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하나 오르면
그곳엔 매번 눈도장 하나 찍고 이름 지어주고 온
나의 나무 하나씩 산다
외로울 때마다 가서 손 내밀면 '덥석'
내손 잡고는 쉬었다 가라고도 한다
그래서 한시간쯤
그의 넉넉한 허리 잡고 쉬다 돌아서
다시 계곡하나 따라 나서면
높은 산 절벽 무겁게 등에 맨
바위 하나도 산다
산신에게 '미인봉'이란 이름을 얻은 그가
나더러 추녀라고 앉지도 못하게 하면
그대 닮은 시집 하나 내려고 왔다고
매달려 애원하면
그럼 열밤이라도 좋으니 자고
가라고도 한다
어느 새 그도 내 친구다
그렇게 그새
바위가 천개의 바위를 품고
산이 일만 종의 나무를 품고서
폭포가 계곡을 뚫어
저마다 하나씩 무엇이든
내어주는 곳이 바로 나의 친구 자연
이제 어디든 길을 나서면
그곳에 나의 벗이 있다
오오래 내가 낯 익힌 물이 있고
꽃들이 있으며 나무와 돌이 수만 마을을 이룬
그런 산길에서
바닷길에서 들판에서
수없이 선하고 착하게 만나지는 이들
나는 매번
가방마다 주머니마다
가득 가득 채워넣고 돌아올 수 있어
너무 행복한
이런 벗들이 모두
그동안
철마다 명찰 달아주며
눈과 귀에 넣어 익히고 익혀
내가 만든 벗이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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