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원향(52)씨도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고 자동차정비 부문 자격증을 대거 획득한 후 학점은행제로
지난해 8월 학사모를 쓴 케이스. 서울시교통연수원에서 20여년간 강의도 하며 자동차관리와 관련된
책만도 10여권을 냈을 정도로 실력파다. "자동차정비업 경영컨설팅 제안서를 내면 고졸이라고 깔봐
이를 악물고 학위를 땄다”는 그는 이제는 학위를 바탕으로 두원공과대학과 대림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미용업에 종사하던 문완묵(58)씨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미용학 전문학사(2000년 2월)와 의상학 학사
(2002년 2월) 학위를 획득한 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이미지메이킹 전문
파트에서 자격증을 따오고 미용색채학회 설립을 주도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지연 예림미용학원 부원장은 "IMF 이후 대학에 미용학과가 많이 생기면서 현장 근로자가 학점은행제
를 통해 대학교수로 진출한 사례가 10~20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점은행제가 도입된 후 산업현장에서 실력을 쌓은 근로자들이 학위를 받고 대학교수나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98년 학점은행제가 도입된 후
전ㆍ후기 학위취득자(전문학사 포함)는 2001년 1,729명, 2002년 3,280명, 2003년 5,686명, 2004년
6,216명에서 올해는 7,733명(전기)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학점은행제에는 213개 학사과정과
211개 전문학사 과정이 개설돼 있고 등록학생 수는 11만6,877명에 이른다.
학점은행제는 자격증이 학점으로 인정되고 시간제한이 없으며 학원, 사이버대학,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등 주변 교육기관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음지에 가려 있던 실력파들이
사회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 2005-02-21 오현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