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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울게 한다

작성자책읽는소리|작성시간20.05.31|조회수415 목록 댓글 4

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울게 한다

횡행하는 언어에 지칠 때 시를 꺼내 읽게된다는 무척이나 와닿는 서문으로 시작하는 시 에세이 집을 열어, 시절이 시절인지라, 문정희 시인의 <찔레>를 읽는다.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중략)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
김경민 작가는 불발된 사랑을 흰 찔레꽃으로 읊은 이 시를 읽으며 찔레야 말로 가장 사랑을 닮은 꽃이 아니겠냐고 말한다. 진정한 사랑은 표현하기 어렵고, 사랑은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에서 이 모든 아픔을 끌어안아 가시조차 예뻐져야 그때 비로소 이 넓디넓은 수용의 자세가 무성한 사랑을 가능케 하는거라고 이 시를 읽고 있다. 덧붙여 사랑에 냉소할 때마다 이 시가 주는 위로로 다시 사랑을 긍정하는 힘을 찾았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나는 가시를 품어 사랑과 가장 닮은 꽃, 찔레라는 말에 잠시 멈추었다 간다. 찔레꽃은 찔러서 찔레라 불리지 않았을까, 어느 마음이 사랑에 찔려보지 않았을까, 시간이 까마득히 지나고 나면 사랑이 그리운 걸까, 사랑에 찔릴 수 있었던 살로 된 마음이 그리운 걸까. 왜 내 마음은 지금 돌로된 마음같이 덜그럭 와그락대며 아픔을 그리워 하나. 그렇게 가시를 품어 아픔까지 그리운 마음은 비로소 꽃이 되나. 이런 생각으로 멈추었다 깊이 한숨을 내쉬고, 찔레가 생생해서 이 밤 이 시간이 소중해서 좋았더라 생각하며, 까마득히 뻗어가 새삼 아프던 마음을 다시 거둬들여 차곡차곡 접는다.

#내가사랑한것들은모두나를울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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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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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토마토파스타 | 작성시간 20.05.31 안녕하세요~
    운영진입니다.
    책리뷰도,
    홍보/정보/알림/리뷰폴더에 올리셔야합니다.
    해당폴더로 이동했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답댓글 작성자책읽는소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5.31 네 감사합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작성자드림♡ | 작성시간 20.05.31 사랑, 삶 그리고 시
    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울게한다..
    감각적인 리뷰 보고.
    책이 읽고 싶어 지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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