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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얼어붙은 광장의 다이잉 메시지 최전방,잉크,음모

작성자이름다리이슬|작성시간26.06.14|조회수19 목록 댓글 0

이 내용은 보도된 내용과 게시글을 바탕으로 각색된 추리소설입니다.

 



12월의 광화문 광장은 매서운 칼바람과 함께 기괴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한쪽에서는 태블릿 PC 조작을 주장하는 노인들이, 다른 쪽에서는 어제의 적이었던 윤석열과 한동훈을 영웅이라 연호하는 이들이 뒤엉켜 있었다.

마포서 강력계 경위 강우는 그 기묘한 광경을 헤치고 나아가, 광장 한구석에 쳐진 폴리스라인 안으로 들어섰다.

피해자는 유명 정치 유튜버이자 과거 ‘황교안 종로 참패’ 당시 선거 캠프의 핵심 참모였던 김민석이었다. 그는 칼바람이 부는 아스팔트 위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강우가 시신 앞에 쪼그려 앉았다. 피해자의 오른손 손가락 끝은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아스팔트 바닥에는 그가 죽어가며 남긴 세 단어가 흐릿하게 적혀 있었다.

[ 붉은 새 / 2년 / B ]

“붉은 새라… 꼭 10년 전 탄핵 정국 때 날아들던 불길한 징조 같군.”
강우가 중얼거렸다. 보수 진영이 태블릿 PC 사태로 갈라지고, 부정선거 음모론과 아스팔트 집회로 매몰되며 스스로 길을 잃어버린 지난 10년의 혼돈. 이 기괴한 다이잉 메시지는 그 허망한 세월의 어디쯤을 가리키고 있는 것일까.


첫 번째 단서인 ‘2년’을 추적하던 강우는 피해자의 최근 통화 내역에서 강원도 철원 최전방 부대에 근무하는 군의관 준혁의 번호를 찾아냈다. 군 의료 체계의 붕괴 현장을 취재하던 민간 전문의 출신 준혁은 강우를 만나자마자 깊은 한숨을 쉬었다.

“민석 형은 최근 군 의료 공백에 대한 심층 폭로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복무기간 단축과 최근의 의료계 사태가 맞물리면서 현역 군의관이 급격히 줄었거든요. 응급 상황이 터져도 손을 쓸 수가 없는 게 지금 군대의 참혹한 현실입니다.”

“메시지에 적힌 ‘2년’이 그걸 뜻하는 겁니까?”

“네. 형은 군복무를 다시 2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군 내부의 목소리와, 그 배후에서 방산 및 의료 이권을 챙기려는 정치권 카르텔을 쫓고 있었습니다. 최전방에서조차 한방 군의관들이 간신히 공백을 메우는 기이한 상황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자들이 있죠.”

준혁의 말에 따르면, 김민석은 단순한 선동가가 아니었다. 그는 유튜브와 아스팔트 뒤에 숨겨진 진짜 ‘거악’을 폭로하려다 입을 틀막당한 것이었다.

강우는 마지막 단서인 ‘B’를 풀기 위해 시내의 한 카페에서 사회부 기자 민우를 만났다. 민우는 최근 언론계를 뒤흔든 ‘기자 선행매매’ 사건을 은밀히 추적 중이었다. 기사 브로커와 기자들이 결탁해 주가를 조작하고 수십억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었다.

“기자 선행매매 사건의 핵심 브로커, 그게 바로 죽은 김민석이었습니다.”
민우가 서류 봉투를 건네며 말했다.

강우는 서류를 넘기다 멈칫했다.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며 강경 대응을 선언했는데도, 수사가 절반만 진행되고 멈춘 이유가 이거였나?”

“그렇죠. 조국 수사 때처럼 요란하게 칼을 휘두르던 권력이 정작 이 사건 앞에서는 멈춰 섰습니다. 권력과 자본, 타락한 언론이 얽힌 구조적 병폐니까요. 그리고 강 형사님, 사람들이 지금 댓글 창에서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뭐라고 합니까?”

“왜 브로커들만 잡고, 진짜 거물인 ‘방시혁(Bang)’은 안 잡아넣느냐.”

강우의 눈이 번쩍 뜨였다. ‘B’는 방시혁(Bang), 즉 엔터테인먼트 거물이자 거대 자본의 상징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김민석은 주가조작과 언론 매수를 통한 자본 카르텔의 정점을 정조준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

붉은 새: 지난 10년간 한국 정치를 파멸로 이끈, 진영 논리와 유튜브 선동에 매몰된 정치권의 타락.

2년: 군 의료 붕괴를 빌미로 안보 위기를 조장해 이권을 챙기려던 안보 카르텔.

B: 언론을 매수해 주가를 조작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한 거대 자본의 상징.

김민석은 단순한 유튜버가 아니라, 이 세 가지 축이 얽혀 만든 ‘대한민국의 거대한 병폐’를 폭로하려 했던 내부 고발자였다. 그리고 그 카르텔의 꼬리가 밟히기 직전, 그들에 의해 광장 한복판에서 처단당한 것이었다.

강우는 웅성거리는 광화문 광장을 다시 바라보았다. 군대는 골병이 들고, 언론은 돈에 팔렸으며, 정치는 길을 잃었다. 단순한 사건 수사로는 결코 깨뜨릴 수 없는 거대한 괴물이 어둠 속에서 숨을 죽인 채 강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강우는 권총집을 단단히 고쳐 쥐며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진짜 추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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