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 아버지 산소
윤창도
맨드라미 붉은 아버지 산소에
소주잔을 올린다
보자기에 쌓인 후회 하나
제단 위에 들쳐 놓고
살아생전 못다 한 참회의 문장
더듬더듬 말씀 드리고 나면
쓰라린 속이 풀린다
맑은 술국처럼 속이 시원해 온다
지친걸음, 인생이 겉돈다 싶을 때
아버지 산소를 찾는 나는
그리움이 허기져
말 못할 속내 한참을 게워내면
모서리 진 마음 모지라져
난데없이 눈물이 맨드라미를 적신다
서쪽이 붉어 온다
칠팔월 땡볕을 다 받아내고도
붉게 달아오른 맨드라미야
내 속을 보았느냐
다시, 무릎을 세운다
[출처] [신작특집] <맨드라미 아버지 산소> - 윤창도 ♣ 월간 《문예마루》 제9호(2026. 7)|작성자 문예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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