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내용은 보도된 내용과 칼럼을 바탕으로 각색된 추리소설입니다.
“단순한 행정 착오입니다. 예상보다 투표 인원이 몰렸을 뿐이에요.”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공무원 김 팀장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이 서재의 스탠드 불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그의 맞은편에 앉은 사설 탐정 강혁은 아무런 말도 없이 잠실 투표소에서 수거된 잔여 용지 기록을 훑어내렸다.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투표가 중단될 정도로 용지가 부족했던 전대미문의 사건. 세상은 이를 두고 ‘부정선거’라며 광분했지만, 현장 수사관 출신인 혁의 눈에는 다른 것이 보였다.
“예상치 못한 인파라… 김 팀장님, 사전투표 수량 배정 지침서를 보면 투표 용지 수는 철저히 ‘임의’로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왜 하필 이 특정 구역의 수량만 턱없이 낮게 책정되었을까요?”
혁이 날카롭게 지적하자 김 팀장은 입을 닫았다.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 거대한 조직의 ‘부실 관리’가 만들어낸 치밀한 공백, 혹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흔적을 남기기 위해 파놓은 함정이었다.
혁은 직감했다. 명확한 증거도 없이 ‘부정선거’라는 자극적인 프레임만 외치는 유튜버들과 정치인들은, 오히려 이 사건의 진짜 배후와 시스템의 맹점을 가려주는 고마운 ‘연막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승패에 따라 서로를 향해 부정선거를 외치게 만들어 민주주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 그것이 이 미스터리의 첫 번째 트릭이었다.
사건의 힌트는 뜻밖의 곳에서 찾아왔다. 혁의 오랜 정보원이자 보수 진영의 은밀한 전략가인 명우가 비밀 안가로 그를 불러냈다. 명우의 책상 위에는 빛바랜 서류 뭉치와 함께 최근 변희재가 작성한 칼럼 한 부가 놓여 있었다.
“잠실 사태의 배후를 쫓고 있다면, 시야를 더 넓혀야 해, 강 탐정.”
명우가 줄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시야를 넓히라니?”
“과거의 한 토론회 기억나나? 송영길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태블릿 조작’ 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을 때 말이지. 그때 보수 진영은 그 의혹을 추적하기는커녕 무능하게 침묵했어. 다들 사건의 진상보다 당장의 안위에만 급급했으니까.”
혁은 명우가 던진 단서들을 머릿속에서 연결하기 시작했다.
부실하게 관리된 투표소, 증거 없는 음모론에만 매달리는 무능한 정치권, 그리고 과거부터 덮어두었던 태블릿의 비밀.
이 모든 것은 하나의 궤를 그리고 있었다. 보수 진영 내부의 누군가가 스스로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그리고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워 시스템의 허점을 방치해 온 것이다.
“그럼 이 사건을 해결할 마스터키는….”
“그래. 박종진 후보 같은 몇몇 인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태블릿 특검’**이지.”
명우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가리켰다.
“범인을 잡으려면 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곳을 찔러야 해. 음모론이라는 가짜 무기에 기대는 게 아니라, 보수 스스로가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진실의 칼날을 쥐는 거지. 태블릿 특검을 통해 과거의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 그것이 저들이 짜놓은 부실의 판을 깨뜨릴 유일한 방법이야.”
늦은 밤, 혁은 탐정 사무소의 화이트보드에 얽히고설킨 사건의 선들을 정리했다.
잠실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거대한 부패나 조직적 조작의 결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대한민국 선거 관리 시스템의 나태함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일어난 ‘부실의 극치’였다.
이 미스터리를 해결하고 무너진 신뢰를 재건하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가짜 음모론의 유혹을 뿌리치고, 투명함과 책임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혁은 사건 종결 보고서의 첫 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적어 내려갔다.
[수사 결론]
본 사건의 본질은 ‘부정’이 아닌 ‘부실’이다. 무능을 감추기 위한 음모론은 민주주의를 해칠 뿐이다.
보수가 진정으로 살아남고 정치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진실 위에 다시 세워야 한다. 그 시작은 배후가 가장 두려워하는 **‘태블릿 특검’**을 선도적으로 제기하여 국민 앞의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자유 시민들이 원하는 유일한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