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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한 조각의 기적

작성자이원오|작성시간26.06.16|조회수29 목록 댓글 0

독일 뮌헨 외곽의 작은 마을.
겨울이면 하얀 눈이 지붕 위에 소복이 쌓이고,

새벽이면 빵 굽는 냄새가 마을 전체를 감싸는 곳이었습니다.

그 마을에 한스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한스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세탁 일을 하며 아들을 키웠지만 생활은 늘 빠듯했습니다.
어린 한스는 종종 배고픔을 참으며 잠들어야 했습니다.

어느 날 밤,

어머니는 식탁 위에 마지막 빵 한 조각을 올려놓았습니다.
"엄마는 괜찮으니 네가 먹어라."

하지만 한스는 알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것을.

그 날 밤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면 굶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겠다."

세월이 흘러 스무 살이 된 한스는 작은 빵집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새벽 4시면 일어나 반죽을 하고, 오븐에 불을 지피고,

하루 종일 밀가루 먼지를 뒤집어쓰며 일했습니다.

월급은 많지 않았지만 그는 감사했습니다.
적어도 배고프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던 어느 날.

 

한스는 가게 문 앞에서 떨고 있는 어린 소녀를 발견했습니다.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였습니다.
얇은 외투는 헤어져 있었고 신발은 다 젖어 있었습니다.

아이는 빵 진열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들어오지는 못했습니다.

한스는 밖으로 나갔습니다. "무슨 일이니?"
소녀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러나 아이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습니다.
한스는 따뜻한 빵 두 개와 우유 한 잔을 건넸습니다.

아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돈이 없어요."
"괜찮아."
"정말요?"
"그래. 오늘은 내가 사는 거야."

그 순간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아이는 며칠째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공장에서 해고되었고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먹을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 날 이후 소녀는 매일 같은 시간에 빵집 앞을 지나갔습니다.
한스는 아무 말 없이 빵을 챙겨주었습니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겨울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빵집 주인이 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주인은 화가 난 얼굴로 한스를 불렀습니다.
"너 지금 뭐 하는 거냐?"

 

한스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가게 빵을 마음대로 가져다주면 어떻게 하냐?"

한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월급에서 빼십시오."

주인은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냐?"

그 순간 한스의 눈이 붉어졌습니다.
"저도 어릴 때 굶어봤습니다."

 

"......"

"배고픈 아이가 빵을 바라보는 눈빛을 저는 압니다."

주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주인 역시 전쟁 직후 굶주림을 겪으며 자란 사람이었습니다.

그 날 밤 주인은 집에 돌아가 오래전 기억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주인은 한스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오늘부터 그 아이 몫의 빵은 내가 내겠다."

한스는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세월은 빠르게 흘렀습니다.
소녀는 점점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학교도 다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족도 조금씩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한스는 여전히 작은 빵집 직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빵집 주인이 심장병으로 쓰러졌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주인은 한스를 불렀습니다.

 

"한스."

"예."

"내가 평생 장사를 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무엇입니까?"

"빵은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한스는 의아했습니다.

주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다."

며칠 뒤 주인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유언장이 공개된 것입니다.

주인은 평생 운영하던 빵집을 가족이 아닌 한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변호사가 이유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가장 착한 사람에게 가게를 맡긴다."

 

한스는 한참 동안 울었습니다.

그 날 밤 빈 빵집에 혼자 남아 오래도록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합니까?"

그는 결심했습니다.
매일 남는 빵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그리고 가게 한 쪽에 작은 상자를 두었습니다.
상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돈이 없으면 그냥 가져가세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이었습니다.

노숙자도. 실직자도. 배고픈 학생도.
누구나 빵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소문은 독일 전역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신문이 취재를 왔습니다. 방송국도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은 감동했습니다.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 빵집에서 빵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선한 마음을 사는 것입니다."

10년 뒤.
작은 빵집은 독일 전역에 수백 개 매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한스는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새벽이면 가장 먼저 매장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을 위한 무료 빵 코너를 없애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한 중년 여성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곁에는 어린 딸이 있었습니다.

 

여인은 한스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를 기억하시나요?"

한스는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여인이 말했습니다.
"눈 내리던 겨울날, 빵 두 개와 우유를 주셨던 아이입니다."

바로 그 소녀였습니다.
그녀 역시 훌륭한 의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그 때 그 빵이 없었다면 저는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선생님처럼 살고 싶어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무료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한스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나는 빵 몇 개를 준 것 뿐인데..."

여인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선생님은 빵이 아니라 희망을 주셨습니다."

그 날 두 사람은 오래도록 울었습니다.
그리고 한스는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빵 한 조각. 따뜻한 말 한 마디. 작은 친절 하나.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그 인생이 다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오늘도 그의 빵집 입구에는 같은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은 그냥 지나가지 마세요."

그리고 그 문장 아래에는 이런 글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선한 마음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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