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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문학

추리소설 강민준 형사 시리즈 1,104표의 밤

작성자이름다리이슬|작성시간26.06.11|조회수15 목록 댓글 0

※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실제 사건·인물·기관과의 유사성은 
창작적 구성에 의한 것이며, 사실과 다를 수 있는 AI 추리소설입니다.

 


전화가 울린 것은 새벽 두 시였다.
강민준은 눈도 뜨지 않고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10년 형사 생활이 만들어준 반사신경이었다.
"형사님, 전주입니다."
"무슨 일이오."
"개표소요. 좀 이상한 게 있어서요."
이상하다는 말은 형사에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진짜 이상한 것. 다른 하나는, 이상하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것.
강민준은 그 새벽, 전주행 첫 기차를 탔다.


개표소는 겉보기에 조용했다.
그러나 강민준이 20년 경력으로 터득한 것이 하나 있다면, 조용한 현장일수록 더 깊이 파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숫자 설명해보시오."
그는 화면 속 집계표를 가리켰다. 선관위 담당자 L씨의 얼굴에서 미세한 근육이 움찔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놓쳤을 것이다.
"실수였습니다, 형사님. 입력 과정에서……"
"실수."
강민준은 그 단어를 천천히 되풀이했다. 마치 씹어보는 것처럼.
"1,104명의 표가 사라졌소. 1,104명이 새벽에 일어나 투표소에 갔소. 줄을 섰소. 신분증을 내밀었소. 기다렸소. 그리고 그 마음이 지금 이 시스템 어딘가에서 '실수'라는 이름으로 처리됐소."
L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민준은 수첩에 두 글자를 적었다. 의도?


선관위 본부는 문이 잠겨 있었다.
강민준은 경력 20년 중 이런 경우를 세 번 봤다. 두 번은 실제로 사건이 있었다. 나머지 한 번은, 더 컸다.
"서버 접근 기록을 보고 싶소."
"그건 내부 규정상……"
"영장 받아오면 되겠소?"
침묵.
그것으로 충분했다. 억울한 사람은 영장 소리에 문을 열고, 숨길 것이 있는 사람은 규정을 꺼낸다. 강민준이 오랜 세월 배운 법칙이었다.
그는 청사 밖으로 나왔다. 서울 여의도에서는 이미 여당 대표 K가 공소취소 특검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강민준은 라디오를 껐다.
진실을 묻으려는 자가 둘이다. 한 명은 여기, 한 명은 저기.


참관인 김서진은 스물두 살이었다.
그녀는 강민준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개표 당시 찍은 사진 열두 장이 있었다.
"지웠어요?"
"아니요."
"좋소."
강민준은 사진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봤다. 집계 화면, 오류 메시지, 수정 전 기록. 아마추어가 찍은 사진이었지만, 담긴 것은 프로의 증언이었다.
"무서웠겠소."
"네."
"그래도 찍었소."
"네."
강민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이 나라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사진은 내가 보관하겠소. 대신 연락처 남겨두시오. 나중에 필요할 테니."


저녁 아홉 시, 강민준은 서울로 돌아왔다.
광화문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깃발에는 정당 이름이 없었다. 그것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경험 많은 형사의 눈은 군중 속에서 의도를 먼저 읽는다. 이 군중의 의도는 단순했다. 분노. 그러나 깨끗한 분노.
그는 인파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한 청년이 그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재선거. 참정권 회복. 강민준은 받아 들었다. 증거물이 아니었다. 그냥 받았다.
군중 속에서 누군가 외쳤다. "진실 혁명!" 여럿이 따라 외쳤다.
강민준은 수첩을 꺼냈다. 그리고 오늘 하루 모은 단서들을 다시 훑었다. 1,104표. L씨의 눈동자. 닫힌 선관위 문. 김서진의 사진 열두 장. K의 뉴스. 황의원의 이름 — 아무도 꺼내지 않지만, 그 이름은 언제나 어딘가에 있었다.
이것은 개표 오류 사건이 아니다.
강민준은 그렇게 확신했다. 이것은 훨씬 오래되고, 훨씬 깊은 무언가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아직 이름이 없다.
그가 수첩에 새로운 제목을 적었다.
진실혁명 — 수사 개시.

자정이 넘었다.
강민준은 사무실 불을 혼자 켜두고 증거 사진들을 벽에 붙였다. 실로 연결했다. 물음표를 달았다.
참새 한 마리가 창 너머 가로등 위에 앉아 있었다. 이 시각에 참새가 깨어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이상한 일이 너무 많아서, 그것도 그냥 넘기기로 했다.
그는 수화기를 들었다. 전주 서버실 책임자의 번호를 눌렀다.
"내일 아침 여섯 시요. 영장 가지고 갈 테니 준비해두시오."
전화를 끊었다.
벽의 기록판을 바라보며 강민준은 낮게 혼잣말했다.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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