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청바지
김무영 시인
주머니에 어머니 손이 걸어간다
꼬깃꼬깃
소풍 갈 때 주신 십 원 지폐 한 장
수십 번 뒤척이다 7원짜리 사이다 한 병 사서 반쯤 마시고
하늘마저 비틀거렸던
신작로 자갈이 무어라 쫑알댄다
간신히 피운 푸른 이파리 하나
손이 가다가 멈춘 그 날부터
눈물을 훔치고 있다
푸른 잎이 몇 장 돋아난다
못생긴 잎에서도 어머니다덥석
안아도 자꾸만 멀어져 가는 어머니
흰 눈 사이로
푸른 잎사귀를 새며 걷는다
잎은 쪼르르 떨고 있는데 어머니
군불을 지피고 있다
■약력
▶1982년 『거제문학』 태동과 함께 문단 활동, ▶시집 「그림자 戀書」 등이 있음
■해설
시 속에 청바지라는 단어는 등장하지는 않는다. 단지 주머니라는 바지의 한 부분이 이 시의 이해를 돕는다. 결국 주머니에 들어가는 것은 손이다. 그냥 손이 아닌 걸어 들어가는 손인데 주머니 안에는 뭐가 있을까? 꼬깃꼬깃한 지폐 한 장이 들어 있다. 그런 지폐는 어쩌면 현실에서 먼 과거로 데려가는 타임머신은 아닐까. 어머니가 쥐여준 그 지폐는 소풍날 7원짜리 사이다였다가 비틀대는 하늘마저 신작로에서는 받아낸다. 신작로 자갈의 쫑알대는 말도 지폐는 기억한다. 그런 지폐는 이파리의 색을 띠며 청바지의 색과도 동일성 혹은 연관성을 가진다. 쪼르르 떨고 있 내 어머니가 지펴주는 군불을, 현재 입고 있는 청바지 호주머니 지폐에서 시인이 만지는 것은 아닌지?-<박윤배 시인>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대구시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