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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분과 방

현충일을 맞아 /유가형

작성자유가형|작성시간26.06.06|조회수18 목록 댓글 0
그날의 영웅들/유가형


하늘도 땅도 통곡하며 핏빛으로 물든 낙동강 전선
열다섯 번이나 쓸려가고 밀려오던 파고
숨 가빴던 328고지
수암산 유학산 황학산 기반산을 오르내리며
군번도 없는 수백 명이 목숨을 헌 신짝처럼 내던진 지게 부대


삼베 실 같은 할머니의 하얀 가르맛길을
전투가 치열했던 각 능선에 걸쳐 놓고
총알이 머리 위로 제비처럼 휙휙 날아다니고
쇠 잠자리도 떨어지는 폭우 속
군수물자 지고 불개미처럼 오르내리는
지게 부대 곁에는 잿빛 죽음이 바싹 붙어 다녔다


팔월 염천 피부가 벗겨지고 총알이 박혀 앓던 고지들
귀를 찢는 포탄 소리에 가르마가 공중으로 솟구쳤다 가라앉기를 수천 번
질척거리는 발밑엔 돌멩이도 풀꽃처럼 짓물렀고
쏟아지는 잠은 죽음이 무엇인지 알 리 없었다


영혼이 날아간 피 묻은 군복을 입은 손에는 허공이 한 줌 쥐어져 있었을 뿐
여기저기 터지는 파편은 공중제비를 돌고 죽음이 물구나무를 섰던 길
머리를 숙이고 앞만 보고 걸어라.”라는 지침에
가다 쓰러지고 다시 일어섰던 길
당신들이 계셨기에 지켜낼 수 있었던 이 나라 이 강토
우리들의 영웅들이여!
*호국목이 있는 망정마을 지게 길에 시비로 서 있음(202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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