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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 '바나나 향기처럼...' 임지인 (선한 사람들/자원봉사자)

작성자소화|작성시간09.05.27|조회수10 목록 댓글 0

2006년 4월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라는 삶의 지향점에 조금 더 다가가고자 자원봉사라는 행복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사회복지법인 굿피플(선한 사람들)에서 3개월간의 자원봉사교육을 마치고 드디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아이들과 마주했는데, 평소 S라인에서는 조금 벗어난 둥실한 내 몸을 보고 놀리던 아이들과의 첫 만남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두 주먹 불끈 쥐고 '그래 순수해서 이런 거야!'라며 스스로 마음을 다지고는, 똘망똘망한 성호, 영호 형제아 '학습 규칙 만들기'라는 첫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시작하여 지금까지 매주 토요일 2시간씩 성호, 영호와 함께 공부하고 있는데, 벌써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에 놀라우며 또 감사하다.

처음에는 잠시도 앉아 있지 못하고 물건을 가져오거나, 물을 먹는 등 여러 핑계를 대며 집중을 하지 않던 영호가 이제는 쉬는 시간 외에는 꼼짝하지 않고 자신의 분량을 해내는 모습이 귀엽다 못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성호도 계산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그것을 짜증으로 표출했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풀면 되는 데 왜 겁부터 냈을까요?'라며 이야기한ㄷ/. 결코 내가 가르치는 이로써 자질이 뛰어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말 부끄러울 만큼 이해 안 되는 문제들도 가끔 있고 , ☆표를 하고 '담임선생님께 물어보고 와'라고 어물쩍 넘길 때도 많다. 다만 돌이켜보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일주일에 두 시간이지만 이러한 작은 노력이 아이들에게 좀 더 안정적인 학습 태도와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여 본다.

 

다만 반성하는 점이 있다면, 아이들과 정서적 교류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던 일이 앙들의 학습태도가 향상되자 성적향상에 욕심이 났고, 그 욕심에 맞추려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공부만 하는 시간으로 전락시킨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중심과 목표를 잃지 말자고 다짐하여 본다.

 

우리가 언제까지 함께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까칠한 성격인 나를 잘 받아주고, 토요일 오후라는 황금시간대를 가장 멋지게 만들어준 아이들에게 고맙다. 아이들읭 밝은 성장을 위해 정성을 다하시는 둥근나라 이모님들과 성실히 자원봉사 하시는 다른 선생님과의 만남에 또한 감사하다.

훗날 성호, 영호화 함께 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달콤한 바나나 향기가 내 마음을 적시울 것 같다. 아이들도 과연 그러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정도는 아닐까라고 기대하여 보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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