 심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 수 있습니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음주에 관대한 형 선고가 이어지면서 주취 상태를 마치 권리처럼 내세우는 피고인도 있다"며 "심신상실 감형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하였습니다.
셋째, 주취감형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주취가 감형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이 확고하고 독일과 프랑스, 중국 또한 음주로 인해 자제력을 잃고 범행을 저지른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요 국가에서 주취감형을 인정하지 않거나 도리어 가중처벌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주나 약물에 의한 심신장애자는 감형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형법 10조에 포함돼야 한다고 발의한 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외국의 경우 많은 나라에서 음주가 처벌을 낮추는 이유가 되지 않으며, 프랑스 등에서는 오히려 가중처벌하고 있다"며 법사위에서 '음주 감경법'을 바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국내에서 주취감형은 허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